머위나물ㅡ엄마 그립다는 말이지

이즈음머위잎을내내사다먹어요.

삼천원짜리한봉다리사다가살짝데쳐

몇잎은쌈도싸먹고얼마쯤은몇번칼집을내어된장에무쳐먹는거죠.

우리식구들아무도안먹어요.

아이들은쓰다고인상찌푸리는데그래도자주사요.

이번에친정집친척중잔치가있어서

전주에내려갔어요.

다른때같으면당연히그전날쯤엄마집에내려가

엄마랑하루저녁자고다음날잔치를봤을텐데

그냥아침에ktx타고내려갔다가오후에그냥올라왔어요.

엄마가안계시니고향이고향이아닌것같아요..

언제나이무렵이면머위순따서다듬어보내주시면

아주잘먹었는데…..

사먹는머위순은엄마가준머위순보다향이덜나는것같기도해요.

설마그러겠어요.느낌이겠지요.

엄마네집텃밭뒤안이눈에선해요.

머위가가득가득자라나있을텐데…..

~~*

머위는양지바른곳보다그늘을더좋아해요.

그러면서도아주이른봄이면자라나기시작하죠.

그러고보면집집마다시골에는머위가자라는것같아요.

저아주어릴때살던집뒤안에도그렇고

읍내에서살때는집밖….공터에서무수하게자라났었죠.

그리고아부지은퇴하시고사시던.

명실상부하게나에게으로각인된

나의옛집역시여기저기머위가자라나곤했지요.

이른봄잎보다먼저피어나는꽃들은참…..

꽃이라고하기에는무리?한생김새긴하죠.

뭉퉁거리는품새가꽃이라기보다는무딘공같아보이기도하고미련해보이거든요.

그러나작은꽃들,

야생화에관심을갖기시작해서,

그러니접사가되는dslr을지니게될때부터

머위꽃이꽃처럼보이더군요.

하긴이세상에꽃아닌꽃이어디있겠어요.

내눈이미치지못하거나볼수없는거죠.

이른봄꽃들처럼머위도꽃이먼저피어나고순이나요.

너울거리는이파리….끝은톱날처럼삐죽빼죽해요.

보성에서는머위를머굿대혹은모굿대라고불렀어요.

이상하게나어릴때는머위순을먹지는않았던것같아요.

그래서이름도바로머굿대하지않았을까….

근데지금은아주이른봄머위가자라나기시작하면

바로그어린순을먹기시작해요.

이즈음뷔페집에도가면꼭있죠.

된장쌈장이들어간머위나물쌈밥이요.

여름이면껑충하게자라난머굿대를잘라서

살짝삶아껍질을벗긴다음

가늘게찢어된장에새콤달콤무쳐먹거나

울아부지좋아하시던생선

서대나병어밑에깔고쪘어요.

어른들은생선보다머굿대가맛있다고하시더군요.

재작년인가보성아짐이택배를보내셨는데

세상에무슨뿌리가가득한거예요.

처음엔무슨약촌가했죠.

이것이머굿대뿌리다.내가느그아짐한테파서좀부치라고했다.

앞마당에심을라고그늘지고해서암것도잘되지않응께머굿대나심어놀라고….

머위가뿌리번식을하는거라는걸그제야알았죠.

그제처음으로마당에심어논머위잎조금엄마가따오셔서

데쳐서쌈싸먹었어요.

먹는음식에까다로운마이부라더께서는

아파트마당에자라난머위잎이라안먹는다고….

글쎄며칠전에소독을했다는거예요.

아니나뭇잎도없고아직벌레도없는데무슨소독이냐고해도

봤다는군요.

그리고도시에서캔쑥은무슨좋지못한성분이가득해서기타등등

당신은오래오래사시고…ㅎ

엄마랑둘이먹었어요.

물론아이들도이상한냄새도나고쓰다며안먹죠.

머굿대맛은

실제어린아이들이느낄수있는맛은아니죠.

향두그렇구요.

머굿대향은뭔가아는사람만이알아챌수있는향이에요.

쓴듯한그러기에또담백한,

나무그늘아래시원스럽게자라나있는모양을보면

시원해보이면서도더위도느껴지는양면성이살짝엿보이기도해요.

그러고보니

머위

그늘에서자라나

그늘을좋아하니까

결국생을살아본,

그늘을겪어본사람들만이알아지는맛일까요?

어수선하고고단한봄을잘보내려면

쓴나물머위향으로우선마음을축이라는

봄의심의心意일지도모르겠어요.

맛은입안에서그저지나가는순간의존재가아닐지도몰라요.

몸안어딘가,어느세포속엔가저장되는거예요.

그러다가

어느순간그리움과맞물리면

혹은그맛이그리움을불러오는지도…..

그러니그대도내게

머위이야기를했지만

그게머위이야기겠어요.

엄마이야기지.,

엄마그립다는말이지.

9 Comments

  1. 선화

    2015년 4월 20일 at 12:34 오전

    아고~반가워라!!울집에도요게있습니다
    먼저쥔젊은여인이순천출신인데시골에서자라온갖것을다
    심어놔서덕분에제가넘좋지요

    울집도마찬가지입니다…저도첨엔저걸먹는건지몰랐는데그여인이
    알켜줬고어릴적먹어본기억이있지요저는요…
    (울친정엄마가전주,아버진서울)

    그래서저걸쪄서강된장을해서는쌈을싸벅으면??그향과쌉싸름한
    맛이입맛을돋아주는데….
    울짝은싫답니다!!죽어도요~~이유가뭐냐니…
    세상에첨보는풀은싫다는겁니다하도내가우겨서하나를겨우먹었는데
    다신안먹겠다꼬~~ㅎ

    아!친정엄마목소리라도들어야겠습니다당장!!!ㅋ~~   

  2. 푸나무

    2015년 4월 20일 at 12:49 오전

    정말선화님마당에는없는게없군요.
    동백부터시작해서매화…머위까지…
    근데선화님남편분께서는아직머위맛을모르신다는거지요?ㅎ
    우리집브라더께서는
    아파트마당에서나느거라싫다는거죠.
    여름에굵게자라나면
    머굿대를손질해서
    제주도생선에조려셔드리세요.
    아마도엄청맛나하지않을까요?이게그거야?하며…
    울엄마는요즈음컨디션이좋질않으셔서
    오늘아침녹두죽쒀드릴까?하니
    그냥흰밥…우리집잡곡밥먹거든요.
    에김칫국에비벼먹겠다고
    흰밥하고얼갈이김치가져다드렸더니그국물에밥비벼서
    꽤많이드시더군요.
    외출하는발걸음이그래도가볍겟네요.   

  3. 나를 찾으며...

    2015년 4월 20일 at 1:06 오전

    저담에와서다시읽을게요,
    직꿈시간이엄어서..요.ㅎㅎ

    저이머위나물엄청좋아해요.
    된장에쌈사먹고,
    걍무쳐도먹고,,

    시골츠녀가어디가겠어요,그쵸오~!!!
    아,맛있는머위나물!!!!   

  4. 벤자민

    2015년 4월 20일 at 3:19 오전

    한국나가면맛좀보여주세요
    김치도없는집이라ㅎㅎ   

  5. Marie

    2015년 4월 20일 at 4:19 오전

    엄마그립단표현을
    맛깔스럽게풀어놓으셨네요.
    쌉싸레한맛이혀끝에돕니다.
    음식은추억이고그리움이라고누군가그랬었는데…   

  6. 바위

    2015년 4월 20일 at 7:29 오전

    사나흘째머위잎으로쌈싸먹고있습니다.
    쌉싸레한그맛이어머니생각인가요?
    저는고향생각쯤으로여겼더랬지요.

    머위잎만큼이나아삭하고감칠맛나는글잘읽었습니다.
    머위,쑥같은봄나물이어쩐지더정겹네요.ㅎㅎ   

  7. mutter

    2015년 4월 20일 at 10:16 오전

    우리집에도머워몇그루있어요.아그게응달에서잘크는거군요.
    응달에있어서잘못크나했더니.ㅎㅎ
    요즈음곰취나물얻어온걸늘린다고쪼개심고쪼개심고근5년동안한번도
    안먹고키웠는데누군지1/3을캐갔어요.에고고~아까운거.
    에라이!또캐가기전에옮긴다하고길에서먼곳으로옮기느라
    애좀썼어요.나중에곰취나물먹고싶으면애기해요.
    내년쯤에먹을수있지않을까?   

  8. 산성

    2015년 4월 20일 at 10:33 오전

    저이쁜꽃을마구썰어서나물로먹는다네요…에고.
    덖어서차도만든다하고요.해본적없으니…

    엄마모시고살면서도미리그리워하기.

       

  9. trio

    2015년 4월 21일 at 5:18 오전

    언제나그리운존재,엄마,어머니이지요.
    저도엄마가그립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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