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스네스와 말러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황제
BY 푸나무 ON 5. 13, 2015
어느시인의詩속이야기
저어기먼데먼곳아주더운나라보르네오에는
축구공만한열매를맺는박나무가살고있다고
박이익어서터지게되면그안에있던수백개의씨앗들이
아주우아한모습으로날아가는데
그씨앗에날개가달려서라고,
실제비행기가이씨앗을본떠만들어졌다고하니
새에서비행기가태어난것이아니라
세상에
씨앗에서
식물에서
나무에게서사람은나는법을배운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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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야기는굉장히사실적인데도
저항하기어려운서정을지니고있다.
별로정성들여시를쓴게아닌데도
그놀라운정보력이어떤깊은사고력보다우위를점하는드문경우
겨우오렌지몇알고르면서도
어느것이더크고싱싱한가…
(사실제대로알지도못하면서마치알기라도하는척)
세상이라도무너질것처럼골똘이사색하며고르는
생활무수리그녀를무춤하게하고야만다.
윤동주던가.
생명은결국죽어가는것,이라고말했던이가.
어제아람누리음악회에서
나는하늘을날아가는보르네오의섬의박나무를생각했다,
날개달린식물이날아가는순간들을바라보는것같기도했다...
아주낯선기분과낯선곳을향해움직이는
그정적인식물체를….
내안으로들어온음악은
나를이세상에서빼내
음악의세상으로데리고가는거…...
그러니까그곳은아주매우각별한음악의세상.
그렇게나도음악속으로음악과함께……
갔다.
베토벤의피아노콘첼토<황제>
특히2악장은내겐정말음악이지닌진정한권력을느끼게하는곡이다.
당연히베토벤의영화불멸의연인에서
그리고카핑베토벤에서
황제는흐른다.
그러나황제가정말멋지게…..왕림하시는영화는
다르덴형제가만든“자전거탄소년‘이다
그것도딱한소절.
.
외로운소년시릴이가슴속에입은자상을나타내주는음악
음악이나올때아,!!!!
가슴이시릴처럼져며지려하는순간
황제는,음악은,끝나고만다.
사라지는순간
오히려더욱음악이존재하더라.
이악장ㅡ완서악장이시작되며
바이얼린의현은우아하고고요하게…
그러나깊은슬픔에대한사색과함께흐르기시작한다.
아다지오만이지닐수있는투명하고맑은적요,
지휘를하던피아니스트가그현을이어받아아다지오의세계를
온화하게더듬어간다.
목관이합류하며
애절함은더욱깊어진다.
그러니까이즈음에서나는그런생각이들더라.
이런애잔함
이런애틋함이런슬픔…..들은
우리가느끼는동일한감정들과는궤를달리하는게아닌가.
설령똑같은슬픔이라하더라도
음악이지닌슬픔은….
슬픈스토리는슬픈기운은…슬픈향기는,
우리가생을지나가며경험하는그런슬픔들을
정화시켜주는슬픔이아닌가.
혹은미리슬픔을알게하여
생의어느순간에서느닷없이너무도부조리하게다가오는
폭력적인슬픔을견디게하는능이아닌가…..
관조할수있는여력을지금내게배우게하는게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