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명화..를친견한다는것은여행하는일과비슷한일이죠.

가령나라마다발자국찍고다니는패키지여행

프랑스에서사흘밤머무르며여기저기다니다가몽마르트언덕도스쳐지나가요.

가만히은근슬쩍파리사람이라도되듯

그들처럼그냥초록들판위에앉아있었어요.

그위언덕에어마마한성당이있다고다들그것보러올라가는데요.

그거대한성당보다내주변의몇사람들

바라보는것도아주흥미로웠죠.

(주제와는상당히다른방향의이야기인데

목적이아닌해찰에서얻어지는것이더많은경우가의외로많아요.

목적은사실사람을질리게해요.

목적으로향하는길에서하는해찰은신선한생기같은거죠.

그리하여해찰은오히려목적으로향하게하는에너지가될수도있어요.

적어도나는그렇게생각해요.

나는말하자면해찰론자이거든요.).

몽마르트언덕에서내가겨우한일은약간의시간그렇게앉아있는게다였는데

여행후

몽마르트언덕은

갑자기내가잘아는어느곳으로변화되는거예요.

아는데에그치는게아니라

그리움이란색채까지덧입혀삶의여기저기서나타나곤하는거죠.

(그리움이건.

마치잡초같다니까요..아무데서나불쑥불쑥솟아나서두리번거려요.

심지도거두지도않았는데저혼자막자라나요.

잡초를우리가경시하지말아야할,

잡초와같은인생들을함부로여기지않아야할

아주중요한지점아닌가…)

하여간아주신기한일이예요.

여행이베푸는하해와같은은사라고나할까…..

어쩌면여행이라했지만

명화를직접본다는일은

그보다더진득한체류일수도있어요.

그러니까여행이무수한시선을담는일이라면그래서약간흐릿하다면

작품을보는일은

어떤상황의정수를내안에새기는일일수도있다는거죠.

한가람미술관에서모딜리아니전을해요.

십년은채안된것같은데,

사랑이라는담론을가지고

우리동네아람누리에서쟌느와모딜리아니….전시회를했어요.

그러니까전시회라할지라도그림이주가아닌

그들의사랑이테마가되는..

좀특이한주제의전시회였죠.

무슨이야긴가기억이나지는않는데

,담을데리고가서조근조근설명을해줄때

미술관에근무하던젊은청년이

평론가선생님이오셨었는데지금똑같은말씀을하셨다고….’

아이들앞에서엄마체면이좀섰던가….하하

하여간쟌느의그림도있고모딜리아니의그림도좀있어서

나그사람알아…..하다가전시회를가게된거에요.

바람이약간부는날이었어요.

누구를만나던바람약간있는날이좋아요.

바람은사람을설레이게하는데에선수이고

그럴때만나는그림은깊고그윽하기…..십상이죠.

화가중가장잘생긴아탈리아의미남청년이

약관의나이22세에프랑스로가게되죠.

그리고세잔의회고전을보는거에요.

자연은구형원통형원추형이라는

세잔의이야기는사실단순절제자체이죠.

어찌보면아주원시적인,

모든너스레를떼어낸아주근원에대한이야기요.

그는세잔에게서

생략이라는혹은모든예술의시작은간결함이라는,

주제를배웠을지도몰라요.

그의그림은사실단순하죠.

그러니나도그의그림을이야기할때단순하게이야기해보려구해요.

복잡한이야기는평론가들이나하라고하구요.

빛났어요.보석처럼….그리고아주예뻤어요.

가느다란얼굴

길다란코

그리고한없이긴목

주욱째진눈

어쩌다가어깨는비정상적일정도로솟아나있구요.

초상화들마다특히여자를그림그림들…..

세상에아무도웃지않아요.

파안대소는커녕미소도별루없어요.

모디의여인들은입을다물고단정하게의자에앉아있죠.

손은단정하게모으구요.

그런데자세히보면미소만없는게아니라굉장히무표정해요.

모디가그린그림속여인들은무엇을저눈으로바라보는걸까요.

이즈음이런이야길자주해요.

인생은낙의양보다의질이더깊어요.

그흔적이오래가구요고의폭이높고넓고깊어서낙을잘잡아먹어요.

그러니그러려니하며삽시다.

사람의미소는싱그럽고아름답죠.

다른사람의마음조차환하게하는매직이죠.

어쩌면사람이쓰는가장세련된가면일지도몰라요.

자기자신조차속일수있는,

그러나모디의여인들은

무표정해요

아니무표정을넘어서있어요.

그저눈푸른색으로주욱찢어진아몬드눈….

눈은있는데아무것도보질않아요.

우리도그렇지않던가요,

무엇인가를깊이생각할때

눈에아무것도보이지않는거요.

무엇인가를깊이응시하는그녀들은생각에잠겨있는거예요.

모디는알았던거죠,

초상은사람의외면을그리는것이아니라는것을,

그래서생각을가득담은눈을

입보다먼저말하는눈을그리지않았을거예요.

텅빈눈이오히려더많은<응시>를하는거죠.

그림을보는사람의생각을

혹은모델그녀의생각을

빈눈에담는거요..

모델의생각이거나

자신의생각이거나무엇이든담을수있는눈…..

내가당신의영혼을알게되면당신의눈동자를그리게될것

그러다가눈동자도그리기도했어요.

눈동자를그린다하여특별히그눈이달라지는않더라구요.

오히려투명한눈동자는더외로워보여요.

타인의외로움은자신의외로움을정화시키는힘이있어요.

더군다나거기에아름다움이가세하면

순도는아주높아지죠.

두번째섹션에서

여인상기둥을몇작품보았어요.

몸으로기둥이되어있는여인들

살아낼수밖에없는스토리….

몸이지닌곡선으로,그따뜻한..곡선이라니

그리부드러워서어떤힘든일도이겨나갈수있다는것을

져야할짐도감옥도변함없는수많은나날들도

근데이만큼살다보니

아팠던기억들조차아름다운시간이었네….하지않나요..

그러니모디도그렇게아름다운감옥.

하늘혹은지붕을자기몸으로받치고서있는여인들을아름다운형상으로

표현했을거예요.

무조건살아가야만하는우리도그렇죠.

쟌느의그림자살

겨우38,,,빛나는젊음의시절그잘생긴사람이병으로세상을떠나죠.

22살의쟌느는아이까지밴채로그를따라가듯세상을등졌는데

한가람미술관에는다른데서는볼수없던던문장하나가있더군요.

친정집에서모디의장례식을안치뤄준다는…..그래서라는이야기요.

그저단하나사랑때문이라면너무신화적이죠

어린나이니까그렇다해도별무리수없어보이기도하지만요.

사랑때문에연이은죽음보다는

어쩔수없는절망이거기엿보여눈길이가더군요.

카피는예술이아니란것

그리하여그만의아주독특한….

왜곡이아름답다는것,

모디의사람들이확실하게알게해줘요.

해가뉘엿이저물어가니바람이더욱서늘해졌어요.

바람은도대체어디에있다가

이렇게알맞게공평히불어오는건지….

모든좋은날들은흘러가는것

잃어버린주홍머리핀처럼

물러서는저녁바다처럼.

좋은날들은손가락사이로모래알처럼새나가지

덧없다는말처럼덧없이,

속절없다는말처럼이나속절없이.

수염은희끗해지고

짓궂은시간은눈가에내려앉아잡아당기지.

어느덧모든유리창엔먼지가앉지흐릿해지지.

어디서끈을놓친것일까.

아무도우리를맞당겨주지않지

어느날부터.누구도빛나는눈으로바라봐주지않지.

눈멀고귀먹은시간이곧오리니

겨울숲

더는아무것도애닯지않은시간이다가오리니

잘가렴눈물겨운날들아.

작은우산속어깨를겯고꽃장화탕탕물장난치며

슬픔없는나라로너희는가서

철모르는오누인듯살아가거라.

아무도모르게살아가거라.//화양연화(花樣年華)/김사인

8 Comments

  1. 산성

    2015년 7월 7일 at 5:16 오전

    모든좋은날들은흘러가는것새벽의물안개처럼저녁노을처럼좋은날
    들은손가락사이로모래알처럼어디론가새나가지덧없다는말처럼덧없이
    속절없다는말처럼이나속절없이수염은희끗해지고짓궂은시간은눈가에
    내려앉아잡아당기지어느덧모든유리창에먼지가앉지흐릿해지지어디서
    끈을놓친것일까누구도우리를맞당겨주지않지어느날부터누구도우리
    를빛나는눈으로바라봐주지않지눈가가무르지눈멀고귀먼시간이곧오
    리니겨울숲처럼더는아무것도애닯지않은시간은다가오리니

    잘가렴잘가렴눈물겨운날들아
    빗속을어깨겯고너희는떠나
    뒤돌아보지말고살아가거라

    화양연화(花樣年華)詩김사인2010년문학동네봄호

       

  2. 산성

    2015년 7월 7일 at 5:19 오전

    역시나마음먹은대로옮겨지지않네요.
    모든앞에한칸
    잘가렴석줄앞에한칸씩
    특별히김사인시인께서부탁하셨다던…
    집에가서옮겨왔어요.
    좋은날들…그래도이어지겠지요?

       

  3. 참나무.

    2015년 7월 7일 at 6:22 오전

    아람누리에서모딜리아니전있었지요
    그때이주헌씨기획이었지싶은데…?
    아니다피사로전이었나..여튼기억이안납니다
    제블로그찾아보면있을까요…

    조블…혼자놀기좋은창고였는데…쯧

    근데아람누리갔때만해도제가푸님만나기전인것같네요..
    역시가물가물…?

    (지금行때문에산성님께혼나는시추에이션..ㅎㅎ)

       

  4. 푸나무

    2015년 7월 7일 at 2:01 오후

    저두드물게저렇게글을모아쓸때가있는데
    적나라한감정을들어낼때나
    혹은결을나뉘지않으려는….
    먹음음꽃봉오리같은…….
    행간없는시….아주다른시같습니다.
    잘가렴….두줄띄어서읽었어요.
    산성님댁에서보구요.ㅎㅎ   

  5. 푸나무

    2015년 7월 7일 at 2:06 오후

    저두찾아봤는데
    그때는제가조블을하지않을때엿어요.
    그때분명히글을쓴기억이나는데
    블로그에는없었어요.
    엣날집에는혹있을랑가….

    설마산성님이….혼..ㅋㅋ
    근데전누구에게혼나는것좋아해요.
    아무도혼내는사람이없어선지…ㅎㅎ   

  6. trio

    2015년 7월 7일 at 3:13 오후

    조블사랑여전하시네요.ㅎ
    차압딱지붙은집에이삿짐늘어나는데여전히글을올리시고…ㅎㅎ
    아무튼언제,어디서나건필하시고건강하세요.
    우리언제어디서다시만날까요?ㅋㅋ
       

  7. 벤조

    2015년 7월 9일 at 11:45 오후

    모딜리아니를봐도시들.미안해요.
    "어디서끈을놓친것일까…"   

  8. J cash

    2015년 7월 10일 at 4:29 오전

    직접’친견’하시니原畵에서느껴지는Aura가대단하지요?
    모디의조각작품이한점도못온것은아쉬웠고…
    잔느의그림도올리셨는데…
    잔느가그림배우러오빠따라가서’모디’만안만났으면
    22살의어린나이에
    안타깝게생을마감하지는않았을텐데…
    예술이별건가요?
    잔느의부모가볼때는’모디’는죽일놈이지요
    저도딸아이가화가지만
    평범하게좋은집에서,애들잘키우고,남편사랑받으며
    살기를바랄뿐입니다…하하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