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BY 푸나무 ON 11. 10, 2015
겨울이선다는입동이다.
반듯하고당당하게진군해오겠다는,
이제내세상으로휘감겠다는겨울의포고이다.
이제너희는허하라!는진군의자세이기도하다.
그래도아직11월이다.
11월은<늦어도십일월에는>적어도겨울은아니다,
비록어느날갑자기차가워진날씨에
갓난아이손톱같은서설이조금씩흩날린다할지라도
여전히가을이유효한시간,
창덕궁은만추의절창이울려퍼지고있었다.
붉디붉은당단풍은콜로라투라다.
역광아래서바라보는느티나무의노란빛은황홀한엑스터시….베이스다.
오래된시간을가늠하게하는화화나무의물듬은…오페라의레치타티보(대사)
짙은갈색의굵은떡갈나무이파리하나아직부서지지않은채
땅위에우뚝하다.콘트라바스.
그리고가장아름다운정원인관람정에비치는만추의풍경은
정적이고고요한아다지오를연주하는오케스트라다.
서울근교에이렇게깊은숲이과연존재할수있을까….
언제나경이로움을품게하는비밀의뜨락,금원의숲.
부용지의작은우주와정은지극히아름답지만
지나치게각이져있다.
혹시그래서부용정의아름다움과천원지방을나타내는둥근섬의아름다움이
더욱도드라지는걸까?.
누군가,거기에부드러운나무나혹은무엇인가를살짝얹어서
그각짐을완화시킨다면혹부용정의자태가흐드러질가?,
애련정과불로문지역을가기전
궁전건물이라고할수없는조촐한의두합이있다.
효명세자의독서당..
그리고그곁의궁전에서가장작은건물운경거
의두합과운경거사이의작은돌담이새삼눈길을붙잡았다.
여러번창덕궁을다니면서도한번도제대로보지않았던돌담이었다.
저리아름다운담이전에두있었던가?
사람의손길과돌담의이끼가함께하고있었다.
세월은….
그렇다모든존재하는것들에게자연을덧입힌다.
세월은自然化를지향한다.
자연스럽고그래서더욱그윽한돌담이었다.
담위로피어나는단풍들,
여전히아직도초록을고집하는나뭇잎들도있었다.
단청입히지않는소박한기와와함께어우러지는풍경.
그곳의풍경은물처럼흘러갔다.
고개를조금만달리해도전혀새로운공간들이펼쳐졌다.
의두합에서바라본연경당앞의나무들
연경당앞에서건너다보이는의두합과운경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