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연자실한 마음을 다독이며…
지금고국은설명절뒤초상집분위기라고표현해도과언이아닐정도로대다수국민들이깊

은시름속에서나오는한숨을억제하지못하고있으리라여겨집니다.저처럼고국을떠나

와있는사람들역시도숭례문의전소사건소식에잠을설치고망연해하고있구요.분명있

는곳을떠나우리는모두한핏줄을나눈한민족이맞다는걸다시한번확인할수있었던

시간이기도합니다.

이번화재사건은천재가아닌,충분히미연에방지할수있었던인재라는점에서그안타까

움이이루말할수없지만아무리후회하고가슴아파하고거기에눈물을한바가지이상쏟

는다할지라도홀라당다타버린숭례문이멀쩡한모습으로돌아올리는만무합니다

오호통재라~이런말은바로이런경우자연스럽게나오는표현입니다.깊은탄식이멈

줄모르고(물론언젠가는잊게되겠지만요.),가슴전체를뭔가가지긋이누르는듯답답함이

가시질않습니다.하지만역시그래도,아무리힘들고기가막힌상황에서도산사람은

살아가야하니대책이라는것을잘간구해보고이러한일이재발되지않기만을또기도해

는수밖에없다고생각합니다.

어제놀라고급한마음으로몇자적어저의심정을피력했었지만지금이시점에서화재의

진압책임이누구소관이네뭐그런사후약방문은그만두고제대로된기본교육부터우리들

의식속에확실히자리매김했으면합니다.그리고말로만이아닌실행으로연결되었음합니다.

아!사실오늘까지이이야기를계속하려는생각은없었는데요.글을쓰려고하니여전히

무기력한제자신이느껴지고,떠오르는생각역시나그와같네요.그래서설날저녁에써

놓은글을대신올릴까합니다.여긴한국보다열네시간이늦기에늘한템포늦을수밖에

없지만지난번영어공교육강화갑론을박이심해서그글을먼저올리는라또늦어졌답니

다.아래의글입니다.

몬트리얼엔거의구정의분위기가없다고말한다면너무제개인적인견해가되려나요?여기

도중국사람들이워낙많으니중국타운이나중국가게를가면확연히명절분위기가느껴지

하지만우리한국교민사회는숫자도워낙적고그나마어느한곳에집중되어있지않아

우리고유의설분위기는사실찾아보기힘들답니다.

하지만성당에다니는저는천주교연미사에도참석하고,그전엔동생집에서동생과음식을

나누어준비해서딸만둘인집인관계로제가제주가되어울아들둘,조카둘그렇게여섯명

이함께차례를지냅니다.차례마치고보통때보다훨씬이른아침식사를하곤성당으로갑

다.성당에서함께차례상을차려놓고또절을드리고,연미사도드리고미사를다마친

다음엔늘설날행사를합니다.

설날행사전에우선신부님을비롯,윗어른들께세배를합동으로드리지요.각각교회단체별

로인사를드리기도하고,나이에따라유아부터청년,어른들까지인사를또드리기도하구요.

신부님께서는일년동안이날을위해특별히저금을하셨다가약간의세배돈을주십니다.

가볼땐신부님께서감당하시기엔너무거금이란생각이드는데그래도빼놓지않으시고꼭

주시더군요.후후…

그러고보니세배돈을받아본지도정말오래된것같습니다.일가친척이별로없는저와동생

은새해가되면일가가많은집들이너무도부러웠지요.달리부러운게아니라바로두둑한세

배돈이부러웠단말이지요.ㅎ은근히되지도않게집안의조촐함을궁시렁거리면서,또가당

치않게부모님을원망하기도했답니다.물론철없던시절의이야기지요.솔직히나이가들어

서도명절날같은때다함께모여번잡거리는게부럽기도했지만그것도얼마지나다털어버

렸답니다.사람의마음이요상한것이시집을가일가가많지않다는건참으로좋더군요.ㅎㅎ

올해도역시세배드리고각단체,구역이준비한장기자랑을보면서재미난시간을보내다또

특별히마련된떡,잡채,샐러드를먹으며담소를나누다가집으로돌아왔습니다.늘이렇게

족처럼성당교우분들과따뜻한시간을갖는것이좋기도하지만덕분에이국에서의외로움

훨씬덜느끼는게사실인것같습니다.

사실설명절이틀전에는또좋은선물을한국으로부터받았답니다.절평소예뻐해주시고마

음써주시는분으로부터책을세권이나선물받았지요.빨리보라고DHL로보내주셔서정말

배보다배꼽이클뻔했기에더욱감사하는마음과죄송스러운마음이교차했습니다.보여주시

는사랑이너무커보이니저처럼외로움을잘타고정을그리워하는사람(사실은저의약한모

습을안보이려고늘쎈척은하는데속은한없이약하다못해흐물거립니다요.ㅎ)은금방감

과가슴벅참에정신이아득해집니다.

바로그날또이곳에있는병원엘다녀왔습니다.부인과에가서이런저런검사를받으려고했

는데그날은담당의사와상담만,그리고아주간단한검사만받았지요.여자선생님인데차분

하면서도활달해보여서참대화하기도편하고좋더군요.한국에서는솔직히의사선생님만나

면몇마디나누기도전에바쁘게서두르는기색이완연히느껴져맘이편치못했는데여긴확

실히가족같은분위기속에서마음놓고여유롭게대화를나눌수있어그게무엇보다좋았습

니다.

그래서가만히생각해봤습니다.한국에서병원에가면그렇게나서두르는마음이되는것은

워낙우리문화가뭐든다’빨리빨리’라서일까?아님워낙환자가많아서불가피하게그래야

하는걸까?하구요.그리고환자가아무리많더라도할말은하고조금느긋하게이야기를

누면서여유를가져야어디가불편해서찾았던환자도기운도얻고위로를받게되는것아

까싶었습니다.다른건몰라도이점은좀고쳐졌음하는생각이번뜩들더군요.아니,꼭

래야만할것같았습니다.그리곤문득며칠전어머니와통화했던기억이떠올랐지요.

친정어머니말씀인즉,몸이불편하셔서병원을가셨고특진으로진료신청을하셨는데특진이

라는의사는얼굴한번보고이런저런검사를하라고해서하셨는데검사결과에대해선본인

이직접이야기를해주는게아니고인턴혹은레지던트를시켜알려주더랍니다.그래서어머

니께선특별히담당인턴아님레지던트에게양해를구하곤의사선생님을만나뵙게해달라

하셨다네요.그런데의사선생님이바쁘다,일이있다하면서콧배기도볼수없어서굳이

리시겠다고까지하셨는데결국볼수가없었다구요.

한참을기다리다가도저히안되겠어서그래도의사선생님을만나뵙고직접여쭐이야기가있

다고하셨더니결국의사선생님이왔는데한다는말이다짜고짜’뭐요?뭔이야길들어야한

다말이요?"하더랍니다.하도어처구니가없어그럼특진을끊을필요가뭐가있냐고했더니

거기에대해서도뭐라아무말없이또훌쩍나가버렸다구요.그래서정말화가나셔서원장

선생님을뵙게해달라고했더니부원장님이나와서죄송하단말과함께사과를했답니다.

리고그의사선생님이워낙말투나태도문제로여러진정이들어왔단말도아울러하면서

죄송하다고전화까지여러번왔다네요.왜냐면제어머니께선또단호할땐한없이단호하신

분이라절대로의사가직접사과하지않으면안된다고미리못을박아두었기에요.그런얘길

들려주시는데제가곁에있었더라면저도많이흥분했을뻔한일이라고느껴졌었습니다.

고정말안타까웠지요.

의사란직업은단순히직업의식이아닌천직이란소명의식을지녀야하는막중한책임감이필

요한일아닌가요?그런데우리나라의많은의사선생님들은여전히고압적이고환자에대한

배려는커녕심한표현을하자면환자들을자신의돈벌이수단으로만여기는듯느껴지기도

니다.특히개인병원보다종합병원이더욱그런것같구요.물론그렇지않은인간적이고

따뜻한의사선생님들도계시긴하지만요.

자식들없이명절을두분만단촐하게보내시는것도죄송스럽고안타까운일인데그런일까지

당하셨다니마음이많이안좋았습니다.그러면서어서뭉쳐살아야지~라고속으로외쳤습니

다.이제드디어두분께서도비자를받으셨으니두분의결심만,아니사실은동생의거취만

확실히결정나면얼마안되는가족이모두모여살게됩니다.그땐두분께그동안못했던효

도드리면서정말재미있게살아야겠다고다시한번다짐해봅니다.

여기는병원이구요.

여긴병원앞꽃가게인데하얀눈에둘러쌓인게꽃분홍빛장식과잘어울러져서한장찰칵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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