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서 미국 빈자리 채우는 中과 러시아
미국의 독무대였던 중동(中東)에서 중국와 러시아가 조용하지만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지난 10여년간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큰 재정 손실을 봤다. 최근엔 국제 시장 악화 등을 이유로, 미국 정부는 디폴트 위기에 처할 만큼 재정상황이 악화해 대외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고 있지 못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를 보는 동안 대(對)중동 관계에서 경제·외교·군사 등 각 부문에서 관계를 강화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과 아랍권의 지난해 무역 규모는 2220억달러(약 235조원)로 10년 전보다 12배 늘었으며 미국과 아랍권의 무역액 193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중동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 됐다.
미국의 중동 무역은 75%가 원유이지만, 중국은 원유 비율이 50%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등 중동 지역과의 경제 관계를 다변화하는 추세다. 올해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팔레스타인 압바스 수반 등 중동 지도자의 방중(訪中)도 줄을 이었다.
로이터통신은 17일 “중국이 이집트·레바논 등에 꾸준히 소형 무기를 판매해 왔다”고 전했다. SCMP도 이날 “중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에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상할 게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유엔의 레바논 평화유지군에도 참여하는 등 군사적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CMP는 “2011년 ‘아랍의 봄(민주화 시위)’을 겪으면서 중동 국가는 미국과 점점 멀어졌고, 새 파트너를 찾는 상황에서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군부와 최근 사이가 악화한 틈을 노리고 있다. 이집트 현지 일간 아크바르 알욤 등에 따르면 이집트 군부는 미국이 군사 원조를 삭감하자, 러시아와 손을 잡을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일 이집트 정부에 대한 대형 군사 장비 인도 및 현금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집트 군부가 지난 7월 무함마드 무르시 당시 대통령을 축출하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데 따른 조치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집트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분석한 뒤 이집트에 대한 원조를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이 같은 조치는 이집트 과도정부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민선 정부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진전을 보이기 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국무부는 어떤 군사 장비를 넘기지 않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뉴욕타임스(NYT)는 "5억달러 상당의 아파치 헬기 10대와 F-16 전투기, M1A1 에이브럼스 전차, 하푼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지원 중단되는 현금 규모는 2억6000만달러(약 2787억원)로 알려졌다.
일부 중동전문가들은 이집트 군부가 미국을 뒤로하고 러시아와 협력관계를 모색하는 상황이 압델 나세르 전 이집트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력했던 냉전시기를 연상케 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다른 이들은 이집트 군부가 러시아를 이용해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보기도 한다. 미국에게 이집트는 대중동의 전략적 요충지로 포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석조 기자
S Park on 
김영진 on
D＇
2013/10/22 at 5:49 am
세상 참 무섭다. 성경 속 요한계시록에 있는 그대로 모든게 오늘 날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는 회개하고 주 예수님의 재림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