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The called constructor method for WP_Widget is deprecated since version 4.3.0! Use
__construct()
instead.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집으로 가는 길’대한 외교부의 대응태도 참 유감 - 중동 천일야화
‘집으로 가는 길’대한 외교부의 대응태도 참 유감
외교부의‘집으로 가는 길’ 대응태도유감
2007년 가을 아침 카이로 중심가 ‘가든 시티(garden city)’ 인근.
‘타흐리르 광장’에서 1㎞정도 떨어진 전철역 ‘사아드 자그룰’로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돌맹이가 날라왔다. 뒤 돌아보니 골목길에서 공놀이를 하던 이집트 학생들이 던진 것이었다.
“시니(중국인의 아랍어)~시니~. 재키 챈! 재키 챈!”
학생들은 소리지르며 돌맹이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 녀석들 그대로 두면 안되겠다.’ 나는 소리지르며 달려가 학생들을 겁줬다. 한 3~4분간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이 때 어디선가 학교 선생님들이 나타나더니 나를 붙잡았다. 그리고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졸지에 내가 폭행범 비슷한게 돼 버린 것이다.
이집트 생활을 시작한지 100일정도밖에 안됐던 이 시기. “쟤들이 돌맹이를 던져서 꾸짖었던 겁니다”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아랍어로는 한 마디도 안 나왔다.
선생님들에 의해 ‘체포’된 지 5분쯤 지났을까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관은 나를 잡아가려고 했다.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을 꺼내 대사관 관계자의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일반 전화로는 통화가 잘 안돼 개인 연락처를 알아뒀던 터였다.
“여보세요! 저 노석조입니다. 지금 문제가 생겨서 경찰한테 잡혀갈거 같습니다. 어떻게 하지요?”
“아…지금 골프 중인데…저희가 지금 가봤자 어차피 도와줄 수 있는게 없어요. 경찰하고 잘 말해보면 될 거예요. 이집트에선 안되는게 없어요.”
“아…예”
결국 나는 근처 파출소에 체포됐다.
다행히 쇠창살 같은데 들어가진 않았다. 대신 허름한 나무 의자에 앉아 경찰관의 질문에 대답해야 했다. 카이로 대학교 다르 엘올룸에서 아랍어를 배운다는 증명서가 다행히 가방에 있어서 꺼내 보였다. 하지만 이집트 학생들과의 상황을 설명하지 못했다. 결국 내 룸메이트이자 가든시티의 부동산 중개인 아흐메드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자다가 전화를 받은 아흐메드는 궁시렁거렸지만, 20여분 뒤 파출소에 와줬다. 그는 내 상황을 경찰관에게 이해시켰다.
이후 경찰관의 중재로 문제의 학생들 그리고 학교 교장 선생님 등과 화해를 했다. 10명 정도의 학생들과 양쪽 볼에 일일이 다 뽀뽀를 했다. 교장 선생님은 “너는 앞으로 내 아들이다! 앞으로 학교 앞을 지나갈 때마다 내 방에 들어와서 인사하고 가라”고 했다. 좀 굴욕적이었지만, 어쨌든 문제가 해결됐기에 “알겠다”고 하고 역시 뽀뽀했다. 카이로 생활 100일만에 이렇게 많은 이집트인들과 뽀뽀해본건 처음이었다.
문제가 잘 해결돼 웃음이 나왔지만, 한편으론 한국 대사관이 좀 야속했다.
아직도 그 때 그 전화 내용은 잊혀지질 않는다.
“골프 중인데…지금 가봤자 어차피 도와줄게 없어요…”
이성적으로 백분 이해되지만, 감성적으로는 야속했다.
최근 ‘집으로 가는 길’에 대해 외교부에서 반박하는 태도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 영화가 외교부를 꼬집으려고 사실을 왜곡했다는 사실을 누가 모르나? 국민들은 다 안다. 굳이 실제 사건은 이랬고 영화에선 저렇게 비틀었다고 꼬치꼬치 말 안해도 그럴것이라 다 인지한다.
다만 그럼에도 영화를 보는 수백만의 국민들이 극중 인물에 공감하고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 건 감정때문이다. 그런데 외교부는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나 영사처럼 “이건 저래서 그런거고 사실 그건 아니고”라며 문제가 없었음을 변호하고 있다.
안영집 외교부 재외동포 영사국장의 7일자 기고도 그래서 너무 안타깝다.
이 글은 외교부 내부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외교부 내부 결속용정도의 효과 이상을 갖기란 어려워 보인다.
외교부가 “부족했습니다. 더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왜 국민들이 이 영화에 눈물을 흘렸을까 고민해봤습니다”란 말이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안 국장은 “속이 상했다”, “마약류 운반은~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 “외교부는 적잖은 예산을 들여 ~을 하고 있다”, “외교부 영사에게 악역을 맡겼다”, “실제 사건의 담당 영사는 해당 주부로부터 ~라는 감사 편지를 여러번 받았다”, “(영사는) 프랑스 본토에서 7100㎞ 떨어진 마르티니크 섬에 세 차례나 찾아가고, 수시 서신 교환 등 관련 협의와 지원을 해왔다”고만 해명했다. 틀린 말 하나도 없지만, 외교부의 노고에 감사할 마음을 갖고 싶지 않게 만든다.

33ff59057b29789bd4792ceeb19c34fa.jpg

“외교는 이미지다.” 이런말은 복수의 사람으로부터 여러차례 들은 것 같다. 100% 공감한다. 외교는 이미지라할만한 부분이 상당하다.
그런데 아쉽게도, 외교부를 꼬집는 내용인 ‘집으로 가는 길’이란 영화가 꽤나 흥행을 하는 이유는 ‘외교부의 이미지가 꽤나 나쁘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안 국장께서 조목조목 영화를 지적하기보단, 영화가 탄생하게된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고개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면, 본의(本意)를 제대로 전할 수 있었으리라…
돌새 노석조 기자
stonebird@chosun.com

2 Comments

  1. 벤자민

    2014/01/10 at 6:45 am

    해외공관과 교민들이 물과기름같다는것은
    사실 어제오늘의일이아닙니다

    보통대사급이야 폼잡다가면 그만이지만
    주로 영사급이 교민들과 많이부디치겠죠
    사실 한국사람들이 좀모난점도없지않읍니다
    그러니 황당한일많이당하고산그분들이
    원래 해외동포들 한국사람들 원래저러니 부디치지말고
    어치피 우리는 돌고도는인생인데
    큰문제없이 대충잇다 또 다른곳으로가면되지하는
    그런 안일한생각을가진분들이 더러더러잇는것도같아요

    사실 해외공관이 꼭 동포문제만가지고
    존재하는건아니겠지만은
    재외 그리고 해외나오는 한국인들의 국익보호도 큰몫이겠지요
    건데 왠일인지 해외공관은 어쩔수없이
    가지않으면안되는 특별한일이아니면은
    별로가고싶지도않고 접촉하고싶지도않는곳이란 인식이강하죠
    책임영사라는분들은 다음임기로떠날때
    꼭 좋게떠나는분들이 별로없어요^^
    우리한국사람등의 별난성격에도 문제가 좀잇지만은
    외교관들의 대민자세에도 개선이필요점이많은것같더군요

    누가 비꼬아말하기도해요
    해외공관나와 돌아가는 외교관들
    잘하고가는건 골프실력향상뿐 이라고 ㅎㅎ   

  2. 돌새 석조

    2014/01/10 at 6:55 pm

    ㅎㅎ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