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호랑이 엄마는 어떻게 원숭이와 돼지를 키우나 - 심장 위를 걷다
호랑이 엄마는 어떻게 원숭이와 돼지를 키우나

설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주 금요일 밤에,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킨들(kindle)을 이용해

책 한 권을 구매했습니다.

51lnA9qFp7L.jpg

지난달 미국에서 출간돼

뜨거운 논쟁을 낳고 있는

에이미 추아(Amy Chua)의 신작

‘Battle Hymn of the Tiger Mother’입니다.

제목을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호랑이 엄마의 승전가(勝戰歌)’ 정도가 될까요?

저자 에이미 추아는

잘 알려진대로

중국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를 졸업한

예일대 로스쿨 교수.

2007년 역사상 세계를 제패한 나라들을 분석한 저서

‘제국의 미래'(Day of Empire: How Hyperpowers Rise to Global Dominance – and Why They Fall)를

내놓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린 저자이기도 합니다.

AmyChua.jpg

에이미 추아.

이번에 그녀가 내놓은 이 책은

소피아와 룰루라는 18세, 14세 두 딸에게

‘스파르타식’으로 각각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가르친 육아 체험기인데요.

추아 본인은 자신의 육아법을 ‘스파르타식’이 아니라

‘중국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하도 유명한 책이라길래

대체 무슨 이야기를 썼나 궁금해

침대에 누워 책장을, 아니 킨들을 터치했었는데

그만 낚여서 다음날 출근만 아니었다면

밤을 꼴딱 샜을 정도로 정신없이 책에 빨려들어가서는

토요일날 출근해서 마감 끝나고 회사에 앉아서도 계속 읽고,

퇴근 길 버스 안에서도 읽고,

퇴근해서 집에 앉아서도 다 읽어서….

토요일 밤에 그만 다 읽어버렸습니다.

내용이 너무나 흥미진진하고 흡입력이 있는데다가

문장도 간결하고 쉬워서

최근에 이렇게 뒷 이야기를 궁금해하며 책을 읽은 적이 없을 정도입니다.

책의 내용은 이미 올해 초에

국내 언론을 통해서도 조금씩 알려졌고,

대체로 그에 대한 평가는 국내외를 통틀어부정적인 것 같습니다.

추아는

하루에 애들 악기 연습 5~6시간씩 시키는 건 기본이고,

연습 제대로 안 하면 저녁도 굶기고,

심지어 여름 휴가 때 해외에 나가면서도 연습은 절대 빼먹지 않고

애들한테 절대 친구 집에서 자고 오지 못하게 하고,

playdate 금지하고,

모든 과목에서는 A를 받을 것이며,

A-는 아주 나쁜 점수이며….

스포츠 경기는 메달이 걸려 있는 경우에만 참여해서 메달을 따야 하며

메달의 빛깔은 꼭 Gold여야 한다는 원칙을 만들었다는데…

한국 엄마 밑에서 자란 저도 혀를 내두르겠는데

미국 엄마들이 얼마나 놀라고 분개했을지

음, 상상이 갑니다.

게다가 책 전반에서 Chinese mom과 western mom을 비교하면서

중국 엄마의 우월성을 내세우고 있거든요.

게다가 책 출간과 비슷한 시기에

추아가WSJ에 ‘왜 중국 엄마들이 우월한가’라는 칼럼을 기고하기도 해서

http://online.wsj.com/article/SB10001424052748704111504576059713528698754.html

완전 난리가 났었다는…

추아 자신은 책에서 중국 애들은 건방진 미국 애들과는 다르다며

부모 말엔 무조건 복종하고, 겸손하다는 덕목을 가지고 있다고

계속 강조하는데

동양인인제가 볼 때,

그녀 자신은 책 내용만으로 보자면 겸양의 미덕을 모르는

전형적인 American인 것 같아요.. ^^;

그렇지만

책 앞부분을 읽을 때는

이 엄마의 지독한 극성과

잘난체 때문에 좀 짜증이 나는데

이야기가 흡입력이 있고

뒤로 갈수록 그녀를 이해하게 하며,

나중엔 연민마저 갖게 만드는 책입니다.

물론 제가한국 사람이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둘째딸 룰루가 세 살 때

피아노 연습하기 싫다고 한다는 이유로

뉴헤이븐의 추운 겨울날,

집 밖으로 내쫓았다는 이 엄마가 주장하는 건

"아이들은 뭔가를 잘하게 되어야 비로소 재미를 느끼며,

아이들이 자신이 잘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데

애들에게 선택권을 줘서 ‘안 하겠다’고 하면 포기시키는 미국식 교육법은

중국인의 관점으로 봐서는 부모의 책임과 의무를 방기하는 것"이랍니다.

추아의 남편은 Jed Rubenfeld라는 이름으로

역시나 예일대 로스쿨 교수이고

‘살인의 해석’이라는 소설을 쓰기도 한 베스트셀러 작가예요.

남편은 유대계 미국인으로,

이 부부는 결혼할 때 추아 자신이 유대교로 개종하는 대신

교육법은 중국 모델을 따르기로 했다고 합니다.

자유롭게 자란 남편은

당연히 추아의 교육법에 난색을 표하고

책에서는 정말 도움 안 주는 미국인 남편에 대한 불만도 군데군데 나오는데

그녀가 남편에게 한 말에 따르자면

"당신은 이기적이라 당신 책 쓰는 것밖에 관심 없고,

가족의 미래에 대해서는

아무 생각도 없으며,

애들을 양키스 게임에나 데리고 가는 좋은 아빠인 양 하면서

악역은 나한테 다 떠맡긴다"나요.

16cultural2-blog480.jpg

추아의 가족입니다.

추아는 서구 엄마들이 너무 자녀들의 자아 존중감을 중시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하는데

아이들이 부모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약하지 않다는 겁니다.

한 예로 자기는 남들 앞에서 거리낌없이 큰 딸에게 garbage(쓰레기)라고 말하고

큰딸과 작은 딸을 막 비교해서

주변 사람들을 기함하게 했는데

어른들의 생각과는 달리 애들은 별로 상처받지 않는다고 추아는 말합니다.

자기 자신도 어릴 때 비교 많이 당하고 자랐고

garbage보다 더 심한 욕도 듣고 자랐으나 괜찮았다고 주장해요…

근데 이건제 생각에 서양과 동양의 문화 차이고

가족의 특성과 자녀들의 기질도 고려해야하는 문제인 것 같아요.

저만 해도 어릴 때 맨날 1등하는동급생과 비교당한 상처가 아직까지.. -_-;

추아가 자신의 ‘중국식 육아법’이 옳다고만 고집했다면

이 책은 의미도, 감동도 없는 책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항상 그렇듯

계획대로 되지 않지요.

순종적이고 얌전한 큰딸 소피아에겐 엄마의 교육방식이 잘 맞아들어가서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할정도로 성공했는데

불같은 성격의 둘째 룰루에게는 실패.

결국 룰루는 엄청난 반항을 하고 엄마와 맞서게 됩니다.

나중에는 추아도 반성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여하튼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저런 과정을 겪어가고

아이들과, 특히 둘째와 싸워가면서

철없는 개인이 ‘엄마’라는 한 인간으로서 성숙해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썼습니다.

추아가 아이들에게 클래식 악기를 가르친 건

물질적 풍요 속에서 자란 이민 3세대가 전형적으로 겪는 쇠퇴 현상을

막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클래식 악기라는 고난이도의 성취도를 요하는 목표를 둠으로써

아이들이 헝그리 정신 없이 나태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싶었다고 추아는 말하지요.

그 이유도 이유겠지만

저는 행간에서 남편에 대한 추아의 열등감이 느껴져서 약간 슬펐습니다.

필리핀에서 건너온 중국인 유학생 부부의 네 딸 중 맏딸로서

부모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랐던 추아는

아버지가 카오스 이론의 대가에 버클리 교수였지만

이민1세대였기때문에

어릴 때부터 가난이라는 게 뭔지, 가족의 단합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추아의남편은 부유한 유대인 출신으로

아버지는 저명한 심리치료사, 어머니 역시 유명한 미술평론가.(시부모님은 20년 전에 이혼했답니다)

어릴 때부터 자유롭게 자랐고,

연극적 재능도 있어서 줄리어드 드라마 스쿨에도 다녔으며,

추아보다 더 빨리 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되었고,

게다가 심지어 ‘살인의 해석’이라는 소설까지 써서 베스트 셀러 작가가 되었어요.

소설가가 되는 건 추아의 꿈이었는데

자신이 쓴 소설을 보여주자 남편은 점잖게 기침을 하고 말았다는군요.

남편과 시부모가 가지고 있었던

상류사회의 고상한 취향과

예술적인 재능을

딸들이 물려받았다는 걸 너무나도 기뻐하면서

안간힘을 써서

그걸 단련시키려고 하는 그 마음이 느껴져서 저는 안쓰러웠습니다.

본인 자신에게 그런예술적인 재능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타고난 성실성을 가지고

딸들을 훈련시키는 것밖엔 없지 않았을까요?

둘째 룰루를 줄리어드 예비학교에 입학시켜볼까 하고

캐나다 국경 근처까지 9시간을 운전해 가서 저명한 선생님을 만나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그 장면에서 추아는 이렇게 술회합니다.

"The only person I don’t think Mrs. Vamos liked very much was me. I got the feeling that she had encountered hundreds, possibly thousands, of Asian mothers and that she found me unaesthetic."

(버모스 선생님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오직 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나는 그녀가 수천 명의 아시아 엄마들을 겪어보았으며, 내게 예술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으리라고 느꼈다.)

‘unaesthetic’이라는 이 단어에

추아의 결핍과,

딸들을 그렇게 몰아쳤던 이유가 모두 다 응축돼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세상에 열등감과 결함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추아처럼 완벽주의자인 사람에게

이 결함은 아마도 카인의 표적처럼 평생을 따라다녔겠지요.

추아는 또

평생 삶을 즐겼던 자신의 시어머니 이야기를 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The truth is I’m not good at enjoying life. It’s not one of my strengths.

I keep a lot of to-do lists and hate massages and Caribbean vacations."

(나는 삶을 즐기는데는 소질이 없다. 그건 내 강점이 아니다.

나는 수많은 ‘꼭 해야할 일’ 리스트를 가지고 있고, 마사지를 받으러 다닌다거나

카리브해로 휴가를 즐기러 가는 일 등을 혐오한다.)

…잘 놀 줄 모르는저로서는 이 문장이 너무나 공감이 되었습니다.

일탈을 모르는 모범생들이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으면서

지적 능력까지 뛰어난 사람들에 대해 느끼는 동경과 열등감 같은 거요…

마치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영화 Black Swan에서

주인공 니나가 흑조 역이 너무 잘 어울리는 자유분방한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같다고나 할까요?

물론, 이 문장은 좀 오버인 것 같기도 합니다.

"Chinese parenting does not address happiness."

(중국 육아법은 행복을 표명하지 않는다.)

이 책의 가장 큰 맹점을 꼽으라면

바로 이 문장인 것 같습니다.

추아 머리 속의 ‘중국’과 ‘아시아’,

혹은 중국적 가치가

자신의 부모 세대의 ‘중국’ 혹은 ‘아시아’에 멈춰 있다는 것 말이지요.

본국보다 더 보수화되는 것은 이민자 가정들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하는데

추아가 어린아이였던 1960년대의 중국, 중국적 사고, 중국적 가치를

2011년의 중국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요즘은 아시아 사람들도 행복을 위해서 살잖아요.

어쨌든

저는 추아의 입장에서는

그러한 양육법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경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이니까요.

추아 자신이 헝그리 정신을 지닌 이민 1세대 부모로부터 그렇게 엄격하게 길러졌고

그 결과 성공했으며,

그 양육법이 옳다고 믿게 되었으니

자연히 자녀들에게도 적용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부모 노릇은 누구나 다 처음 하는 것이라

처음엔 각종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추아의 말에 따르면 원숭이띠라 호랑이띠인 자기와 반목할 일 없는 큰딸은

그 교육법에 잘 맞아들어갔고,

멧돼지띠라 호랑이와 사사건건 싸우는 작은딸에겐

잘 맞지 않았던 모양이라고 하네요.

이 책의 제목에 ‘Tiger Mom’이 들어가는 건,

추아가 호랑이띠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굶기고 욕을 하는 것 이외에도

또 추아가 비난을 받은 에피소드가 있었으니

큰딸이 7세, 작은 딸이 3세였던 해에

추아 본인의 생일날에

두 딸이 카드를 만들어줬는데

"엄마 사랑해" 수준으로 한눈에 봐도 딱 20초만에 만들었을 정도로

무척이나 성의가 없었다고 해요.

추아는 너무나 화가 나서

"이 카드는 내가 너희들에게 선물받은 카드를 모아두는 상자에 들어갈 수 없어.

독창성도 없고 성의도 없잖아"라고 말하고는

애들 앞에서 카드를 찢어버렸다고.

추아는 이 일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신은 아이들에게 어른을 대하는 방법, 부모에 대한 예의를 가르쳐야한다고 생각했다는군요.

자신이 어릴 때 엄격하게 가르친 결과,

나중에 시어머니가 백혈병에 걸려서 투병할 때

손녀들이 공경하는 마음으로 극진히 모셔서 아주 흡족해했다고요.

이 설명을 듣자니 동양인인저는 이해가 갑니다만,

서양인들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무리겠죠?

책이 나오고 엄마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자

큰딸 소피아는 뉴욕 포스트에 공개 서한을 보내

엄마를 지지합니다.

그리고 그 글에서 말합니다.

"제가 그 카드를 정성들여 만들었다면 엄마의 그 행동에 상처를 받았겠지만,

정말 30초만에 만들었기때문에 전혀 상처받지 않았다"고요.

그리고 또 말합니다.

"세상에는 인생을 즐기면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고, 성취하는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후자다. 매 순간 나의 110%를 발휘하게 해준 엄마에게 감사한다"라고요.

소피아의 편지 링크입니다.

http://www.nypost.com/p/entertainment/why_love_my_strict_chinese_mom_uUvfmLcA5eteY0u2KXt7hM

사람마다 책을 읽고 느끼는 게 다르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책을 읽는 내내

어린 시절의 저와

엄마에 대해 많이 생각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추아에 대면 정말 극성이라고도 할 수 없지만

한국 엄마인만큼

교육에 열성적이었어요.

어릴 때는 엄마의 그 교육열이 정말 싫어서

아, 정말 공부 따위 안 하고

다른 애들처럼 밖에 나가서 마음껏 놀았으면… 했었는데

돌이켜보면 그 때 저를 몰아붙여준 엄마가 저는 정말 고맙습니다.

세상에는 물론 빌 게이츠나 마크 주커버그처럼

자유방임형의 미국식 교육방식으로 키워도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천재들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종류의 천재가 아니었고,

부모의 적절한 견제와 지도가 있어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종류의 인간이거든요.

결국 중요한 것은

부모의 교육법과

자녀의 성향이 얼마나 들어맞냐는 건데

부모도 자식을 선택할 수 없고,

자식도 부모를 선택할 수 없으니

서로가 어떤 기질의 부모를 만나며,

어떤 기질의 자식을 만날지는

하늘에 맡기는 수밖에요.

그래서 부모 자식 간에도 궁합이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나봅니다.

호랑이 엄마는 원숭이 딸과 함께 멧돼지 딸도 얻고…

멧돼지 딸은 운 나쁘게 호랑이 엄마 밑에서 태어나기도 하고 ㅎㅎ

저는 양띠고 어머니는 말띠인데

이 궁합은 어떤지 모르겠군요.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충분히 재미있었고

충분히 감동적인 이야기였지만

한국인인 저로서는 약간 불편한 내용도 있었습니다.

추아는 책 전반에서

건전한 개척정신을 잃어버린 미국이 쇠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합니다.

그와 함께 이 세계의 새로운 패자는 중국이 될 거라는 암시를

은근히 비칩니다.

요즘처럼 중국이 부상하고 있는 이 때에

이러한 중국식 패권주의는섬뜩하게마저 들리더군요.

미국 엄마들이 추아에 대해 반감을 표시한 건

이러한 민족주의적 이유 때문도 있을 겁니다.

게다가 책 내용 중에

자기 큰딸이 어릴 때 수학 퀴즈에서만은 ‘윤석’이라는 한국 남자애를 못 당했는데,

자기가 훈련시킨 끝에 마침내 그 남자애를 물리쳤다,

그 남자애는 나중에 부모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갔는데

수학 퀴즈때문은 아니었을 거라고 농담을 하는 구절이 있는데

전 약간 기분 나쁘게 느껴지더라고요. -_-;

chuamadas.jpg

추아와 두 딸들.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아이가 둘째 룰루,

피아노를 치고 있는 아이가 첫쨰 소피아.

여튼,

토끼 해 벽두부터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해준

의미 있는 책이자,

제겐 최초로 킨들로 완독한 책이기도 했습니다.

인상깊은 구절들을 몇 개 뽑으면서

이만 주저리 주저리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What Chinese parents understand is that nothing is fun until you’re good at it.

-(남들 앞에서 애들을 비교하지 말라는 충고에 맞서)

I know now that parental favoritism is bad and poisonous.

But in defense of the Chinese, I have two points.

First, parental favoritism can be found in all cultures. In Genesis, Issac favors Esau, whereas Rebekah loves Jacob better. In the Grimm Brother’s fairy tales, there are always three siblings-and they are never treated equally.

-(인생을 즐기라는 시어머니의 충고에 대한 항변)

The truth is I’m not good at enjoying life. It’s not one of my strengths. I keep a lot of to-do lists and hate massages and Caribbean vacations.

Florence saw childhood as something fleeting to be enjoyed. I saw childhood as a training period.

-Chinese parenting does not address happiness.

-"Everything I’ve ever done that’s valuable is something I was terrified to try."

-(지극히 성실하고 착한 맏딸에게 들려주는 말)

"Sophia,", I said, "you’re just like I was in my family: the oldest, the one that everyone counts on and no one has to worry about. It’s an honor to play that role.

The problem is that Western culture doesn’t see it that way. In Disney movies the ‘good daughter’ always has to have a breakdown and realize that life is not all about following rules and winning prizes, and then take off her cloths and run into the ocean or something like that.

But that’s just Disney’s way of appealing to all the people who never win any prizes. Winning prizes give you opportunities, and that’s freedom-not running into the ocean."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sophiaram로 이사합니다.

14 Comments

  1. equus

    2011년 2월 8일 at 12:28 오후

    국민학교(그땐 그렇게 불렀슴) 5학년때인가 성적표 받아간 겨울방학 시작하던날 아버지에게 집밖으로 쫒겨나 눈속에서 벌을 받던 생각이 나는군요. 항상 5등안에 들다가 6등인가로 미끌어졌던 해였죠. 어려서 키작을 때니까 함박눈이 소록소록 내려 무릎 위까지 찻던 겨울 밤이었죠. 나중에 누나와 어머니가 몰래 살짝 데리고 들여와 따뜻한 방으로가 온몸을 마사지를 해댔죠. 주위에서 아이 교육 때문에 남편과 이혼까지 하는 중국부인을 보았습니다. 거의 에이미 추아 같은 수준이죠.
    맨날 자식을 놀자판으로만 키우는 내 자신을 반성할까 그대로 나갈까 아직도 결정못하고 있습니다.   

  2. 김진아

    2011년 2월 8일 at 12:59 오후

    여기저기에서 이 사람의 교육법에 대한 이야기도 읽고,
    심리치료실 대기실에서 엄마들의 대화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곤
    책을 한번 구입해서 읽어볼까?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덕분으로..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곽아람님 ..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건강하시구요.

    작은 아이의 받아쓰기 십점의 감격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대하는 교육법이 제 교육법이라고나 할까요? ㅎㅎㅎ

       

  3. 곽아람

    2011년 2월 8일 at 2:17 오후

    equus님> 전 아이가 없지만, 육아는 정말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특히 방임할 것인가, 감독할 것인가의 문제에 마주치면 정말 답이 없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그 어떤 경우에라도, 사랑으로 대하면 아이는 나중에 다 이해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진아님> 엄마들 사이에서는 화제인 모양이죠? 진아님은 아마도 따스하고 다정한 좋은 엄마이실 것 같아요. ^^   

  4. Hansa

    2011년 2월 8일 at 4:43 오후

    엄마가 추아씨 같으면 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을 듯..
    어린시절 강압적 교육의 효과는 전혀 없다(저의 경험상,,)는 생각입니다.

    그렇더라도 소개하신 책 내용은 재미있었어요.
    한국에만 이런 끔찍한 엄마가 많은 줄 알았더니 미국에도 있구나.. 합니다. 하하

       

  5. jasmine

    2011년 2월 8일 at 5:34 오후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엄격함과 관대함의 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릴 적에는 규칙이나 훈련을 통해 자기 절제와 인내를 배우는데 때로 엄격함이 지나쳐 가혹함이 된다든가 혹은 관대함을 넘어서 방치나 무관심으로 갈때 아이들에게 독이 되지 않나 싶네요.

    흔히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아이마다 필요한 교육법이 다른데 어떤 아이들은 반듯함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지나친 엄격함이 아이를 구속하여 창의성을 방해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아이들은 부모의 관대함이 지나쳐 방종으로 흐르고 자기 절제가 부족한 경우를 봅니다. 부모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교육법만을 주장할 때 무리가 오는 것같습니다. 자식이여서 모든 행동이 다 예쁘겠지만 되도록 아이를 객관적으로 보려하고 아이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주는 것이 교육이 아닐까 싶네요.

    한 쪽의 교육법이 우월하기보다 동양과 서양 교육법이 적절한 조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물론 그 적절함의 한계가 어디까지일까는 아이마다 다르겠지만요. 그래서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교육의 중요한 관건이 아닐까요.   

  6. 참나무.

    2011년 2월 8일 at 6:01 오후

    아…저는 막 겁이나는데요…
    예전에 제 아이들 키울 때 부끄럽지만 전 ‘자모;여서…^^
    그 당시엔 밀모. 뛰모…. 그랬거든요…ㅎㅎ
    요즘 엄마 아니기 천만 다행이라…합니다.
       

  7. 곽아람

    2011년 2월 8일 at 6:44 오후

    Hansa님> 제 경우는 어릴 때 강압적 교육의 효과가 꽤 있더라고요… ㅎㅎ 그래서 저는 주입식 교육 싫어하지 않는답니다. 어릴 때 억지로 외웠던 것들이 나이 드니까 스르르 이해가 되는 순간이 오기도 해요 ^^;

    jasmine님> 말씀하신대로 그 ‘조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양비론 내지는 양시론이 될 수 있어서 말하기가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아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그 아이에게 맞는 교육을 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죠. 그래서 아이의 강점을 최대로 끌어내도록요. 근데 제가 언급한 것처럼 엄마는 호랑이인데 자식은 원숭이랑 돼지가 되니…..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요…

    참나무님> 밀모, 뛰모는 뭔가요? ㅎㅎㅎ 아, 재밌네요   

  8. 꿈꾸는자

    2011년 2월 9일 at 7:18 오전

    곽기자님, 서평 잘 읽었습니다. 일전에 이 책에 대하여 뉴저지에 사는 한 자매님과 대화를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이고, 그런 엄마도 있다던데 저는 뭐 장난이죠." 그러는 그 분에게 한 말입니다. "저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이 나중에 자기 심령의 상처를 치유하고 제대로 살려 할 때,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어느 목사님인가는 눈물 콧물 뿌려가면서 기도깨나 빡쎄게 해야 할 것."이라고요. 엄마가 망쳐놓은 아이를 위해 고생은 엉뚱한 사람이 해야하는 것, 사람이 지은 죄때문에 하나님이 죽어야 하는 것과 비슷한가요?

    생각해 보면 그 심령의 상처를 치유하려 노력할 목사님이 미리부터 안쓰러워 집니다. (만약 그런 기회가 있기라도 할 것이라면 나라도 그 십자가를 마다치 않을 겁니다만)

    equus님과 거의 비슷한 경험이 제게도 있었는데, 35년쯤 지나서 성령께서 그 일을 떠올려 주셔서 그 일에 내적치유의 열쇠가 있었음을 깨우치게 되었고, 자유를 얻게된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싶지 않은 부모가 어디 그리 많을까요만, 부모로서 자신이 아이를 위하여 한다는 일이 아이의 심령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게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To-do list를 무찌르는 재미로 살다가 인생의 막판에 더이상 무찌를 일도 없고, 힘도 없을 때는 무엇을 느끼게 될는지… 그리고, 겉으로 성취와 성공의 마취제에 절어서 박수를 받고 살지만 자신이 얼마나 부모의 욕심 때문에 왜곡된 삶을 살고 있는지를 깨우치게될 때 그 자녀들은 스스로에 대하여 무슨 생각을 하게 될는지…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해 줄 말은 "넌 쓰레기야"가 아니라 이런 말이 되어야 하겠죠. 특히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한 번도 이런 말을 해 준 적이 없다면, 그 자녀들은 거의 왜곡된 삶을 살며 힘들어함을 볼 수 있습니다. 혹시 곽기자님도 아버지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 감히 제가 대신하여 말해주고 싶습니다. 듣고 자라셨다면 아버님께 더 잘하셔야 해요.

    "아가, 널 사랑해. 네가 태어나서 참 기쁘다."
    "넌 참 좋은 딸이야."
    "난 네가 자랑스럽다."

    이 세상 그 어느 부모도 호랑이 엄마 흉내를 내겠다고 어설프게 들이대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9. 곽아람

    2011년 2월 9일 at 6:36 오후

    꿈꾸는 자님> ‘그런 엄마도 있다는데’라고 어설프게 말씀하시는 분들께는, 과연 이 책을 끝까지 다 읽어보았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자녀에 대한 애정이 깔려 있지 않은 맹목적인 ‘조련’과 그에 대한 성취감만이 깔려 있는 책이라면, 이 책은 세상에 나올 이유가 없었겠지요. 책의 기본 주제는 처음 하는 부모 노릇,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랍니다. 추아는 책에서 밝힙니다. 이 책을 쓰는 과정이 자신들 모녀에게도 하나의 ‘치료’가 되었다고요. 예전에 어느 정신과 의사분이 하신 말이 생각이 납니다. 아무리 부모가 자식에게 심한 말을 해도, 그 안에 사랑이 담겨 있으면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사랑받았다는 걸 느낀답니다.
    책이 너무 비난만 받는 것이 안타까워서 써보았는데.. 음.. 비난하기 전에 편견을 벗고 좀 읽어보시면 좋을텐데요.
    저는 다행히도 참 운이 좋아서, 생의 결정적인 순간들마다 부모님으로부터 다정한 말들을 꽤나 들었지만.. 사실은 평소의 그 침묵 너머의 깊은 애정을 읽을 줄 아는 힘이 아이에게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표현해야만 아는 건 아니니까요.    

  10. 꿈꾸는자

    2011년 2월 11일 at 5:01 오전

    (재 댓글 1)

    곽기자님의 지적을 받고 일단 샘플을 다운받아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와 같은 이민자로서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책을 사서 더 읽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내키지는 않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와의 관계에 있어서, 특히 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절망하고, 분노하며, 상처입어 왜곡된 삶을 살게되는 것은 자기 부모가 언어적으로 표현은 안해도 자기에 대하여 깊은 사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부모님의 헌신과 사랑을 깨달아 안다고 하더라도, 사랑받아야 할 사람으로부터 "쓰레기"라는 말을 들을 때 상처를 받는 것이지요.
    혹은, 아무리 "널 사랑하니까 그러는거야" 라고 하면서 좋은 말로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 준수를 웃으면서 요구하더라도, 부모의 잘못된 가치관은 아이의 영혼에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히기도 합니다.
    특히 제가 기막히게 생각한 부분은 "I wanted her to be well rounded and to have hobbies and activities. Not just any activity, like “crafts,” which can lead nowhere—or even worse, playing the drums, which leads to drugs—but rather a hobby that was meaningful and highly difficult with the potential for depth and virtuosity."

    이거 참 기막힌 말이 아닌가요? 그 예일대 선생이 가지고 있는 편견과 오만이라니… 북치는 자는 다 드럭 정키가 된다? 그럼 교회 예배때 드럼치며 찬양 인도하는 형제는? 중국 엄마는 서양 엄마보다 낫다는 은근한 교만은 이미 지적하셨고, 뭐 맘엔 안들지만 그냥 넘어 가기로 한다해도, 수놓는 딸이 피아노 잘치는 딸보다 못하고 아무짝에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가치관 그 자체가 위험하지 않은가요?
       

  11. 꿈꾸는자

    2011년 2월 11일 at 5:02 오전

    (재 댓글 2)

    성경 요한복음 3장에 니고데모라는 유대인 지도자 (혹은 선생)과 예수님의 대화가 나옵니다. 추아 교수의 이야기를 맛뵈기로만 읽었지만, 니고데모 생각이 나더군요. 니고데모처럼 그 분도 여러가지 훌륭한 성취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은 영,혼,육의 혼합적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세상적인 관점과 혼과 육의 영역에서만 보면 바늘들고 수나 놓고있는 것 보다는 피아노를 멋지게 치는 것이 더 나아보일 수 있겠지만, 사실 어떤 여자 아이가 피아노를 잘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이나 인류의 선을 위하여 무슨 큰 득이 될것인지… 고통중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는 그 손이 피아노를 그치고 다가와 물 한 잔이라도 건네는 것이 사랑의 실천이 아닐는지요? 그런 삶은 시혜를 베풀듯 가진 자의 오만으로 스스로의 편견의 벽을 넘어 가는 태도가 아니라 주변의 못한 사람, 쓸데 없는 사람,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의 삶의 수준에 까지 내려가는 "눈길의 낮아짐"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을테니, 사랑하는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아이에게 길러주지 않고, 싸워서 이기는 "싸움꾼" 으로만 아이를 길러낸다면, 절대로 그 아이는 그렇게 조건없이 베푸는 사랑의 실천은 할 수 없을 것이고, 세상은 더욱 각박해질테죠. 당사자의 눈길이 거기 미치지 못한다면 이렇게 짖어대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만…
    작은 딸을 추운 밖으로 내 몰았을 때, 그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다시 들어오기를 거부했는지 아마도 그 엄마는 죽을 때까지 모를 겁니다. 세살짜리 그 아이의 마음 속에 그 순간에 꽉채워져 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모른다면, 그 엄마의 육아 성공은 정말로 강정에 불과합니다.
    전반적으로는 이 책보다는 이 책에 대한 곽기자님의 서평이 더 훌륭했었다는 느낌이고 (반대 급부를 기대하지 않는 아부임^^), 사람에게 가장 상처를 주는 것은 바로 가족이며 가까운 사람들이므로, 이 책을 통하여 가족에게 더 잘하자는 생각이며, 사랑은 더 많이 표현하며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최근에 조선일보 기사를 보니 한국의 아버지들이 늙은 다음에 느닷없이 딸에게 "사랑해" 했다가 뜨악한 면박을 받는 일이 있다데요.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평소에 사랑도 표현을 해야 그런 면박을 안받게 될테지요. 일평생 "말로 해야 아냐?"며 사랑은 속에만 꽁꽁 숨겨 뒀다가 자기 생각이 바뀌었다고 느닷없이 "사랑해" 하니, "왜 이제와서?" 혹은, "엄마한테나 잘해" 등등 차가운 반응을 보게되는 거겠죠.
    사랑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질식되었는지…
    중국 엄마보다는 중국 음식이 더 내게는 맞는 것 같아서, 그 책 살 12달러 99센트로는 새우넣고 볶은 중국 국수나 사먹어야 겠어요. (너무 육신적 차원에만 머무는 절망적인 모습?)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건강, 건필하시길.
       

  12. 곽아람

    2011년 2월 12일 at 1:34 오전

    꿈꾸는자님> 아이고, 끝까지 함 읽어보세요. 끝에 반전이… 근데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여기 대놓고 쓸 수가 없어요… ㅠㅜ 그리고 감사합니다 ㅎㅎㅎ 책보다 서평이 훌륭하다고 해 주셔서. ^^   

  13. 전자맨

    2011년 2월 16일 at 8:05 오전

    이런 기억은 있지요.
    이 여자가 이 일로 뉴스에 오르기 이전에, ‘제국의 미래’ 그 책을 보고
    "이 책의 저자는 참 인성이 안 된 사람이구나"하고 느꼈었던…   

  14. 전미애

    2011년 2월 19일 at 8:45 오전

    <장자>, 추수편에 이런 얘기가 있다.
    호숫가에서 장자가 말했다.
    “피라미가 나와서 한가롭게 놀고 있으니
    이것이 물고기들의 즐거움이겠지.”

    혜자가 말했다.
    “자네는 물고기가 아닌데,
    어찌 물고기의 즐거움을 알 수 있나?”

    장자가 말했다.
    “자네는 내가 아닌데, 어떻게 내가 물고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물고기가 정말 즐거운 것인지 장자가 모르는 것처럼
    혜자 역시 타인인 장자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게 없다.

    사실 우리는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이 즐겁게 노는 것인지,
    좋아하던 짝과 헤어져 슬퍼서 이리 저리 방황하는 것인지,
    먹이를 먹고 난 뒤에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운동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저 우리 맘대로 해석할 뿐이다.

    어디 물고기뿐이랴,
    참새가 짹짹거리는 것도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
    새들의 소리인지, 짐작은 할 수 있어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

    웹서핑하다가 우연히 읽은 글귀인데 너무 와닿아서 종종 떠올리는 글입니다.

    안녕하세요? 곽기자님 글을 좋아해서 업데이트 될 때마다 꼭꼭 와서 읽는 ‘애독자’
    랍니다^^ 저 역시 엄하고 고지식하신 아버지와 상냥하고 ‘자유방임주의’ 어머니 사이
    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으며 사춘기를 보내고 이제 30대에 접어들은 사람으로서..

    사실 자라면서 부모님의 양육방식이 저완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회 생활을 하면서 (특히 사회생활의 힘듦을 경험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고,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를 이해하게 되었지 사실 제 입장에선 아버지와
    어머니가 하시는 행동이나 양육방식이 답답하고 힘들게 느껴졌던 적이 많답니다.

    그저 그때 부모님의 행동들도 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랑의 방식이겠지..
    나이가 들면 그렇게 역으로 자식이 부모입장에서 헤아리고 이해하게 되는 때가 오는것
    같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의 의도를 완전히 알 수 없는거 같아요. 그저 내 입장에서 내 관점에서
    받아들이고 해석할뿐.. 다만 그 해석하는 과정이 긍정적이라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
    날 것이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면 상대방이 아무리 사랑을 주어도 나에겐 ‘미움’
    으로 느껴지겠죠..^^

    리뷰를 읽으면서 추아가 이해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자식이 부모의 트라우마나 열
    등감의 산물이 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책..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