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논산훈련소

116육군병원을가다.

M1소총은총구와외부모두분해하여철저하게수입(세척)하고정돈시킨뒤전중대원이가볍고앙증맞은

칼빈M1및M2등복불복으로한정씩지급받아엮시기름칠하고닦고조이고손에읶혔다.

물론1,000인치영점조정도끝났고기록사격만하면2종의소총기본사격은마스터하게된다.

(칼빈M115발들이탄창이삽입되어있다)

칼빈소총기록사격장에서

앉아쏴4발,업드려쏴연속8발개인당12발을사격한다,

왼쪽가슴에비표X를표시한김XX를내왼쪽에자리잡아주었기에

나는이친구표적에최소한4발이상을맟추어주어야할책임이있었다,

김XX도그상황을알고있고

중대장님과내무반장과,그리고2명의조교까지도묵계적으로약속된것이었다.

이번사격은연속사격이므로시간내에8발을다발사해야했다,사격은시작되었고나는옆친구에게

총탄4발을달라고한후,부지런히내표적을향하여첯발을발사하고타켙을뚫어지게보았다.

오른쪽귀로는내총의노리쇠가후퇴전진하는소리가

찰캉~!하며가벼운스프링소리만들리고눈앞에서탄피는오른쪽으로튀어나간다

내총구에선전방으로검정색콩알이튀어나가는것이보이더니타켙의한복판으로사라진다.

이정도면사격컨디션이200%였다,방아쇠감각도좋고기분이나이쓰~~^^*

연속하여3발모두날아가는탄환이보였음은물론이것은4발모두블랙쎈터에명중한것이다….

옆을처다보며총알을달라고했다,그런데…

이친구봐라?단발사격은자신있단다,그래서자신이쏘겠단다,얼래?뭐꼴리는데로?…

할수없이나도다른훈련병들이사격이끝날때까지한동안그렇게거기에앉아있기만했었다.

(칼빈소총을앉아쏘는필자)

얼마후

"사격이끝난사수는발을모으고일어서~~"

하는통제소리에따라일어섰다.

"이번사격은4발4발연속사격이다~!,좌우사선준비된사수업드려쏴~~!"

4발을쏜후탄창을교환하여또4발을발사해야한다,저마다엎드려탄창을삽입하고

노리쇠후퇴,전진그리고사격이시작되었다.

따~당~따~당.땅~땅

사격장에칼빈의총성이울리며메아리처들려나온다

그런데,김XX이친구단발사격때점수기시원치않다고생각했는지사격중인나를자꾸부른다

"향도야~!나좀쏴줘아까한발도안맞은것같아~"

하며심지어는내왼발을자기발로툭툭건드린다,힘들여조준선맟추고호흡을멈추며한발한발

격발하는사람을옆에서건드리는데총알이제대로날아가기나할까?

짜증은나지만참고탄창갈고나머지4발을5초정도에탕탕탕탕~!몰아발사하고

왼쪽무릅을구부리고그의총을달라고잡았다,

그순간에이친구방아쇠에손가락을걸고있었는데….

좌우에서는따,따,따따당,따당..시끄러웠고.이친구의총열이내왼쪽무릅에부딛침을

느끼고속으로앗따거워!하고는무릅은보지도않고,한번쓰다듬고그대로총을받아

정신없이업드려3발을쏜후다시탄창을교환하고내옆이친구의표적에긁어댔다.

땅,땅,땅,땅!

그리고동시에

"사격이끝난사수발을모으고일어서~!"

소리와함께소총을거치대에걸고모두일어선다나도일어서고자발을모으는데

왼발이저리며구부러지질않아곧바로일어서지를못하고있었다,

몸을돌려왼무릅을보니아까부딛친무릅부분에바지가2cm정도가로로찢어져

빨갛게진흙이묻고젖어있었다.

땅바닥은뽀송뽀송매말라있는데…

내가꾸물거리고일어나지못하자근처에있었던중대장님이달려와내무릅을보더니

안색이하얗게변하신다.아마도오발사고로생각하신모양이다,

나는내심이부상이잘못되어중대사고기록으로남을까우려되기도해서

"중대장님아까급히엎드리다무릅이까졌나봅니다,"

라고또렷하게말씀드렸다,

중대장이한참동안나의눈을보고있다가말없이목에감고있던하얀타올로

내무릅을압박하여묶은후중대장의부축을받아일어섰고그렇게천천히걸어보니까

아무이상이없었다^^*ㅎ

ㅎㅎ내옆의이친구5발이명중,합격하였고나는의기양양하게찔뚝거리며귀대행렬속에섞여

군가를부르며중대로돌아가내무반장과중대의무실을찾아갔다.

병명이(슬계부슬관절찰과상및농양)별이상한병명도다있구나….^^*ㅎ

이일로하여중대장이다음날하루를훈련을쉬게하였고나는그날내가쏘아준친구

김XX에게왜내가총을받아서쏠때탄창에총알이3발만들어있었는지묻지도않았다

4발중에한발은어떻게된건가?혹시?하고궁굼해하면서도…

다음날의무실에들러치료를받으며들은말은내일대전으로후송을가야한다고한다.

훈련기간중잘씻지도못할뿐더러곪으면안좋으니시설좋은육군병원으로가서치료받은후

푹쉬고수료할때귀대하란다.

(그당시도군대는이렇게병사들을위한배려와제도가선진국못지않게복지화되어있었다)

이런,이런,나는아직수류탄,독도법,야간훈련각개전투등받고싶은교육과정이2주정도가

남았는데…안가면안되냐고물었으나허사…

칼빈사격이끝난다음다음날아침훈련장으로가시는중대장에게신고하며악수도했고

내무반장과동료훈병들의박수와격려를받은후였다훈련시작4주만에훈련소를나가는것이다.

이때왜나는눈물이안나왔는지지금생각해도아쉽다.

그날적십자무늬도선명한군용엠브런스가한대나를찾아왔다,

물론모든보급품과관물을W빽에다정리해놓았기바로떠날수있었다.

병적기록카드와입원의뢰서를받아들고보니

내병명이"좌측슬관절농양으로입원가료요함"이었다.

(116육군병원에서만난친구들가운데서있는친구는퇴원대기중,

왼쪽의친구는이..무슨이름인데

기억이안난다.무척정의롭고똑똑한친구들이었다,

나는왼발무릅을수술했기에무릅을

구부릴수가없어서사진이웃읍게나왔다.

빡빡빽구가40여일지나니머리도까맣게자랐다^^*)

116육군병원에입원한첯날

수류탄교장에서한조교가훈련병이던진수류탄중에불발탄이발견되어이를처리하고자

주워들었는데그순간점화가감지되어멀리던지려고전방을보니

훈련병들이산재하여있어

던지지못하고머뭇거리다머리위로든상태에서폭발한사고로오른손팔굼치까지

통째로잃어버리고입원한일로한동안수술대기실이어수선한것을보니

나는그야말로나이롱환자였었다.

육군병원에서얼마를지낸나는돈도떨어지고집생각도나고특히가족들모두가

보고싶었기에집에편지를썼다.

육군병원에입원하여쉬고있다고돈좀조금만보내달라고….

아직도추운3월초,극장앞에서냉차장사대신군밤장사를하는계절에집에

무슨돈이있으랴만………

엄마미안해~

피난살이20여년을진자리마른자리갈아주시며힘들게키워온7남매로인하여편할날없으신

어머니,그고웁던자태는까맣게그슬린얼굴에검은기미가가득하셨다,

군대보낸큰자식은태어날때부터병약하여죽을고비를숱하게넘기며근근하게

자라온터라사람구실을할까?하며가슴조리며지내왔건만,

어느새청년이되어그힘든군대를저혼자가더니간지두달도안되어

전선편지가아닌병원편지를받고보니,

병원에입원해있다고한다,어찌이런일이…

얼마나가슴이까맣게타시고안타까우셨을까?

아~이놈의팔자여~

이놈의얄궂은신세여~하며가슴을치고땅을치며신세한탄을하셨으리….

병원생활도3주가되며인제는환자중에제법고참이되었고처음부터나이롱환자라

이리뛰고저리뛰고이일저일부침성있게활동했더니40여명의ENT(이비인후과)병동

공급계를맡으란다.

하~!^^*이놈의감투복은팔자에타고났는가보다,

그럭저럭병원생활이만고강산유람하듯그렇게편할수가없었다.

급식은하얀쌀밥에매일고기반찬에후라이에우유에호식하며지내기를4주째될즈음..

어머니는기차타고버스타고인천서대전까지새벽에일어나셔서새벽밥드시고

무려7시간이나걸려서육군병원면회실에도착하셨다.

면회실에서초조하고불안한표정으로앉아계신모습을본순간

나의어리석음을다시한번자책하며나밖에생각안한아주불효막급한놈이라는걸

깨달으며넘치는부끄러움과수치심에가슴이뭉클하여이렇게중얼거렸다.

"엄마미안해~내가나만생각했어요"

어머니는어머니대로아침부터집안식구모두아침먹여내보내고집안정리하고

그리고극장까지걸어다니며좌판을펴고오전9시부터밤10시반까지뙤약볓과모진바람,

그리고눈보라속에서19공탄화로를껴안고10원20원씩냉차를팔아야했고

겨울엔군밤과오징어를팔아야우리8식구의입에풀칠이라도할수있는데….

왜나는이렇게힘드신어머니를오시게해야했는가?

여기오신오늘하루는두살아래인아우나다섯살아래인여동생에게노점을맡기고

오셨으리라…아버지와두동생은또얼마나걱정을하고있을지…

사실나는이제병원생활도몸에읶고매일쌀밥에고깃국으로호식하며잘먹고

병실에선공급계를맡아관리하며부족한것없이잘지내건만무슨돈이필요하다고

돈까지갖어오게하였을까?

과연내가우리집의장남이며부모님께서당신의장남이라고이름을불러줄만한자식될

자격이있는가?

아직도처음보는군대병원환경을어리둥절하게느끼는엄마는,

군대병원이라하면천막몇동친곳에군복입은의사와간호사몇명이왔다갔다분주할것이고

또피투성이된군인들이팔하나또는다리하나가없거나머리하나씩짤린젊은군인들의

고통과비명소리가시끄러운곳이고,

여기저기서총성이들리는곳으로알고있으셨을텐데..

최신현대식건물에하얀까운의많은의료진그리고위관계급장을달고있는

예쁜간호장교들이있는드넓은병원환경은꿈에도생각도못하신곳이었다.

그리고엄마앞에나타난못난아들놈이다리만조금쩔뚝거릴뿐얼마나잘먹었는지

하얀얼굴엔그많던버짐도없이뽀사시살이올라훤하게생겨서하얀이를들어내며

웃으며나타났으니,순간얼마나안도하셨을까?

100년한세상살기는모두가같을진데이놈의신세는왜이리힘이드는가?

(아기를안아주며졸고계시는어머니모습)

어머니는모든것이생각과전혀다른거대하고당당한육군병원의모습에많이놀라시고

또그안에서이렇게잘먹고잘지내는것을보는순간어떤생각을하였을가?

못나고병약한놈이군대입대한다고고집부리고쫄랑쫄랑가더니훈련기간도못버티고

병원에입원을했다하니역시내큰아이는다른사내들과어깨를맞대고

같이생활도못하고어울리지도못하는반등신,역시그정도일것이야~하셨을것이다…

나는참철도없는푼수가틀림없었다,

편지에이렇게썼어야했거늘…

"사랑하는아버지,어머니그동안안녕하셨습니까?…

그리고아우들아

그동안아버지어머니모시고잘들지내고있겠지?

못나고약한큰아들이며큰형은보람있게군생활을여유롭게하고있으며

오늘도씩씩하게훈련을마치고동료들과재미있게생활하고있답니다.

제걱정은하지마십시요.

(중략)……아무걱정마시고저없는동안동생들공부잘하고…..

아버지어머니건강하시기바랍니다,

보고싶은우리가족들모두큰아들이영광스럽게군복무를마치고전역하는그날까지

건강하고행복하시길바랍니다."

최소한이정도의안부편지여야했는데…

"엄마여기까지오는데힘들었지?다리는이제다나았고몇일있으면퇴원할거야,

너무걱정했지?편지할땐정말힘들어서했는데지금엄마얼굴보니

이젠아무렇지도않은데,괜히힘든엄마오라고한것같아,

엄마미안해….

그리고이렇게먼곳까지와줘서정말고맙습니다^^*

엄마를병원면회실에서간단히만나고따끈한국에식사도같이못해드렸는데

두달만에보는아들을뒤에두고다시먼길을허탈하게돌아가시는모습을

나는한동안정문에서바라보며눈물을흘리고있었다.

엄마는그먼길을또다시버스와기차그리고버스를타고통금이다되어서집에도착하셨으리라.

어머니에게비상금만1,000원정도만받았다.

집안사정을뻔히알면서양심상갖어오신돈3,000원을받을수가없었고그리고나는

그렇게많은돈이필요하지않을것같았기에어머니에게1,000원만받았던것이다.

어머니가왔다간후나의병세도완쾌되어5주차되는날퇴원을했다.

내기억으로는수용연대에서퇴원병력수송차량이와서같은날퇴원하는병사들과함께

수용연대배출대대로이동하여전에훈련받던23연대16중대백옥인중대장의배려에따라

내가훈련받았던그소속으로칼빈사격익일의교육일정에맞게배치되기로하였던것같았다,

그러기위해선후송한날부터계산하여42일차에다시복귀하면되므로배출대에서

6~7일만대기하면된다.

막군번을받은솜털이뽀송뽀송한장병들과한내무반에배속되어다시수용연대대기병이되었는데

나는훈련복과훈련화와작업모를착용한군인이었고솜털이뽀송뽀송한애송이들은모두

약3개월이늦은후배들이었다,

그날일석점호시에3개월선배이며군복을입은내가또다시제2의내무반선임자로지명되었으니

정말군대감투福하나는타고났다ㅎㅎㅎ

군대는참으로정말재미있다

진심으로맡은바책임과의무에전력을다하면확실히그만한보상이뒤따른다.

1주일간배출대대기소대내무반장생활을하면서솔선수범하며지시사항을철저히

수행하여나가는중에명색이부내무반장이라고뇌물(사제담배,비스켙,사이다,초코렛,빵등)이

가끔들어왔다.^^*

보통이런뇌물을받는재미도쏠쏠했고그래서나는비상금을안쓰고남길수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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