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아침,카브리니피정집에가서담아오다.8/13/05>
어머니!
까닭모를가슴앓이로
하얗게밤을지새운새벽녘에
골프길에있는
카브리니피정의집에갔습니다.
물오른수목사이로
새들의싱싱한지저귐들이
이른아침의고요를가로지르고
향긋한풀내음이가득한뜰에는
풀잎끝마다방울방울이슬이맺혀
밤새뒤척여헝클어진
내마음을반짝반짝닦아줍니다.
연보라색꽃무리가어우러져있는
성모상앞에무릅꿇고
어머니…
조용히불러봅니다.
당신을부를수있다는것만으로도마음벅차
환희로물결치는가슴은
뜨거운강물이되어
넘쳐흐릅니다.
생명의향기속에침잠하여
오랫동안당신과하나되어있다가
문득
깨달음하나.
거르고또걸러도
걸러지지않았던감정의찌꺼기와
비우려해도다비워지지않았던
자신과의싸움이
불면의시작이었음을.
이제,
세상이주는기쁨과슬픔,희망과절망,
내때묻은영혼의겉옷마저도
그뜨거운강물에모두떠내려보냅니다.
사랑하올어머니!
하늘에오르신성모님이시여,
거룩한삼위천주의복된찬미자여,
당신닮고자소망하여
깨끗하게닦아놓은내안의빈그릇에
당신사랑을가득채워주소서.
당신은총으로
다시새롭게태어나게하여주소서.
성모승천대축일을맞이하면서
당신의딸디아드림.
<피정집입구>
<지은지오래되어낡았으나아늑하고깨끗한본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