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BK팬이라니까
누가그랬다.
오호…어려운사랑을하고계시군요.
BK.
야구에대해서조금이라도관심이있는사람은
BK가누구인지를다알것이다.
미국의메이저리그에서당당히투수를하고있는운동선수김병현.
지금은콜로라도의록키팀에있다.
2001년월드시리즈때였다.
그때월드시리즈는BK가있던애리조나의다이아몬드백스와
뉴욕양키즈와의대결이었다.
7차전까지하는경기에서처음1차전부터다보게되었다.
그리고양키즈구장에서마무리로나가서양키즈의선수에게홈런을맞는것도…
바로그때쯤부터다.
내가BK를사랑하기시작한것이.
홈런을맞고그자리에쭈그리고앉아서고개를푹파묻고있었을때.
그의깊은나락의끝을누가알아볼수있었을까.
난그날밤잠을잘수가없었다.
자꾸만내가슴깊숙이그의아픔이파고드는것같았다.
야구를좋아하는한젊은이가말도통하지않는먼나라에와서
최선을다함에도불구하고남겨진기록으로인하여
수많은관중들에게야유와조롱을받아
숨을헐떡이며고통스러워하는젊은영혼이느껴져
밤새잠을뒤척였다.
넘어져서생겨난상채기를보면서아야!소리도못하고
눈물만줄줄흘리고있는어린아이가자꾸오버랩되기도하였다.
그리고나서부터난야구에열을붙이기시작했다.
나의유일한취미생활의시작!
32인치최신형TV를구입하고
케이블을설치하고
일년에한번씩MLBEXTRAINNING프로그램을구입하였다.
이것은10개의채널을갖고전미국의메이저리그야구게임만
계속중계방송해주고있는것이다.
해마다메이저리그가시작되는4월부터포스트시즌이있는10월까지
난야구에매여사는일상이되어버렸다.
부득이게임을볼수없을경우엔꼭녹화를준비해놓고
집을나섰다.
그가애리조나의다이아몬드백스에서
보스턴의REDSOX팀으로트레이드되고나서부터는
나의응원팀도당연히빨강양말로바뀌었다.
회사에서도지점장실로결재를받으러가서는
나누는대화가늘야구이야기였다.
그렇다고내가영어회화에능한것은아니지만
우린같은팀을응원하며죽이잘맞았다.
왜냐하면지점장딸의약혼자가보스턴출신이었기때문이었다.
또미국사람들치고야구를싫어하는사람은별로없었다.
BK가보스턴에서콜로라도로트레이드되었을때
그가웃으면서말했다.
이제너의팀은콜로라도이겠구나…
그러나천만이다.
난아직껏빨강양말을응원하고있다.
그팀의주장인제이슨베리텍을또좋아하고있으니까.
운동선수좋아하는것은몇명도상관없다고
내딸이나에게해준말이다.
물론BK가경기를할때엔그를응원하지만.
그런데
어려운사랑을하고있다는그말이맞는것같다.
요즈음BK가어렵게공을던지고있어서
그를바라보는내마음이아프기때문이다.
BK는내큰아이하고같은나이다.
그러니내가그를사랑한다는것은
어미가자식을내다보듯하는그런사랑인데…
난야구장에가는것보다는
집에서TV로중계방송해주는것을더좋아하기때문에
언제그를직접만나거나볼일은없을것이다.
어쩌면평생한번도만나지는못할것이다.
그럼에도난
그를응원하고
그가나오는시합은꼭챙겨보고
그를계속사랑할것이다.
내취미생활에없어서는안되는야구게임과더불어서…
BK힘내라!!!
첼로로듣는’러시안로망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