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걸기

그렇게슬픈눈으로바라보지말아요.

당신의그런눈빛은

이세상어디에서도찾아볼수없을만큼

애잔하여서

내가슴이다녹아내리는것같거든요.

내가처음당신을보았을때도

당신은그렇게

날바라보았어요.

기억나세요?

우리가어떻게만나게되었는지

당신의긴한숨이

멀리내곁에까지날라왔어요.

당신은그리고내옆에와서는

아무말없이그저

지금처럼바라보기만하였지요.

오늘도퇴근길에물리치료를받으러갔어요.

언제나처럼그젊은의사는

보조개가패이는웃음을지으면서

내오른손목에전기줄을꽂고

그위에핫퍁을가져다가올려놓았지요.

그리고는내맞은편에앉아서

말걸기를시작했어요.

나는치료에손목을맡긴채

그저빙그레웃는낯으로그의말을들어주었어요.

그는수줍은웃음을지으면서

이번주말연휴를맞아서

아이들을데리고TheHouseontheRock을간다고하더군요.

이것은위스컨신주에있는아주멋있는돌산입니다.

그러면서하루를그곳에서자고올거라고덧붙이더군요.

난그가유학생으로시카고에와서공부하다가

이곳에이민와서살고있는처녀를만나결혼을하고

지금은아담한집과

귀여운토끼같은두딸과

젊고참한부인이랑행복하게살고있다는것을알게되었어요.

내가물리치료를받는30여분동안

그가내건너편둥근의자에앉아서

의자를이리저리돌려가며

말걸기를해주어서알게되었지요.

벌써두달이나되어가잖아요.

제가이곳에치료를받으러다니기시작한지가.

난그가서울에서어떤학교를다녔고

그의부모님이아직도서울에살고있다는것도알고있어요.

그리고병원문을닫고집에돌아가서는어떻게지내고있는지도알아요.

아이들의숙제도보아주고

같이놀아도준다고그러더군요.

그부인이샤핑하는것을좋아한다는것도알고있거든요.

가끔씩치과병원을하고있는친구를찾아가서

맘을터놓고이야기를나눈다는것도알게되었어요.

그렇게말걸기를하면서

사람들은서로가서로를알게되나봐요.

어느날,

유난히무더운여름밤이었어요.

어디선가자꾸날부르는듯한소리를들었어요.

아무래도당신일것같아서

난당신을찾아갔었지요.

그때난보지말아야할것을보았어요.

당신이

피투성이가되어서쓰러져있었거든요.

그때난얼른되돌아나왔어야했어요.

그런데내의지와는상관없이

나도모르게

내손이당신을잡아일으켜세웠단말이에요.

그리곤

난당신에게처음으로말걸기를시작했었지요.

너무아파하지마세요.

이상처를내가깨끗하게닦아주고소독하여주겠어요.

그러면틀림없이곧아물거예요.

당신은아무말없이

그저날바라보기만했었어요.

그눈빛이너무나맑아서

난숨을들이킬수도없었거든요.

나도당신처럼그렇게피를흘렸던때가있었어요.

멈추지않는피를보면서

겁에질려밤새울부짖었던나를

당신의눈속에서보았어요.

그래서당신의상처에서눈을돌릴수가없었나봐요.

당신이너무힘들어보여서

당신이너무외로워보여서

자꾸말을걸게되어요.

그러면당신이조금은아픔을잊을수있을것같아서요.

그렇게말걸기를하면서

사람들은서로가서로를알게되나봐요.

TomBarabas/InnerPeace

PIEMO 해맑고귀여운꼬마숙녀는누군가요?
어쩜저리도곱게웃는지…

글속의인연..
만남과말걸기의사연이
참으로애틋합니다.느티나무님.

저도자꾸이렇게찾아와서는,
말걸기를하고있네요.
아주조금씩..좁혀지는느낌이든답니다.
거리가,워낙멀지요…^^2005/08/3115:4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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