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얼굴위로쏟아지는따뜻한느낌에눈을뜬다.

아침햇살!

동쪽으로난커다란창을통하여

눈부신햇살이온방안을비추어주고있다.

눈을뜬그상태에서

미동도하지않으며창밖을바라본다.

집앞에서있는커다란고목나무의잎새들이

햇빛에반짝거리며

아침바람에너울대는것들도창을통해서보인다.

그뒤로파아란하늘도보인다.

내가우리집에서제일아끼는시간이

이렇게아침햇볕이손에쥐어질듯방안에고루퍼질때이고

또저녁에어스름이찾아오는시간이다.

내방의소파에앉거나

아님편하게침대에누워서

아침이주는평화로운시간과

서서히어둠이내리는창밖을보는것이란!

어쩌면동쪽으로난벽면이

거의유리창이기때문에그맛이더하는지도모른다.

집안은아주조용하다.

혼자다.

그대로침대에누운채오늘할일들이무엇이있을까생각해본다.

그렇지.

성당에서하는한글학교에토요일마다나가기로되었지.

지난토요일에처음으로선생님이란호칭으로불렸다.

서무선생님000이라고쓴아래에

커다랗게웃고있는내사진이붙은이름표를목에걸고있었다.

토요일마다난선생님이되는구나.

꼬맹이들의웃음소리와더불어가꾸어나갈하루이다.

저녁엔엄마한테도들려야하고

또작은딸이집에온다고했는데….

일어난다.

커피를내린다.

아무래도오늘저녁에는운동할시간이안될성싶어

지금이라도집앞의공원을한바퀴돌아오는것이좋을것같아준비를한다.

운동이아니라아침산책이다.

커다란보온컵에옅게뽑아내린커피를담고집을나선다.

공원에는몇사람이걷고있다.

난걷기보단그냥한쪽에놓여있는의자에앉아

말갛게높은하늘을바라본다.

어느새구월이구나.

아침미풍이살랑댄다.

올여름은많이행복했던것같다.

그리고많은생각을했던여름이다.

그덥고도긴여름에열병처럼앓았던시간들

그러나

이젠웃으며이여름을보내줄수있을것같다.

시계처럼정확하게

늘빈틈없이움직여왔던나의일상이

올여름엔변화가있었다.

나자신전혀생각지도않았던일들이나에게일어났었다.

겉잡을수없이속에서끓어올랐던

글쓰기에의열정

또거의일요일마다가게되었던산행.

이두가지는이제껏살아온나의생활방식과는다른생소한것이었으나

그러기에더열절한마음을가지고달려들었다.

마치나자신에대한도전을받아내려는것처럼.

그러는동안나는내속에서꿈틀대는

삶에대한새로운희망에눈을떴다.

이제가을이가까이오고있다.

이새롭게맞이하는계절에

난그아름다웠던여름을웃으며보내줄수있어서좋다.

이가을에도

난내손안에움켜잡은시간속에서

열심한하루하루를보낼것이다.

<토요일오후에,성당의성모상옆에서>

QuelquesNotesPourAnna


NicolasdeAngelis,Gui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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