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30,2004.먼델라인신학교에서>
가끔
속이뒤틀어올라오면
찾아가는곳이있다.
우리집에서약30분정도하이웨이를씽하고달려가면
먼델라인이라는교외가나오고
그곳에아주커다란신학교가있다.
먼델라인신학교.
먼저신학교로들어가기전에
그입구에있는
모빌개스스테이션엘들려서
향기가그윽한모카커피를한컵산다.
그가게주인은한국인이고
가끔씩찾아가는나하곤이미친구가되어있다.
그리곤신학교를찾아들어간다.
들어가는입구부터내가슴은
조용히
아주차분히가라앉기시작한다.
수많은나무들이빽빽하게들어찬
거대한곳…
이곳을다돌아보려면
차로한시간을더돌아다녀야한다.
한가운데에있는호수는또얼마나아름다운가……
군데군데나무숲사이에있는
나무의자의정취는또어떠한가.
오솔길사이에아무렇게나나와서
거닐고있는사슴떼들은또얼마나사랑스러운가!
나는적당한곳에차를대놓고
한없이걷기를하거나
의자에걸터앉아
망연히호수를바라보기만할때도있다.
아니다.또있다.
십자가의길이아름답게조각되어있는곳에서
예수님께나의정성을드리려고
빙빙돌면서기도를할때도있다.
또서울에서손님들이오시면
내가제일먼저안내하는곳도이곳이다.
손님들은대개우리성당에오시는분들이다.
교구주교님,신학교총장님.
또방문하러오시는신부님이나수녀님들을
으레이곳으로모셨다.
그분들은제일먼저놀라시는것이
이신학교의크기이다.
예전부터내려오는자연이전혀손상되지않은상태에서
육중한신학교건물이들어서있다.
그건물의정교함,많은기숙사……
지금도이곳에는서울에서유학오신학사님들이
공부하고계신다.
이공부가끝나면사제로서품을받으실것이다.
먼델라인신학교주위를돌다보면만날수있는
바람소리,새소리,나뭇잎흔들리는소리.
풀내음,나무내음….
그모두가나와친구가되어
내가다시온전히일어설수있도록도와준다.
난,
그래서이곳이좋다.
가슴이터지는날,
울분을토하고싶은날,
소리쳐울고싶은날,
그런날엔이곳에온다.
그렇게한참을있다보면…
그러면
어제도있고,오늘도있고,내일도있을
그분이날
감싸고어루만져줌을느낀다.
<Oct.30,2004.먼델라인신학교에서>
TheDayAfterYouLeft/LeeOsk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