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별처럼 흘러가는 거야…

내앞에는여러종류의갈래길이있어….

내가두려운것은

잘못들어선길인줄알면서도방향을틀지못하고

계속걸어가게되는이기심이야….

일주일전에저녁식사에초대받았습니다.

토요일인오늘

분명히오늘저녁엔많은사람들이

거의다부부동반으로모여들것입니다.

난혼자서다니기시작한뒤부터

될수있으면그런자리는피하여왔습니다.

그런데그집의부인이떠올랐고,

그리고가야만한다는쪽으로마음이돌아섰습니다.

어스름이내린저녁에,

이메일로받아든주소를가지고

그집을찾기란어렵지않았습니다.

시카고에서30여년이넘도록살아온그집은

이미성공한사람답게

좋은동네에자리잡고있었습니다.

여러종류의나무들이그동네를감싸고있는중에서도

그집은유난히나무가많았습니다.

난나무를많이가지고있는집을보면

편안해보여서무조건그런집을좋아하는편입니다.

활짝열어논차고안에는

두대의오토바이가보였습니다.

아하…저오토바이로부인을옆에다태우고콜로라도덴버까지

갔다왔다는거였구나……

작년봄에부인의친구딸이콜로라도덴버에서결혼식을하는데

같이가는조건으로그남편이오토바이를타고가야한다고한것입니다.

부인은할수없이승낙하였고

10시간이넘는거리를오토바이로달려갔었다는이야기를듣는순간,

전그대로뒤집어져서데굴데굴굴렀었답니다.

장성한두딸이따로나가있기에달랑부부끼리살면서

여행용밴도2대나있고,

또승용차도2대나있으면서말입니다.

단지오토바이를타고싶어서그장거리를부인을옆에다태우고달리다니

그집주인은스포츠광일정도로여러가지운동에심취해있는사람입니다.

마라톤의선수로,철인경기의선수로,또스키도아주잘타고

암벽타기와오토바이를즐기는사람입니다.

지난여름어느날에DevilsLake에서산행후에수영을하였을때,

난배영을하면서적당히따뜻한호수의물을등에대고

하늘의구름과놀고있을동안,

그는그큰호수를한시간이나걸려서수영으로건너가기도하였습니다.

이제곧육십이되어가는그사람은

시카고에서사는동안이모든운동에얼마나적극적으로참여하여왔는지

옆에서많은사람들이감탄을하고있기도합니다.

물론자기가하는사업도열심히하면서말입니다.

벌써그집에는많은사람들이모여있었습니다.

커다란테이블에음식들이잘차려져있는데도

부엌에서는여러사람들이분주하게왔다갔다하고있었습니다.

그부인에게줄려고

진홍색장미두다즌을사가지고간나는

얼른그부인에게안겨주었습니다.

방사선치료를받느라고

머리카락이다빠졌다가새로자라기시작하여

스카프를두르고있던부인의얼굴이활짝밝아졌습니다.

아이.그냥오셔도되는데…

어려운병치레를하는사람인데도

그얼굴이너무맑아보이고예쁩니다.

나는지난사월에산행을시작하면서이부인을알게되었습니다.

만나자마자우린가까워졌지요.

나는지적이면서도우아한그부인에게서

진짜사람냄새를맡았었습니다.

머리카락이다빠졌었어도,

병이주는고통의흔적으로쳐진얼굴이주름살로덮여가도

그래서그부인은아름답게보였습니다.

그부인은나와동갑입니다.

뒤뜰테라스에는벌써가든파티가시작되고있었습니다.

사람들과악수하며

건네주는맥주병을받아든나는

갈증에탄사람처럼깊게들이마십니다.

별난취미를가진주인의집답게

테라스주위에는수많은별초롱이색색으로달려있어서

까만밤에아주멋있게흔들거립니다.

고기굽는냄새,

옥수수굽는냄새,

기분좋게웃는목소리들이밤하늘높이날라가고있습니다.

그집부인을위해서누군가가피아노를연주하겠다고하기에

잠깐동안깜작이벤트가열렸습니다.

모두들안으로들어가거실주변에모여앉았습니다.

‘사모님을위해서못치지만,들려드리겠습니다.’

나보다두어살아래되는한부인이피아노의건반을두드립니다.

쇼팽의왈츠곡Moderato가흐르기시작합니다.

그부인의남편이눈가를짓누르는것을보았습니다.

내가슴도아파옵니다.

벽에걸린커다란사진이눈에들어옵니다.

부부가활짝웃으면서부르스를추고있는사진입니다.

곡이끝나자누군가가앙코르를말합니다.

잠시침묵가운데

엘리자를위하여가거실안의공기속을떠돌아다닙니다.

박수소리가온집안에울립니다.

나는테라스난간에기대서서

지난가을에폐암4기란병명을갖게된그집부인과함께이야기를합니다.

뒤뜰에는유난히많은나무로덮여있어서

밤기온에나무에서뿜어나오는향이아주진하게날라다닙니다.

나는그집부인의눈을들여다보며이야기를나누다가

갑자기가슴속깊이에서부터치밀어오르는

뜨거움으로

얼른얼굴을돌려서밤하늘을쳐다봅니다.

깜깜한밤하늘에는별들도많이떠있습니다.

우리는저별처럼흘러가는거야.

우리네인생이그런거지뭐

ChrisSpheeris/Car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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