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Photobysni629(sni629)

아홉살쯤되어보이는소녀

단발머리를나폴거리며길을장난치듯걷는다.

햇살이눈부신오월어느날

엄마가정성스레다려준무명원피스가

걷는듯뛰는듯하는종아리위에서출렁거린다.

그러다가

발을잘못디뎌길옆의도랑물에빠진다.

살갖의깍임보다도

흐뿌연물에더러워진원피스가눈에들어와

얼굴을실룩거리며

울음을떠트린다.

양머리를가지런히묶은여중생이있다.

산동네에서살기때문에물이귀하여

지게를많이진다.

지게끝물동이에물을담고도

산등성이를잘도탄다.

길어온물로밥도짓고

이불호청도척척빨아낸다.

산동네가게보다조금싸기때문에

산아래동네에서연탄을사서지고산을올라온다.

그리고

그남는돈을모아서책을산다.

그즈음엔

밤에잠을자기전에벼개에얼굴을묻곤

꿈을그렸다.

캄캄한어둠만이있는곳에

하늘이보이고,

별들이보이고,

그곳에서나는밤마다날아다녔다.

행복한꿈…

그러다가잠이들곤하였다.

아름다운시절

꿈이많은시절

늘웃음이얼굴에피어오르던시절

고통으로방황을하기도하던시절

그리고日常의사소한부딪힘마저도詩가되었던시절

누구나20대는황홀한추억이있다.

오랫동안잊고있었던나….

누구의아내가아닌,

누구의엄마가아닌,

순수한내가걸어왔었던과거의길은

이제흑백의순간으로닫혀져야한다.

그대

아직도꿈꾸고있는가!

山처럼.到衍(ph1961)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