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에 관한 斷想

늘티가나는나무,

느티나무이름의유래라고한다.

우리농촌의전형적인모습은마을입구에크게서있는느티나무를볼수있는것이다.

느티나무는생김새도잘생긴나무일뿐더러키도크고,몸도좋고,귀티도줄줄흐른다.

특히가을에는느티나무의불그레한단풍빛이황갈색에서자주빛까지바뀌는데

느티나무잎은더없이다양하고화려하며또한기품이있다.

나는어려서부터서울에서자라났었지만,

운이좋게도-이렇게표현하는것이정확하다.정말운이좋게도시골에서잠시지내게된적이있다.

초등학교5학년여름방학을맞아시골할머니집에내려갔다가그만그정원생활에빠져들었다.

그래서여름방학이끝나고도서울에올라가지않았다.

그당시엔중학교를갈려면입시시험을합격해야했었기에갑자기시골에서지내겠다는나를

아버지와어머니가번갈아시골로내려오셔서서울로올라갈것을종용하였으나

결국은내고집을꺽지못하시고그냥서울로올라가셨다.

지금돌이켜보면어떻게그런고집을부렸었는지고개가갸우뚱해진다.

밤이면호롱불을키고,아이들과같이마실을다니고….

한겨울밤에는땅속에묻어두었던고구마와배추뿌리를깍아먹기도하였고

추수가끝난뒤엔빈논에서이삭줍기를하러다니기도하고

저녁노을이지는들녁을한없이걷기도하고…

논에서메뚜기를잡아다가커다란가마솥에넣고볶아먹기도하고…

초등학교를졸업할때까지지낸일년반의기간은나의일생중에서황금시기라고할수있을정도로

아름다웠던시간이었고,지금도그리움의시절이다.

그래도서울에올라와서부모님이원하시던중학교에좋은성적으로입학을하여서부모님께효도는해드렸다.

그때그시골마을입구에커다란나무가있었는데바로느티나무였다.

지금도기억이나는데그나무한가운데에는크게구멍이뚫려있었고,

그구멍속을들여다보며장난을치며놀았던기억도새롭다.

그리고그속뚫린느티나무를떠올릴때마다그때같이살았던할머니가생각나고

그할머니가살았던인고의세월,긴애달픔의삶이지금도가끔나를흔든다.

봄이오면연록색의고운새순이돋고,햇볕이내리쬐는한여름이되면그많은가지마다

짙푸른녹음을더해시원한그늘을만들어주고,가을엔고운단풍으로계절의깊이를더하다가,

눈내리는겨울가지위에흰눈을얹어보는이의마음을따뜻하게만들던느티나무.

그옆으로는정자까지있어서우리들의놀이장소로는최고였었는데….

나는지금도어떠한종류의나무든지무조건나무를좋아한다.

그래서가끔씩퇴근할때라든지,아니면시간이될때마다

지나다니다가보이는공원으로차를몰고들어간다.

다행히이곳에는곳곳에공원이있고,또공원옆으로는호수도있다.

처음부터끝까지차로울창한숲을빙돌다가나올때도있고,

어떤때는호수가로나와서앉아있다오기도한다.

그냥,

그렇게자연속에있다가나오면마음이편하기때문에나혼자즐긴다.

내가블로그의내이름을느티나무라고한것도그런옛추억이있어서이다.

문득강신재의<젊은느티나무>속이야기가떠오른다.

그에게서는언제나비누냄새가난다…

주인공숙희가현규에게서나는비누냄새를통하여오월의신록과같은

건강한젊음과청신함을느끼듯이…

나도내삶안의느티나무가언제나단정한잎새로아름다움을빛내면서

단아한자태를뽐낼수있도록나자신을더욱연마하여야겠다.

Hiko-AKissUnexp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