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널 보내고 싶지 않은데….

<2층창가에서….밑의사진은나무만확대해서찍은것입니다.11/6/05>

유리창밖으로보이는나무잎들의노오란색이

아침에간간이내린가을비로더선명하게보입니다.

유리창아래로는

선인장이아주무성하게자라났습니다.

저선인장도처음엔몇줄기였던것이저렇게무성하게….

조금만뿌리가나온것을다른화분에옮겨심어도

강한생명력으로저렇게새끼를치고또치고…

제가4년전에바느질을하여만들어서걸어놓은커텐.

조금무늬가어색하지요?

그래도저천을며칠씩돌아다니며고른다고골른것입니다.

안에다하얀망사천으로한겹했지요.

여름엔하얀커텐만살짝….

그리고겨울엔창틈으로바람이많이들어올같아서이중커텐을내릴려고…

그렇지만일년열두달커텐은창가에저렇게걸쳐져있기만했답니다.

유리창을통해서보이는나무가보기좋아서였지요.

봄에는마른가지위로하나둘씩돋는새싹들이자라나는모양을보는재미로,

여름엔무성한나무숲이주는평화로움을즐겨바라보는마음으로,

가을엔이렇게예쁘게물들어서새파란하늘위에춤추고있는나무잎들과속삭이느라고,

겨울엔그저스산하게불어제끼는바람에잔가지가휘고있는것을보느라고…

혹은하얀눈이잔설가지위에앉아서햇살아래눈부시게반짝이는것을보고싶어서.

오늘은에니카를보는일요일.

제몸의컨디션이조금안좋은한가한오후,

창밖으로보이는단풍색에홀려서

기어이에니카를앞세우고집앞을한바퀴돌고올까하고

집을나섰습니다.

상큼한가을공기속에서집집마다서있는나무들의잎새들이간혹바람에휘날립니다.

떨어지는나무잎들이소녀의머리와어깨위를스쳐길바닥에눕습니다.

그낙엽위를동그란비닐가방을어깨에매고

사뿐싸뿐걷고있는에니카가참으로사랑스럽게보입니다.

걷다가잎새하나를주워들고

"엄마.퍼플"합니다.진갈색의나뭇잎….

조금전에는"엄마,엘로"하고자기가방에집어넣었거든요.

앙증맞은손으로잎새를들어서보이더니자기가방에조심스럽게밀어넣습니다.

그러더니또한옥타브올라간목소리가튀어나옵니다.

"Lookatthat,엄마.happyface!"

하늘의뭉게구름이정말웃는얼굴처럼보입니다.

하하하…아침부터두통으로찡그려있던저는비로소큰소리로웃습니다.

어린이가바라다보는순수속으로함께여행합니다.

에니카..나한테엄마라는호칭으로부르는세살짜리기집애.

이세상에서제가제일사랑하고,또우리가족에게’희망’이란말을선사한아이입니다.

저는일요일저녁마다에니카하고놀아야만합니다.

그애엄마아빠가일요일저녁에일을하기때문입니다.

그리곤그애아빠가밤12시쯤에데리러옵니다.

보통그때까지잠을안자고있던아이는저한테입맞춤을해주고,커다랗게안아주고…

그리곤"Iloveyou,엄마."하고는자기아빠품에안겨떠나갑니다.

집주위를한바퀴돌고돌아왔습니다.

이제어둠이조금씩내리기시작합니다.

창밖으로아직도선명한노오란색을입고있는나무를보면서

조용히혼자서말합니다.

"아직이대로널보내고싶지않은데…곧떠날때가오겠지만,

가을아…할수만있담널놓아주고싶지않아."

DarbyDevon-TogetherWe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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