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안개가자욱히내려앉아있는가운데비가내렸습니다
현관을나서면서정성스레손질한머리에빗물이떨어질까봐차고까지잰걸음질을하였지요
오늘점심식사에초대받았다고했잖아요
지사장님께서지난달에처음으로임명된Web-Reporter들과같이점심을하잔다는메세지를
받았을때는정말쑥스러웠지요
지난번에회사의크리스마스파티때사진을찍는등수고했다고겸사겸사해서자리를마련한다네요
하하하…전그날모처럼미장원에가서머리를올리고그린색파티복을입고갔었거든요
사람들이모두깜짝놀라더라구요.이쁘다나?하긴…첨으로머리를올려보았으니까요^^
여자들은거의가어깨선을드러내는끈만있는드레스를입었었지요
수잔이내게달려들어서제겉옷을벗길려고했지만전도저히자신이없어서도망치기도했거든요
하지만내년파티때는저도끈달이파티복을입을까해요^^
그날은모두다뽐내듯이차리고왔기때문에다들선남선녀로보였었지요.
저하고캐리는이리저리사람들을헤치고다니면서열심히사진을찍었답니다.
제가처음에Web-Reporter로일해볼의향이없냐는제의를받았을때는많이망설였답니다
무엇보다도영어로작문을할자신이없었기때문이었습니다
저를추천한사람이자꾸권했습니다.한번해보시라고…재미있을거라고…평소에쓰는것처럼하면된다고…
그런데150여명직원가운데서3명을뽑았다며같이일할사람의이름을들었을때는마음이놓였지요.
수잔하고캐리였는데이두사람하고는가깝게지내고있었기때문이었습니다
더군다나캐리하고는지난번에같이켈리포니아출장을갔었고,또그곳에살고있는캐리의아저씨덕분에
PacificOcean에다맨발을적실수있었잖아요.
늦은밤에캐리아저씨의픽업을타고한시간이나달려서모래사장의길이가10마일이나된다는
HuntingtonBeach에맨발로뛰어들어가서새처럼팔을벌리고사진을찍었던것을보신기억이나시지요?
전그때밟았던모래의차갑고도부드러운느낌이슬그머니느껴지는데요.지금…..
그리고수잔은늘저만보면활짝웃으면서인사를나누고농담을자주하곤합니다.
뭐…제가이회사의베스트드레서라나?
하지만잘아시잖아요.제가사치스러운여자가아니라는것을…
그리고옷을사러백화점에가더라도이미한계절이끝나서세일코너에있는곳에서만골라서산다는것도…
그렇게한철지난옷을여러번다운되어서싸게사서입고나가도다들멋있다고하니까…
성당에서나회사에서나…아마도유행에민감하지않은이곳의사정도한몫할껍니다.
오늘갔던식당은베네강스였는데참즐거운식사시간이였답니다.
전그릴밋로푸를시켰어요.곁들여진호박,양파,버섯등의야채까지도적당한크기로썰어서구웠고
양파후라이를특이하게하였더군요.베이크된감자도맛있었구요,고기도아주연했어요.
모두7명이서담소하면서식사를할때제가어떤느낌이었는줄아세요?
아..참좋다..그거였어요.
이렇게인정받으면서…내소질을개발하면서직장생활하는것이참좋구나…
한번생각해보세요.제가몇살인가…
그렇게나이가많음에도젊은사람들하고같이어울려서일한다는기분은당사자가아님잘모를꺼예요
더군다나젊은지사장님께서새해들어서처음으로직원들과식사자리를마련한자리가Web-Reporter
라고하여서우리모두는기분좋게웃었답니다.
유쾌한점심식사를끝내고사무실로돌아와서는퇴근할때까지정신없이바쁘게일하였어요
요즈음많이바쁘거든요.신년초에며칠쉬었더니일도밀려있었구요.
퇴근할때쯤에는눈이많이피로하더군요.하루종일컴을들여다보면서숫자랑싸웠으니까요.
그리고한시간을운전해서집으로돌아왔어요.
여느때처럼우편함에서우편물을꺼내고,열쇠를열고집안으로들어섰어요.
아무도없는집이오늘따라휑하더라구요.
아들은친구랑저녁을먹고온다고했거든요.요즈음방학이라서놀러다니느라얼굴보기도힘들어요.
거실을거쳐제방에들어오니까창가에무심히앉아있던선인장더미들이초록빛깔웃음을띠고반겨주더군요.
한동안또버릇처럼창가에서서어둠이짙게내려지는창밖을내다보았어요.
어둠이깃들어오기시작하는저녁…은어떤땐견디기가힘들어요.
그런힘든저녁시간을맞으면마음이자꾸흔들리거든요.
내마음이날아서멀리여행을떠나가는것같아요.
붙잡을려고안간힘을부려도잘안잡히거든요.
오늘이바로그런날인가보아요.
낮엔점심도잘먹었고…일도미친듯이하였고…그랬는데…왜이러는지모르겠네요.
얼른저녁을지어서먹고헬스클럽에수영이나하러갈까보아요.
수영도하고스파에도들어가고…스팀방에도들어가서편하게누워있어도보고…
그렇게하면서몸을움직여보면이마음을달래볼수있을까요?
자꾸만당신을향해흔들리는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