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이란 숫자속에 녹아든 사랑과 행복

자기의속내를가장깊이보여주는나목….너의옆에있는나도나목이란다.

너는저파아란하늘에게어떤말을하여주고있니…

내방소파에앉아서읽고있던책을덮고서일어났습니다

나는지금다음녹화를위하여공지영의<우리들의행복한시간>을읽고있는중이었고

방금책을덮기전에읽었던부분은주인공인사형수윤수가고아원에서자기동생인은수와

지냈던이야기가쓰여진블루노트08번을읽고있었습니다

거기에는두형제가고아원에서매맞을것을피하기위해서고아원을도망친날밤,

서울의밤거리를걷고있었는데배가고팠고,추웠고,그리고암담했다고쓰여있었습니다

그부분에서더이상읽을수가없어서책을덮었습니다.

후…한숨을내쉬면서창가로다가가하늘을올려다보았습니다

구름한점없는겨울하늘은맑고투명하였습니다

방금읽고있던책으로부터전해오던절망감으로인하여가슴에깊은통증을느낀내자신에대하여

무참하리만큼파랗고아름다운하늘이었습니다

하늘을바라보다주섬주섬옷을갈아입고오리털잠바를걸치고털목도리를목에두르고

털장갑을끼고바지위에반부츠를신고는밖으로나왔습니다

쌉싸름한바람이조금일렁이는오전의겨울은걷기에안성맞춤인햇살이내려있습니다

나는집에서조금떨어진공원을한바퀴돌아올양으로걸음을옮겼습니다

솔직히말씀드리자면나는요즈음글을쓸수가없었습니다

내블로그의전체게시물의숫자가98을가리킬때부터약간겁이났습니다

처음시작할때는그저내가살아가는이야기를담담하게써나가보자하고시작하기는했었지만

그동안많은사람들이찾아와서읽고간내글의말들의씨가어디서어떻게뿌려지고날아다닐지…

어떻게읽혀지고있을지…그런생각들이

불현듯가슴에자리를잡아버리기시작한것이바로98이란숫자가보이기시작한뒤였습니다

그래서글을올리지못하고있었는데가까운이웃이내안부게시판에다가자물통을걸어놓고는

"바쁘신가봐요.새글이올라오지않고있네요…."해서얼른도종환님의詩를하나올렸습니다.

그랬는데어제는또다른이웃이안부게시판에다가글을남기기를

"어디아프십니까?요즈음통새글이안올라오네요"하고역시자물통을걸고써놓았습니다.

새삼나를생각하고기억해서찾아와이렇게안부글을남기는이웃들이있음이감사하면서

그들이저에게보여주는사랑을들여다보는순간에마음이뭉쿨하여졌습니다

그래…나는혼자가아니구나.친구들이,이웃들이있지….

내가처음으로글을써서올렸을때의감정을나는아직도잊지못하고있습니다

작년7월중순경에위스컨신의Devil’sLake라는곳에산행을다녀온다음에

<산에다녀왔어요>란제목으로첫글을올렸을때의그수줍고떨리던느낌을….

더군다나그즈음봄부터나는바로저두형제처럼배가고팠고,추웠고,암담하였던시기였었습니다

그래서작년4월부터는주일날마다성당에서내가책임져야할봉사부분이있음에도신부님과수녀님께

"저앞으론주일날에산행을하고싶습니다.당분간토요특전미사에참례하겠습니다."라고말씀드리고선

왕복7시간을길에다깔고도착한산을무거운배낭을짊어지고묵묵한발걸음으로산행을다니던때였습니다

내마음을헤아려주시던신부님과수녀님역시그렇게하라며저의마음을편안케하여주시기도하였습니다

그렇게산행을하면서나스스로를견책하면그런춥고암담한기분에서벗어날줄알았습니다만

사실은하나둘글을쓰기시작하는횟수가늘어나고한달두달그렇게시간이흐르면서

점점그깊은절망감과지독한상실감속에서부터헤엄쳐나올수있었습니다

어떤때는밤새가슴앓이를하고난뒤에그다음날담담한심정으로글을쓰기도했었고

또어느순간에는가벼운환희속에서글을엮기도하였습니다

식어버린커피잔속에내눈물방울을떨어뜨리면서자판을두드리기도하였었고

기쁨이용솟음치는사랑스러운마음으로글을올리기도하였습니다

이제와돌이켜보니그러한아픔과기쁨과순수의시간속에용해되어글을쓸수있었고

또한그렇게함으로써완전히그속에젖었다나온순간순간들이있었으므로

나스스로그속에서헤어나올수있었지않았나합니다.

그리하여그지독한허무감과고뇌에서조금씩벗어나

언젠가부터는사랑스런눈으로나자신을바라보게되어있는나를발견하게되었습니다

그렇다면내가더이상글을쓰는데겁을내면안되겠지요?

이제껏써온것처럼있는그대로,느낌그대로,진솔하게사실대로쓰면되지않을까요?

피천득님께서는"수필은독백이다"하셨는데….

더군다나나는나혼자서그순간들을통과한것은아니었습니다

여기서나는성서에나오는중풍환자를떠올리지않을수가없습니다.

그중풍환자는그를어떻게든살리려는네명의사람들때문에예수님으로부터치유를받을수있었습니다.

사람들이너무많이예수님앞에모여있어서가까이갈수없게되자그들은지붕위로올라가기와를벗겨

구멍을내고병자를요에눕힌채사람들에게둘러싸여있는예수님앞으로내려보냈습니다

그러자예수님은그들의믿음을보시고그중풍환자를치유시켜주십니다

그용감한네명의이웃인지,친구인지…아뭏든그들이아니었으면그중풍환자는나을수없었습니다

내가하나둘….글을써서올릴때에한분두분…내게찾아와서이웃이되어준사람들이있었습니다

또나스스로원해서이웃이된사람들도있습니다.

그들이찾아와서내글을읽어주고댓글을달아주면서

같이느끼고…같이웃고…같이울고…같이기뻐하고…

그렇게이해하고위로하고사랑하여주는과정을거치면서나는내적치유를받을수있었습니다

그중풍환자를예수님께데리고간네명이있었듯이

나한테는소중한이웃들이있어서참깊고도맑은시간을같이지낼수있음이얼마나감사한지모릅니다

오늘따라새벽미사를참례하고왔기에이렇게산책을하면서아름다운시간을가질수있음도감사합니다

주일오전이라공원에는다니는사람들도없어조용하다못해무서울만큼정막합니다

나는아직도잔설이더러남아있는곳을밟아보기도하고

낙엽이수북이쌓여있는길위를콧노래를부르면서오랫동안걸어도봅니다

한참을걷다보니까가슴속이맑아지면서기분도좋아졌습니다

태양이부드러운얼굴로나를향해서웃고있습니다

이제는집으로돌아가서그읽다만책을계속읽어도될것같습니다

나는하늘을향해서두팔을활짝펴고크게숨을들여마셔봅니다

맑고싸한겨울의공기가가슴깊숙이들어와내가살아있음을강하게느끼게하여줍니다

아직내가슴에삶에대한뜨거운열정이남아있는한

나는가라앉지않고씩씩하게걸어나갈수있을것입니다.

사랑과행복으로충만한가슴을부여안고서…또새로운글을써나가면서…미래를향해서…

ErnestoCortazar-MyHeartWillG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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