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에서미시간호수로나가는길은수없이많습니다.
오늘은Foster에서나가는호수주변에서달리기하는사람들.또마당집에서장구놀이를하는사람들이
모두그쪽에서만난다는소식을전해듣고저도그쪽으로나갔습니다.
호숫가에도착하니새벽6시라서아직사위가캄캄합니다.
그래도일단호숫가쪽으로한번가볼려고차에서내리니찬바람이휘익불어오는가운데
철썩~철썩~하는물결치는소리가들렸습니다.
어저께아침에LakeGeneva에갔을때는꽁꽁얼어있었는데…
아…여기는마치바다같기에물이하나도얼어있지않았나봅니다.
물소리를들으니까캄캄한새벽인데도가슴속이싸아해지면서확뭔가가뚫리듯시원해졌습니다.
7시가넘어서야해가뜰텐데너무일찍나온듯도싶습니다.
다시차안으로들어가서커피를마시면서멀리희미하게모습을드러내는호숫가의하늘을응시합니다.
어제가오늘이고오늘이내일일텐데…
새삼스레해뜨는것을보러나온내가우습기도합니다.
사람들은그렇게무엇이든지주제를걸어놓고그주제를확인하기위하여애를씁니다.
어저께저녁에연로하신..그러면서도치매가약간있으신어머니께서
당신의증손녀인에니카하고즐겁게장난하고있는것을보고있을때작은딸이전화를주었습니다.
그애는겨울방학을맞아서사우스케롤라이나에있는미국인여자친구집에서같이연초를지내고있습니다.
엄마가생각나서…그래서꼭하고싶은말이있어서…전화했어요.
엄마..사랑해..이말하고싶었어요.4일날시카고로돌아갈꺼에요.
세배못드려서미안해요…
또어저껜서울에서책한권을비행기편으로보낸것을받았습니다.
수필시대2006년도1월호입니다.50여권정도는배편으로보냈다는연락을받았었습니다.
펼쳐보니제사진이랑함께제가수필가로등단되었음을알리면서제가쓴글2편이실려있었습니다.
하나는<시카고의여름>이고다른하나는<우린그렇게흘러가는거야>입니다.
제가이미이곳에올린글이었지만몇편써서보낸작품중에이것들을추천작품으로뽑았나봅니다.
수필가라…
참재미있지않아요?제가수필가래요.
저는제자신을잘알거든요.글….못써요.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추천이된것은더열심히자신을채찍질하면서그길로나아가라는소명같음을느꼈어요.
사실최근몇달동안제숨구멍을트게하여준것은이렇게글을쓰는것이었거든요.
잘쓰든못쓰든…가슴속에서솟구치는것을두서없이써서올리곤하였었습니다.
살아왔던흔적들이더러는얼룩져있지만…그래도살아있음의꿈뜰거림을글을쓰면서확인하였거든요.
제가쓴글이활자화되어있는것을읽다가…눈물이확솟구쳤습니다.
눈을감고그책을가슴에꼬옥안았습니다.
내가많이부족한줄은알지만이렇게….이런길로들어섰구나…가슴이뜨거워졌습니다.
그리고사제관으로전화를걸었습니다.
신부님께서직접전화를받았습니다.
신부님.저클라우디아입니다.안녕하세요?
네.자매님.안녕하세요?어인일이세요?
이런저런이야기끝에신부님을이번토요일에뵙기로하였습니다.
책에대한이야기는하나도하지않았습니다.직접신부님을만나서말씀을드리면서이책을드리고싶었거든요.
마치하느님께제자신을봉헌하는것처럼…
누구보다도더많이저를알고계시는신부님께보여드리고싶었어요.
신부님께서는제가죄를짓고통회하면서하는고백성사를통하여서
저의죄를씻어주고더성숙한영혼을가지고하느님앞으로나아갈수있게이끌어주시고계시는분이십니다.
이새해는여러모로저에게새로운길을열어주는해같다는생각이들었습니다.
그러나새해라고특별히가슴에새겨지는약속이나새해엔더무엇을어떻게해보겠다…하는생각은없습니다.
그저지금껏살아온것처럼앞으로도변함없이열심히살아가면될것같다는생각이거든요.
하느님앞에부끄럼없이열심히살아왔다는자부심만이당당하게살아갈수있는힘의원천이되어줍니다.
앞으로도그렇게하면되겠지요.
열심히일하여일용할양식을구하고…교회에서봉사하고…아이들잘돌봐주고…
참…이계획은있습니다.아들이대학교에들어가면그때부터는자유롭게여행을많이하고싶다는것입니다.
이나라저나라…세계를돌아다니고싶거든요.
한국에도배낭하나짊어지고전국을돌고싶고요.아하…그럴려면건강을잘지켜야되겠지요.
어느새차들이꽤많이모여들었습니다.
이제거의해가뜰시간이되었나봅니다.
저도저떠오르는해를바라보면서희망을함께띄어보렵니다.
마지막커피를한모금마시고는차밖으로나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