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외로울때도 있다

아침의겨울햇살이동쪽으로난유리창을통하여서눈이부시도록들어오고있었어요.

나는내방의소파에활처럼구부리고푹파묻혀서

따뜻한기운을맘껏받아드렸지요.

머리는계속뾰족한바늘로쑤셔대는듯안통증으로참기어려웠지만

정면대결을할려고마음을먹었지요.

한참을그러고있다가

찬물수건을만들어네모나게접어서

침대에누어서이마와눈위에덮어두었어요.

잠시시원한기운이돌면서설핏잠이들었나보아요.

꿈을꾸었습니다.

꿈속에서그대를보았습니다.

난아주어린소녀였는데

그대의다정한눈빛을받으면서행복해하는

단발머리를나폴거리는소녀였습니다.

그대는맨발이었고

길고하얀옷을입었고

긴머리와긴수염을하고있었습니다.

난그대의손에내손을잡힌채

합합합….하면서깡쫑거리며그대곁을같이걷고있었습니다.

주위에는온통아름다운꽃들이만발하였고

온갖새들이지지배배하면서노래를부르고있었습니다.

초록과진녹색의나무숲속을그렇게걷다가

꿈을깨었습니다.

어느새창밖엔희쁘옇게되어있으면서굵은눈송이가조용히내리고있었습니다.

침대옆의알람종을보니겨우오후두시…

어제낮부터아무것도먹지못하였습니다.

눈이제법굵게쏟아지는것을보면서향긋한스프가생각났습니다.

샹차이와맥시칸고추와생숙주를넣은월남쌀국수의향긋한스프도생각나고

금방구워낸따뜻하고말랑말랑한빵과프렌치어니언스프도생각이나더군요.

프렌치어니언스프의모짜리나치즈의쫄깃함이입속에서맴도는듯도했어요.

하지만전꼼짝을할수없었습니다.

회사도출근하지못하고하루종일꼬박앓아누운날…

이럴땐누군가옆에있었음합니다.

다독거려주고

기운나게입맛을챙겨주고

억지로라도약을먹으라고손에쥐어주는….

편지/김남조

그대만큼사랑스러운사람을본일이없다

그대만큼나를외롭게한이도없었다

이생각을하면내가꼭울게된다

그대만큼나를정직하게해준이가없었다

내안을비추는그대는제일로영롱한거울

그대의깊이를다지내가면

글썽이는눈매의내가있다

나의시작이다

그대에게매일편지를쓴다

한귀절쓰면한귀절을와서읽는그대

그래서이편지는한번도부치지않는다

ChrisSpheeris-Carino


(그림은조아조아님방에서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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