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무렵에아들한테전화가왔습니다
"엄마"
"엉…"
"이따가집에와서뭐할꺼야…"
"밥하지뭐하냐…"
"그리고나갈꺼야?.."
"아니.."
"그럼나어디데려다줄수있어?"
"어디?…"
"LifeTime…"
"What?Whatdidyousay?…"
급하면못하는영어가먼저튀어나옵니다.
아들로부터헬스클럽을가겠다는말을들어본지가몇달되었거든요.
"오잉?뭐하러갈려고?…"
나의바보같은질문에아들이피식웃습니다.
"운동하러…"
"잘됐다..그럼엄마도가야지…"
매달고정적으로$99.90을어김없이내비자카드에서빼가고있는데몇달동안통갈시간이없었습니다.
아마도블로그를본격적으로하기시작한작년8월부터그랬나봅니다.하하하…
아하…요습관을올해는좀바꾸어야겠다고생각은하고있거든요.
그러고도새해부터는가서운동을해야는데….하면서도일월에도한번도못갔으니…
저녁을먹고집에서8시쯤나섰습니다.
10시에프론트에서만나기로하고아들은헬스클럽의이층으로올라가고(운동기구는다이층에있거든요)
전수영장으로향했습니다.
오랫만에뜨거운스파에몸을담그고느긋한여유를부려도보았습니다.
그리고그넓은수영장에서너사람정도밖에없는데서수영도하였습니다.
전,
수영을잘못하지만배영이젤좋습니다.
누워서천장을쳐다보면서물에온몸을맡기고천천히흘러가다가….손을저어주었다가…
이맛은아주끝내줍니다.
몸에내의지가하나도들어가지않은상태에서그저물에몸을맡긴다는것…
지난한여름에는집앞의팍야외수영장에서파아란하늘을보면서자주수영을하긴했었지요.
찜질방에들어가서땀도빼고…
그러다가나오는데누가부릅니다.
어머.자매님.오랫만이예요.
보니까같은동네에사는여자분입니다.
요즘제가티비에서잘보는데요…
허참…수영복을입고쭈빗이서있는저에게활짝웃으면서말합니다.
디게민망합디다.
옷을갈아입고프론트에나가서아들을기다리는동안에나른한몸을가죽소파에푹파묻히고
책을읽고있는데누군가내어깨를툭칩니다.
요책은다음에녹화할것인데김형경의<외출>을거의다읽고있는중이거든요.
돌아보니까성당에나가고있는형제님입니다.
자매님…여기서뵙네요.
아.네..안녕하세요?
제가요즈음자매님티비에나오는것잘보고있는데…
참….미치겠습니다.
두사람이번갈아가면서하기때문에이주일에한번내가하는프로그램…
그것도5분정도나오는데인사를너무받고있거든요.
성당에서…그로서리가게에서…회사에서…
이제는헬스클럽에서수영복차림으로….
하다못해지난번에산악회에서눈온숲속길을걸을려고만난자리에서였습니다.
이여자분은스키를탈려고오후에나왔고…전먼저걸었기에집에갈려고하던엇갈림길에서잠시서있었거든요
어머…혹시티비에나오시지않아요?
아주세련되게화장을하고화려한스키복을입은이쁜젊은분인데…전처음뵙는얼굴이었습니다.
아니…세상에….
제얼굴이이렇게알려졌단말인가요?
전원래티비를잘시청하질않기에다른사람들도그런줄알았거든요.그런데…아닌가봐요.
아…이러다가자유가없어지는것아닌지모르겠네요.
전얽매이는것아주싫어하는데…
집에돌아와서거울을보다가마사지크림통을집었습니다.
그래도쫌이뻐보이고싶은속마음이있었거든요.
하도오랫동안사용하지않아서뚜껑에먼지가소복이쌓여있는것을티슈로닦아내고
크림을듬북퍼서얼굴에펴발랐습니다.
그리곤거울을보고이리저리크림을펴서얼굴을맛사지하여주다가피식웃음이터져나왔습니다.
아이고…
호박에줄긋는다고수박이되냐…생긴대로보여야지…
안그래요?
그래서다시티슈로마사지크림을깨끗이닦아내는데아들이사과를먹자고합니다.
그래…시원한사과나깍아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