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소리…

오늘새벽에도무언가스치듯이…그러나아주맑은소리를들었다.

이게무얼까..하면서잠결에귀를곧추세우며가만히있자니

또다시상큼하면서도맑은소리…새소리였다.

침대머리위쪽으로난창가에는커다란나무가있는데

봄이오는듯하면어느사이에들리기시작하는것이새소리였다.

그새우는소리는얼마나맑고청량한지…그흔한지지베베소리도아닌듯..하고

짹짹하는소리도아니고…암튼그고운소리는

늘나의새벽잠을깨우곤한다.

이른봄이오는소리를나는그새들의노래소리로부터알아듣는다.

고운목청돋우는새의지저귐으로봄을제일먼저느끼면서

마음은희망으로달뜨기시작한다.

무언가잘할수있을것같은…

새로이찾아오는새봄을기쁨으로맞이할수있을것같은…

그기쁨한가운데에서찰랑거리는행복에잠겨볼수있을것같은…

그리고그맑은음악소리는여름내내…그렇게하여초겨울까지들을수있다.

한여름밤에듣는새소리는

내가슴한곳을후벼파듯이…그렇게아름답게들린다.

곤하게자다가도그새소리의음율때문에눈을떳다가는

한참을그소리에취해서듣다가어느결에다시잠에떨어지기가부지기수였다.

새라고다같은새가아니기때문인데

그고운새의노래소리를듣기만할뿐새의모양을본적도없고,

더욱이새의이름을알지도못한다.

이사진은지난12월초쯤눈이왔을때찍었었는데

새집이나무중간쯤에지어져있었다.

이나무가바로이층의내방침대머리창가에있기때문에

매일새벽에새의고운목청으로지저귀는노래소리를즐겨들을수있다는것자체가행운인것같다.

오늘도새의노래소리를들으면서눈을뜨고는

창가로가까이가보았으나새를보지는못하였다.

그러나

이른새벽의창밖에는봄비가가느다랗게내리고있었다.

이제막내리기시작하였는지…

반가운마음으로창문을열어보니달큰하면서도눅눅한대지의기운이날라오는듯하였다.

아…

봄비…이제정말봄이오는구나…

대지위로떨어지는빗방울이

내마음위에피어나는꽃향기처럼다가온다.

봄이다…

희망의계절…

생명의시간들…

맑은하늘과연록색으로움트는나무마다봄의입김으로향기가퍼져나가듯이

내온몸의세포마디마디에도

생명의향기가…사랑의향기가퍼져나갔으면좋겠다.

이새벽에…

봄이오는소리를들을수있어서참좋다.

나직하고그윽하게부르는소리있어
나아가보니아,나아가보니
졸음잔뜩실은듯한젖빛구름만이
무척이나기쁜듯이한없이게으르게
푸른하늘위를거닌다
잃은것없이서운한나의마음

나직하고그윽하게부르는소리있어
나아가보니아,나아가보니
어렴풋이나는지난날의회상같이
떨리는뵈지않는꽃의입김만이
그의향기로운자랑안에자지러지노나
아,찔림없이아픈나의가슴

나직하고그윽하게부르는소리있어
나아가보니아,나아가보니
이제는젖빛구름도꽃의입김도자취없고
다만비둘기발목만붉히는은실같은봄비만이
소리도없이근심같이내리누나
아,안올사람기다리는나의마음

봄비/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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