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아침에….

영원을떠도는우리각자의영혼에는어떤표지들이새겨져있을까요?

당신은사라진별을한결같이욕망했고어느날밤만난거죠.

두유성의재가뒤섞이듯치명적으로…..

아무도사랑한것을모욕할수는없어요.

새벽부터창가를두드리는빗줄기소리에잠에서깨어났습니다.

아직도어둠이살포시내려앉아있는방안의한가운데

침대모서리의한쪽에새우등을하고누워서빗소리를세듯이듣고있었습니다.

유리창을두둘기는빗소리는이내내가슴에눈물이되어흐릅니다.

가만히한숨을쉬면서주체할수없는깊은그리움에잠깁니다.

그러다문득’세상끝의입맞춤’이란카페이름이떠올랐습니다.

이카페는전경린의소설<언젠가내가돌아오면>에서나오는이름입니다.

카페에오는연인들은간간히순이와혜도이야기를물었다.그연인들은’세상끝의입맞춤’에오면

사랑이이루어진다는소문을듣고찾아왔다고말했다.그들은’세상끝의입맞춤’이초록글자로

들어간흰색목간판아래서손바닥을대거나입을맞추었다.소문에따르면,첫사랑을찾아20년만에

시애틀에서돌아온순이와긴세월이흐르도록오직그녀를기다려온혜도가이카페를만들었고,

꼭100일동안이곳에서함께산뒤에,지금은시애틀로날아가둘이행복하게살고있다는이야기였다.

세상끝의입맞춤카페주방에는순이가만든비장의요리책이숨겨져있고카페의모든메뉴는순이가

기록한대로나온다고했다.이야기속의순이는아직밤의강변에가기전,백살이되기전의스물살시절처럼

얼룩한점없이싱그러웠다.혜도도첫사랑을빼앗기기전,아직생을잃기전의스무살청년그대로

자유롭고풋풋했다.이야기속에서순이는마치하데스에게끌려가지하의세계에서유폐되었으나오히려

지하세계의여왕이된검은사랑의여신페르세포네같았다.혜도는권력도재물도없지만남신중가장

아름답고순수하고자유로워지하세계에까지내려가페르세포네를사랑한미소년아도니스같았다.

전경린/언젠가내가돌아오면중280쪽에서…

나는이책을지난3월중순경여행을떠나던날비행기안에서읽었습니다.

장거리의여행이라서5권의책을가방안에넣어두고제일먼저꺼낸책이바로이책이었습니다.

시카고오헤어공항을떠나면서읽기시작하여서12시간의비행시간동안다읽었던책입니다.

그때….한숨을쉬어가면서읽었던기억이납니다.

책의내용들이내머리속을어지럽혔습니다.가슴은격통이심했습니다.

사랑과열정으로자기앞의생을살아가려는사람들의몸부림은

삶과희망사이에서,시간들과공간들사이에서

엉키고헛돌고,비켜가면서서로의상처를끌어안고가는따뜻한과정들이

여행으로들뜬내마음을온통흔들어놓았었습니다.

그리고보이는것만…남의눈에보여줄수있는것만인생이아니고…

잔해속에서새로운인생을시작하는사람들을볼수있었습니다.

생의경이로움에…모든것은얼마든지다시시작할수있음에…

그런데뜬금없이빗소리를듣고있는데그카페이름이떠오르다니…

이사막같은삶의끝까지걸어가다보면그카페이름처럼입맞춤할수가있을까…

타인의상처를통하여서내상처를들여다보는아픔만큼

이자잘한일상을살아간다는것때로는견디기힘들만큼어렵습니다.

잠을완전히깨어버려서일어나창가로갔습니다.

빗속에서도처연하도록이쁜연녹색의잎들이돋아난나무가유리창을하나가득채우고있습니다.

저렇게생명은찬란한것이거늘…

잠시흐트려졌던마음이나무의잎새들을바라보는동안가지런히정리가됩니다.

오늘도새로이시작하는하루…네…하루의시작입니다.

그리움이라든가…외로움이란사치스런감정을접어두고일터로나가야하는시간입니다.

그렇게하루..또하루를지내다보면언젠간저카페이름처럼’세상끝의입맞춤’을할때가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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