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5월이 되면

풀잎은풀잎대로바람은바람대로

초록의서정시를쓰는오월

하늘이잘보이는숲으로가서

어머니의이름을부르게하십시오

-이해인-

해마다5월이되면가족에대한묵상을하게된다.

아마도5월에는어버이의날도들어있고어린이날도있어서그러나보다.

이곳에서살기시작하면서는아이들이자라나는과정에있었기때문에

아이들이더열성으로어머니날을찾기도하였다.

학교에서만드는카드에다정성스레글을써서나에게주던아이들…

특히아들은카드에자기이름을쓰기전에

‘이세상에서하나밖에없는아들’이라고써서자기누나들한테눈총을받기도하였었다.

가족이란어버이와자식,부부등으로한집안을이루는사람들이라고한다.

또한사랑으로묶여져서끈끈한정과이해와배려로서로서로를다둑여주면서지낸다.

특히핵가족중심인이곳사회에서어머니날이갖는의미는아주크다.

5월두번째일요일은어머니날(Mother’sDay)이고

6월세번째일요일은아버지날(Father’sDay)이다.

그리고일년중에발렌타인날다음으로꽃가게가바쁜날이기도하다.

또묘지와주택가가같이있는이곳에는하루종일차량이붐비는날이기도하다.

이미세상을떠난어머니를찾아가는사람들이많기때문이다.

올해도어김없이아름다운5월을맞았다.
방금찬물로세수한스물한살의청신한얼굴과하얀손가락에끼어있는투명한비취가락지라고

5월을노래한피천득선생님의글처럼5월은또앵두와어린딸기와모란의계절일뿐만아니라

젓나무의뾰족한바늘잎마저연한살결처럼느껴지는신록의달이다.

이토록살아숨쉬는것처럼퍼득거리는5월인데도

난미안함과죄스러움에마음을졸인다.

지금양로원에계신어머니를생각하면안타까움에마음이졸여지고

또어쩔수없는일로인하여아버지와떨어져사는아들에겐더없이미안하다.

이미장성하여독립하여살고있는두딸들에게도마찬가지다.

난어렸을때부터순종형으로자랐다

그래서그런지6형제중에유난히부모님의사랑을많이받고자랐다.

자라면서나의꿈은평범한것이었다.

그저우리부모님처럼그렇게사는것…단순한결혼관이었다.

그러나꿈은언제나제대로자라나주지않는것인지도모른다.

나의그소박하기이를데없는그꿈이제대로영글어주지않았으니말이다.

내주위의사람들을그저물끄러미바라볼때가종종있다.

그들의사는모습을부러워하지는않는다.

다만내지은잘못이얼마나크기에아이들에게말못할형벌을주게되었을까…

하는생각은가끔씩한다.

홀로서기를하던첫해에…

회사로커다란꽃바구니가내앞으로배달되었던적이있었다.

해마다어머니날과내생일이비슷하게겹치게되곤하는데

아이들이보내준것이었다.

꽃보다는카드에적힌글을읽곤가슴이아프도록감동을먹었었다.

아이들이절절이나에대한그들의마음을적었던것이었다.

꽃을좋아하다보니아이들한테꽃선물을참많이받았다.

한번은아들이8살때쯤이었는데…빈화분과꽃씨한봉지를받았다.

그런데그화분에다다른화초를옮겨심었다가난처한적이있었다.

아들이닭기똥같은눈물을주루룩흘리면서

엄마가자기를싫어한다나…그러니까씨를안심고화초를심었다고..ㅎㅎㅎ

아이들이나를사랑하는만큼

나역시아이들을사랑한다.

그래서평소에도그렇게생각을하지만

5월이되면더욱스스로다짐을한다.

이곳생활이각자가바쁜데나중에아이들에게짐이되지않게

나스스로건강을지킬수있도록노력할것…

해마다내생일날에는하루휴가를얻어서

나를돌아다보는깊은심연의시간을갖기도하고

병원에가서일년에한번씩하는정기검진을받기도한다.

또나이들어서아이들에게거추장스러운사람이되지않게

열심히저축도할것…

오늘새벽에는운동화끈을바짝조이고집을나섰다.

집앞에있는공원을두번돌았다.

아직은찬기운이뺨을스쳤지만

그러나초록의잎새가싱그러운아침은

새벽의향긋한잔디사잇길을걷고있기에더없이좋았다.

동이트는옅은햇살속에서

나는깊은심호흡을하면서속으로말했다.

그래도이렇게살수있게하여주셔셔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