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그 아릿한 향기속에…

오늘낮에사무실로큰딸이전화를했습니다.

내일금요일저녁에야구구경을가자는것이었습니다.

그애나저나야구를엄청좋아하고있거든요.

ChicagoWhiteSox팀과디트로이트와의시합인데

케쳐뒷자리로좋은좌석표가있다는것이었습니다.

어머나…이게웬일?하면서가고싶었지요.

하지만내일저녁에는성당에서미팅이있기때문에가고싶은마음을접을수밖에없었습니다.

딸과이런저런이야기를하고나서전화를끊은다음에

마침점심시간이라여유가있어서블로그에들어갔습니다.

그리고이웃님의방에서이아름다운찔레꽃을본순간….

아주오래전에있었던일이떠올랐습니다.

왜그런것느껴보신적있으시잖아요.

어떤사물을본순간…저깊은곳에묻혀있던것들이쑤욱하니…나타나는것…

어쩌면조금전에큰딸하고전화통화를하여서그랬는지도모르겠습니다.

그애를가졌을때…입덧이아주심하였습니다.

그때저는미국회사를다니고있었습니다.

그리고그당시에저는등촌동에서살았었습니다.인공폭포에서조금더가는…

어느날퇴근하는데차안에서부터속이메슥거렸습니다.

통근버스에서내려서제집까지는약10분정도걸어가야했었습니다.

겨우겨우참으면서걷다가집가까이와서할수없이담장옆으로엎드려야했었습니다.

한참있다가고개를들어보니

담장옆에진홍빛덩쿨장미가줄기마다예쁘게피어있는옆으로

저렇게하얗게피어있던찔레꽃이한무더기눈에들어왔습니다.

아…그때그꽃들이얼마나아름다웠던지…

엎드려서울렁거리는속을진정하느라눈물방울까지흘리고있었는데…

제눈가에흐르던눈물때문에흐릿하게보이던그꽃들이….

그한여름내내그담장옆에서서

진홍빛덩쿨장미와하얀찔레꽃의향기를맡으며지냈었거든요.

유난히꽃을잘가꾸시던시아버님의손길을받아서정원이소담스뤄웠기도했었구요.

꼭지금의큰딸나이였었나봅니다.그때제가…

그런데그아이가이렇게자라서…결혼을하고…아이를낳고…그랬거든요.

그렇게시간이많은것을묻어둘만큼세월이흘러갔는데도

저이슬을머금은찔레꽃을본순간

그옛날내눈물때문에흐릿하게본찔레꽃이어렴풋이떠올랐어요.

의자를빙그로돌려서창밖을내다보았습니다.

눈이부시게초록의나무숲이울창한유월…아름다운오후였습니다.

오늘….햇살이곱게들어오는한낮에

잠시꿈을꾼것같았어요.

Adagio

사진은창님
blog.chosun.com/sni629방에서가져왔습니다.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