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에서 길을 걷다

지난토요일이른아침에집앞에있는공원의의자에앉아서

맑은아침공기속에서막피어오르기시작한아침햇살이

드넓은잔디밭에고루퍼지는것을실눈을뜨고바라보며

머그잔에들은커피향을음미하며맛있게마실때만해도

오늘은그저집에서쉬어야겠다고생각하였습니다.

나무숲에서살랑거리며불어오는향긋한바람이

소매없는티셔츠와반바지를입고있던내피부를스칠때마다

기분이간지러울정도로좋았습니다.

한모금씩목줄기를타고내려가는커피는아주감미로웠고

눈앞에보이는모든것들은생동감으로넘쳐났습니다.

그러다가문득머리를스친것은

엄마가계시는곳까지걸어가볼까?….였습니다.

토요일하루를편히쉬겠다는것을접고갑자기걷고싶어졌습니다.

만만치않은길이겠지만…전벌떡일어나집으로돌아와서준비를하였습니다.

물병,디카,지갑,볼펜…이들은가방을등에지고

간단한복장을하고떠났습니다.

걸으면서도이거정말괜찮은가?하는마음이들긴하였지만

일단목표는친구가하는미용실까지이고그다음은미용실건너편에있는

엄마가계시는널싱홈입니다.

집에서떠난시간이아침9시45분…

30분쯤걸었는데벌써뜨거운햇살이쫘악비추고있었기에땀이났습니다.

머리속으로그려놓은지도대로가면던킨도너츠가게를만납니다.

들어가서시원한스무티를한컵마셧습니다.

갈아놓은얼음이목구멍을타고내려가자뒷골이땡길정도로차가운것있죠?

무지시원하고맛있었습니다.

다시30분정도걷다가공원으로들어섰습니다.

이길은전에데레사와많이걷던길입니다.

이미데레사는지난봄에이세상을떠났지만

그녀와했던산행과이런하이킹은잊혀지질않습니다.

어떤장소에서는그녀와나누었던이야기들이떠오르기도했습니다.

숲속에들어서자한낮의햇살이나무숲으로인하여가려져서시원합니다.

훅….하고맡아지는향기로운숲향기…가정신을맑게하여줍니다.

산들바람에풀잎이눕는소리…나뭇잎향기…새소리…바람이소곤대는소리…

연보라들꽃과노랑색의들꽃들이무리져피어있는것도봅니다.

아마도이런놓치고싶지않은것들때문에숲속의모든것들은아름답습니다.

주택가와차도를걸어오는동안에는한사람도만나지못하였지만

이숲속에서는자전거를타고가는사람들,롤러스케이트를타고가는사람도

만날수있었습니다.아…참…귀한손님…사슴도만났습니다.

한시간정도숲속길을걷는데요렇게이쁜식물들이양쪽길가에쪼로록나있었습니다.

참이쁘지요?나비도보았는데…가끔매미도울었구요.맴맴…매~앰…

2개의공원을가로질러걸은숲속의하이킹길을빠져나오자만난넓은공원입니다.

하늘이무척파랗지요?

아…그런데문제가생겼습니다.

그공원을빠져나오니시속45마일의큰길이나오고이렇게인도도없습니다.

이길을걷지않으려면다시30분정도걸어내려가서인도가있는길을택하든지…

아니면영화속의한장면처럼멋있는폼으로서서엄지손가락을들어올려서

차를얻어타는히치하이킹을해야할판입니다.-.-;;;

전이미2시간이상을걸었기때문에다시인도가있는곳까지돌아가고싶지않았습니다.

더더욱히치하이킹을한다는것은제성격에맞지도않구요.

그래서과감하게폭이30인치도안되는차도의끝쪽으로걸어가기로하였습니다.

사진에서보이는저하늘끝까지걸어가야했거든요^^

약1시간정도이길을걸으면서어떤말이떠올랐는지아세요?

죽을려면무슨짓을못해?….하는말이었답니다.하하하….

무섭긴쫌무서웠습니다.

평상시에저길을전보통50마일로씽씽달렸었는데…

저길을다빠져나오니다시인도도나오고곧바로빠빠이집이나왔습니다.

평소즐겨먹는닭고기는아니었지만배도고팠고또화장실에도가야했었습니다.

저컵에들은아이스워러를두컵이나마셨으니엄청갈증도있었지요.

화끈거리는발바닥을쉬게하려고두다리를의자에올려놓고

아주퍼질러않은상태에서닭고기를맛있게먹었습니다.

빠빠이집에서나와서친구가있는곳까지걸어갈때가한낮이라서해가뜨거웠습니다.

95도였으니까…

그래도한걸음씩발걸음을옮길때마다저스스로대견하다는생각이들었지요.

걷는것은같다지만이렇게삭막하게인도를걷는것은

산속을걷는것하고하이킹하고또달랐거든요.

3시간여걷는동안만난사람은딱2사람인데그것도바로앞에서만난것이아니라

저만치주택가에서우편물을배달하던우체부였거든요^^

친구가하는미용실에도착하고보니정확하게오후1시30분이었습니다.

그곳에있던친구가내얼굴을보더니깜짝놀라더군요.

발갛게익었을테니까요^^

6명의미용사들이’어머…왜그래요?’하고이구동성으로묻더라구요.ㅎㅎㅎ

친구의내실에들어가서운동화벗어버리고양말도벗고

가죽소파에잠깐누웠있었지요.

그리고뜨거운커피를새로내려달라구해서아주맛있게마셨습니다.

친구가집으로돌아갈때는태워준다고하는것을사양했습니다.

끝까지해볼려구요.

미용실옆에있는한국가게에서엄마가좋아하실것들을몇가지사서

엄마가계신널싱홈으로들어서니요렇게예쁜꽃들이정원에서반겨주었습니다.

우리는늘똑같은일들을하면서하루하루를지내지요.

먹고…자고…걷고…일하고…말하고..등등…

그렇게반복적인일상적인것들중에서

한번쯤이렇게바보같은일을저질러보는것도꽤괜찮다는거였어요.

음…물론걸으면서많은생각도하였고그러면서마음속으로다짐을한것도있구요….

다른사람들이보기엔어리석은행동같았겠지요?

하지만무모한것같지만전혀무모하지않은하루였습니다.

저에게는아주오랫동안잊혀지지않을하루의여정길이었습니다.

그리고제가이번에걸은길은늘차로다니던길이었고…

또저희집에서미용실까지운전하고가면25분이면충분히가는거리였거든요.

그길을저는거의3시간30분을걸어서갔던것이지요.

물론던킨집하고빠빠이집에서주춤거린시간을빼고요

아…그래도언제시간이나면또그렇게걷고싶다는…..^^

이마음다시여기에/박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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