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오늘이른아침에집앞에있는공원에갔습니다.

아들이여름방학중이라서올여름에는일주일에두어번정도

공원을몇바퀴돈다음에출근준비를하곤하였습니다.

요즈음에는7월보다는훨씬해가늦게뜹니다.

이른아침의기온은초가을처럼선선합니다.

걷고있는사람이꼭한사람…그리곤아무도없습니다.

어…벌써여름이지나가나봐…혼잣말을합니다.

저는가만히있는데시간은자꾸만흘러갑니다.

긴바지에얇은자켓을걸치고선선한아침공기속에서있습니다.

이른아침의나무숲은유난히향기롭습니다.

저는나무가꽃보다도더아름답다는생각을갖고있습니다.

꽃처럼여러가지색색으로치장을하고있지는않지만

한여름의나무는푸르름의옷을입고서

세상을사랑으로껴안아주는겸허함이배어있어서좋습니다.

나무에기대어서있으면서깊은심호흡을합니다.

그리곤고개를들고하늘을올려다봅니다.

완전히어둠이걷히지않은하늘은그런대로좋습니다.

곧햇살이사정없이내리쬘것입니다.

전마냥숨을들이쉬고내쉽니다.

이른아침의정기를다받아들이려는듯이….

짙은나무향,풀꽃향기,잔디내음…

눈에보이는모든나무와풀잎들이살아서퍼득거리는듯합니다.

문득

이렇게내가살아숨쉬고있다는사실이

눈물겹도록감사합니다.

슬리퍼를신고서잔디를밟고나무숲속을걸었기에

잔디에맺혀있던이슬에발이젖습니다.

이제출근준비를위하여집에돌아가

따뜻한물에샤워를하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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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한달에한번씩갖는문창모모임이있는날입니다.

퇴근후에약속된시간보다충분히여유가있어서늘가던서점에갔습니다.

신간이진열되어있는곳을둘러보다가제눈을끄는책을발견했습니다.

<생일>이란제목의장영희교수가쓴책입니다

사랑이내게온날

나는다시태어났습니다

책에있는부제목이얼른눈에들어왔습니다.

책페이지마다화가김점선의그림이그려져있습니다.

나는두말없이책을집어들었습니다.

김주영의<홍어>와인요한의<내고향은전라도내영혼은한국인>도같이집었습니다.

약속이되어있는레스토랑의한쪽깊숙이차를파킹해놓고

창문도열고선루프도열어놓습니다.

아직30여분정도여유가있습니다.

나는의자를뒤로길게빼어놓고편안하게누워서<생일>을집어듭니다.

첫페이지를폅니다.

내겐당신이있습니다.부족함을채워주는사람ㅡ당신의사랑이쓰러지는나를일으킵니다.

내게용기,위로,소망을주는당신.내가나를버려도나를포기하지않는당신.

전생에무슨덕을쌓았는지,나는정말당신과함께자격이없는데,

옆에당신을두신신에게감사합니다.

나를사랑하는이가세상에존재한다는,그것이삶의가장커다란힘입니다.

읽고또읽어봅니다.

내겐당신이있습니다.내부족함을채워주는사람….

나를사랑하는이가이세상에존재한다는것…그것이내삶의가장커다란힘입니다.

사랑이내게온날….나는다시태어났습니다.

뜨거움이욱하고가슴속에서목구멍까지차올라옵니다.

그렇습니다.

어떤사람이든지사람은혼자살수없습니다.

인간은무엇으로사는가….가끔혼자서자문을합니다.

꿈과이상을실현하기위하여정하여놓은목표를향하여열심히달리지만

혼자서는아무의미가없습니다.

사람은사람끼리부대끼며살아가야합니다.

가만히책을무릎위에놓고바로눈위에열려져있는선루프를통해서하늘을봅니다.

새파란하늘입니다.

매미의지칠줄모르는노래소리는사정없이귓속을파고듭니다.

이파킹랏에서있는오래된나무마다수많은매미들이모여있는듯이

마치작은오케스트라의타악기처럼그소리는퍼집니다.

서서히저녁의산들바람에어둠이실려오고

징징한매미소리에

나는….잠시사랑이내게온날의기쁨을묻어둡니다.

이제약속시간이다되었기때문입니다.

오늘은문창모회원중에페루의마추피추를열흘동안여행하고

엊그제돌아온두사람의여행담도들을것입니다.

목이마릅니다.

먼저레스토랑의스탠드바에앉아서

롱아일랜드아이스티라도마시면서일행을기다려야될것같습니다.

이러면서…

오늘하루도갑니다.

그러나

오늘은무척기쁜날입니다.

좋은책들을건진날이기때문입니다.

사랑이내게온날나는다시태어났습니다….

SweetPeople-LaForetEnchantee(마법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