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호수가에서…

한평생무명옷입고사는
소박한개울물처럼
앞내,손짓하면
부끄럼빛내며뒷내종종따라가며
가장낮춤으로가장높아지는
진리를아는,흐르는강물처럼
나이렇게살고싶었습니다.

꿩꿩,앞산까투리울면
뒤산장끼푸드득-화답하고
맨발로도
홑바지로도늘마음넉넉한
차가운생각은가졌지만
따스한가슴이항상더크기에
언제나하하
호호,웃을수있는

황토빛흑벽쌓아놓고도
길잃은바람문두드리면
기꺼이쪽문하나열어주면서
어서와라,손잡아끌며
그저맘하나편편히살고싶었습니다

그러다가때로뾰족고개드는욕심
자장,자장자장가로잠재워놓고
살금살금발뒤꿈치높이들고서
행복하다
행복하다,이만하면행복하다
날(生)달걀굴리듯이
가장가벼운날숨소리만세상밖에내놓고
없는듯,죽은듯
하지만,사람사는것처럼살고싶었습니다

-아,참으로고맙습니다.
그대있어아픔까지별이되는이세상
나봄꽃처럼살고있기에

나이렇게살고싶었습니다/배찬희

어제금요일저녁에작은아이로부터전화가왔습니다.

할머니가계시는양로원이라면서…

아무리바빠도한달에두번정도는할머니를방문하여주면좋겠다는제의견을따라주는아이입니다.

아이는울먹거립니다.

엄마.할머니는아무것도몰라…그리고머리도온통하얗고…

그리고많이피곤하게보여…

작은아이가자기핸드폰을할머니에게바꾸어줍니다.

제가간절한목소리로엄마..하고불러도대답이없습니다.

내이름을대어도…알아채지를못하는엄마입니다.

그저다른말씀만하십니다.

아직도울먹이는작은아이를달래주면서도

가슴한쪽이저립니다.

사는것이이렇습니다.

나이가들면…때가되면…이렇게변하여집니다.

이렇게한세상살다가는것이…인생인가봅니다.

엄마는알츠하이머란무서운병속에자기자신을가두고그저살아있는것입니다.

밤새뒤척이다새벽무렵에호숫가를찾아서달려갔습니다.

어둠이묻힌하이웨이를속도를내어달려갔습니다.

여명이밝아오는가운데서말없이호수가나를반겨줍니다.

차에서내려호숫가주위를걸으면서자문자답을합니다.

나는…앞으로얼마나더세월을살면서

온전한사고로이렇게쓰고,생각하며내생을영위할수있을까…

인생의끝자락에서계신엄마에게아무것도해줄수없는내가,

어쩔수없이덩그러이혼자서이곳에살고있는제자신이안타깝습니다.

아…엄마가계신곳으로…아이들이있는곳으로…달려가고싶을뿐입니다.

제가간다한들뾰족한수는없지만

주름이패인엄마의얼굴도만져보고싶고,

앙상한엄마의다리도주물러드리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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