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나를 꿈꾸게 하는 그 날의 일출

가만히…가만히…바라보았습니다.

저멀리서떠오르는아침의햇살이조용하게퍼져나갔습니다.

환희가…생의환희가가슴속을물결치듯잔잔하게굽이돌았습니다.

이곳에서도산행을하시는분이있다는이야기를들었었는데

우연히그부부를만나게되었습니다.

그래서지난주일아침에그부부가간다는곳을같이가기로하였습니다.

이름은SunrisePeakTrail이었습니다.

가기전날인토요일저녁에그부부와전화를통화하였었는데

토요일아침에골프를치는데서리가내렸다고…새벽에는더추울것이니까

옷을두텁게입고오라는이야기대로

겨울조끼와귀마개까지하고등산화를신고나갔습니다.

사막지역이낮에는더워도밤에는더춥다는것은아시지요?

주일아침6시에집을나서서알려준대로찾아갔습니다.

하이웨이를내려서그산의입구로들어서는데양길가로는대저택들이줄지어서있고

굽이굽이길이끝이없는듯이어졌습니다.

잘못찾아왔나?하면서도그길의끝에쯤에

SunrisePeakTrail라는커다란싸인이있다고강조하였던것을기억하고는

어둠속에서도그싸인을찾으려고좌우를두리번거리면서달렸습니다.

산속으로계속이어지는도로를달리다보니그싸인이나왔습니다.

마침주차장에서그부부는늘같이다닌다는8살짜리진도개를데리고

배낭을메고서있었습니다.

약속시간인7시에정확하게도착하였습니다.

그들과반갑게인사를나누고아직도어둑한산길을올라가기시작하였습니다.

자잘한자갈돌이많이깔려있고푸석푸석한길이지만

잘닦여져있어서걷는데는전혀불편이없었습니다.

높고낮음과내려감과올라감이적당히되어있는길을걷는데

아하…이곳은이런산이구나…하는느낌이왔습니다.

키가크고작은스와르선인장이끝도없이여기저기서있었고,

매서운바람이심하게불어대는바람에

흙먼지가사정없이달려와얼굴을스쳐갔습니다.

입술에닿은모래를슬쩍털장갑을낀손으로밀어냅니다.

그렇게30여분올라가다가가던길을뒤돌아서서보게된일출이었습니다.

가끔씩만나게되던일출이었지만

그날의느낌은사뭇달랐습니다.

가쁜숨을고르면서한참을서서먼동이트는하늘을향해눈길을주었습니다.

왜…그런생각있잖아요.

살아있다는것의감사함…이렇게저런풍광을맛볼수있는고마움…등등…

그리고이렇게사막지역에와서도산행을할수있다는기쁨…

아마도이곳에내려와서의첫산행이라서더감동이었을것입니다.

그렇게높지않은동네산이라서산행을하는데힘은들지않았습니다.

처음발길을뗄때는손도시렵고사정없이불어대는바람에몸이날아갈것같았지만

30여분부터는몸에서땀이나기시작하였습니다.

좌우를둘러보아도울창한나무나멋진경치는전혀볼수없는밋밋한산입니다.

그래도저렇게산곳곳에삐줌이서있는스와로선인장은해마다5월이면

왕관처럼생긴하얀꽃을피운다고합니다.

그말을들으니까얼른5월이와서온통산이하얀꽃으로치장한것을보고싶어졌습니다.

이제이런것들하고길들여져야지…하는마음이라서조금애착이갔습니다.

정상을거의다올라갔을때서있던싸인입니다.

모두2시간30여분이걸리는간단한산행이었습니다.

올라갈때는우리가첫사람들이라서그랬는지아무도만난사람이없었는데

내려올때는추위와는아랑곳없이짧은위아래쟈깅복을입고마라톤처럼달리던금발의미녀도만났고,

어린아이들을앞세우며올라오던부부등여러사람들을만났습니다.

저랑같이같던부부는이곳에서20여년사시면서조그마한사업을하시는데

특별한사정이없을때는주일아침마다당신들의집뒤에있는이곳을산행한다고하였습니다.

8년전에한국의진도에서수입하여온진도개를운동시키기도하고

두아이들이대학교를졸업하고뉴욕에서직장생활을하고있기때문에

부부만덜렁살고있어서운동삼아서한다고설명을하였습니다.

그부부는그랜드캐년도100번이상갔다고하길래제가걍놀래버렸습니다.

전….딱한번수박겉핱기식으로여행사를따라서갔었거든요.-.-;;;

흠…언제저부부에게그랜드캐년으로캠핑을가자고졸라야겠습니다.

산을내려와서집으로돌아올려는데그부부가저를잡았습니다.

이곳에서5분만가면있는당신네집에가서차를한잔하고가라면서…

첫만남부터실례가될것같아서사양을하였지만

오늘만나면대접하고싶어서’특별한차’를끓여놓았다며꼭같이가자는바람에그댁으로향하였습니다.

대궐같은그댁의집안에들어서니향긋한차의향기가훨훨풍겼습니다.

(제가이곳에서만난한국사람들은거의다저렇게대저택에서여유롭게살고있었습니다.

부지런한한국인들의결실를보는것처럼뿌듯하기도하였답니다.물론그렇지않은다른사람들도있겠지만….)

사과,배,대추,생강,등등을넣고끓였다는전형적인한국차를마시면서

그부부와좋은첫만남의시간을유쾌하게가졌습니다.

다음에도산행을하고싶으면언제라도같이가자는이야기도들었습니다.

이렇게하면서….

저의이곳생활도점점안정이되어가고있습니다.

아직도일출을보면서꿈을꾸는늙은느티나무…

저는이글을쓰면서큰소리로외치고싶습니다.

"나는행복하다….나는행복하다…"하고말입니다.

SuzanneCiani-Tur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