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사람에게는누구나각자의길이있습니다.

그각자의길을걷는동안같이할수있는동행이있다는것은행복한일입니다.

그대…아직도두렵나요?제가여기있습니다.당신의곁에있는저의손을잡으십시오.

지난금요일저녁에그녀와의약속시간은오후8시30분경이었습니다.

마침그날은회사의크리스마스파티가있는날이었지만,

전저녁식사만끝내고나와서그녀의집으로가겠다고약속을하였습니다.

한달전쯤에제가처음그녀를보았을때…

음..먼저얼굴이정상이아니었습니다.

두눈은각기다른형태로짝짜기였었고그것도한눈은크고다른한눈은작았습니다.

그리고입술은옆쪽으로많이찌그러진상태였습니다.

하지만그런얼굴의상태와는달리아주쾌활하게인사하고…웃고…말하였습니다.

나이는저보다두어살위로보이기도했구요.

그뒤로몇번만날때마다속으로의아하게생각을했었습니다.

왜저렇게되었을까….하는궁금중도있었고.

밤중에처음찾아가는집이었지만쉽게찾을수있었습니다.

역시나커다란저택앞에크리스마스장식을알맞게해놓은집이었습니다.

그녀의방에서그녀와나는소파에마주보고앉아여러가지이야기를나누었습니다.

그리고알게되었지요.

꼭1년전에뇌종양수술을받고난뒤로수술의휴유증으로얼굴이저런형상으로변하여졌다는것을…

그리고지금도밤에잘때는목뒤쪽으로아픔을느끼고있어서힘들어하고있다는것을…

또아직도한번의수술이남아있다는것도…

게다가한쪽눈은감겨지지않아서늘안구가메말라있어서그아픔때문에

안약을하루에도수없이넣어주어서눈의아픔을막아야한다는것도.

더군다나하나있는딸아이마저16살때에교통사고로주님의품에안겨주었다는이야기를들었을때에

제몸은전율로부르르떨리기까지하였습니다.

그녀의고통의시간이제게그대로전하여왔기때문이었습니다.

제가앉아있는건너편에보이는딸아이의활짝웃는사진…

여학교때퀸이었다는그사진을보는제마음이아펐습니다.

그녀의이야기를들으면서전그녀에게다가가꼭안아주고싶었습니다.

하지만꿈적도할수없었습니다.

그녀의고통이저의몸에서온힘을빼고있었으니까요.

그녀가현재하고있는사업이나또살고있는집의전체적인규모를보아서는

물질에는어려움이없어보였지만

그녀가지금까지살아온이야기에는수많은상처들로범벅이되어있어서

이제껏그녀가버티어온것은신앙의힘이었다는것을느낄수있었습니다.

그녀의결론은자기의몸이이렇게되기전까지는몰랐었지만

이제확연히자기의갈길을깨닫게되었다고…

앞으로자기가하고자하는봉사의길에제가꼭도와주었음한다고…

새해가되면LA에서피정신부님을모셔와서이곳의성당에서전신자를상대로피정을할계획을

이미본당신부님께서허락을하셔셔준비중에있는데저의도움이필요하다고…

그녀와이야기를끝내고집에돌아오니거의자정이다가왔습니다.

그리고지금까지곰곰히생각해보았습니다.

이곳에내려와서는정말죽은듯이…조용한신앙생활을하고싶었는데

왜이렇게부르는곳이많을까…하고요.

하잖은제가어떠한도움이되겠다고그들은원하고있는지…

그녀는일년전에수술한뒤로그렇게험한얼굴을가지게되었지만

오히려더욱강한신앙심으로뭉쳐졌다는것입니다.

그런그녀가저를원할때는분명무엇인가가자꾸뒷발거음질을치려는저를붙잡으려는

주님의뜻이있는것이아닐까…하는마음도들었습니다.

육신이멀쩡한제가그녀에게많이부끄러웠습니다.

아이들을시카고에두고와있던마음을그녀에게말하였던것이미안해졌습니다.

그녀의집에서돌아온저녁에는밤을꼬박새웠습니다.

물론그날커피를많이마신이유도있었지만이런저런생각을하다보니그렇게되었습니다.

그리곤….이틀동안꼬박앓았습니다-.-;;;

덕분에토요일,주일…이렇게이틀동안집안에서만있으면서생각에생각을하였지요.

그꿈쩍안했던이틀동안서울의친구에게전화를한것뿐…

그리고산행을같이가자는분의전화가왔었고…아이들의전화와…

뉴저지에서살면서일부러휴가를내어서시카고양로원에계신어머니를만나러온

막내여동생의전화가간간이오기도했었구요.

이제그녀에게대답해주어야겠습니다.

당신을도와주겠다고.

비록내힘은보잘것없겠지만당신의옆에서있겠다고….

내살아가는동안에늘힘을주신그분의뜻에따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