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자리

며칠만있으면크리스마스입니다.

사무실창문으로넘겨다보이는하늘이유난히흐리고바람이많이불어서옆에사람한테물어보았습니다.

"전에도이런날씨가종종있니?"

"아니…오늘첨이런것같은데?"

꼭시카고의10월같은날씨입니다.

바람이많이불어서을씨년스러운…금방추위가시작해서썰렁한날씨…같은.

바람탓일까요?아님흐린날씨탓일까요?

마음이가라앉습니다.

그것은사무실곳곳에해놓은츄리를볼때도마찬가지였습니다.

해마다이때쯤이면집의거실에만들어놓았던크리스마스츄리.

하도커서해마다아들하고같이만들었던츄리입니다.

의자를놓고올라가서둘이서손을맞잡고장식끈을돌려주어야했었는데…

츄리를거실에다만드는것은거의20여년이상을해왔던연례행사였습니다.

아이들이어렸을때엔아이들이갖고싶은선물을미리알아냅니다.

그리곤살짝사다가적당한곳에숨겨놓곤

아이들이없을때에포장을해서그츄리밑에다하나둘….쌓아놓았었습니다.

그리곤싼타할아버지가두고갔다고했었는데

어느해엔가는그때사용하였던포장지를집에두어서들켜버리는바람에

더이상꿈의산타할아버지는아이들한테나타나지않을수밖에없었기도했습니다.

그러나아이들이크면서는산타할아버지대신에본인들이직접선물을골랐지요.

상대방이원하는것이무엇인지를잘생각해두었다가…

작년에도저와세아이들이번갈아서가져다놓은선물이츄리밑에수북이쌓였습니다.

생각을해보세요.

한명이각각식구수대로하나씩마련해놓았으니까…보통포장해놓은것들이20개가넘었습니다.

그리곤상대방에게안보일려고몰래포장하느라바쁩니다.

그렇게크리스마스일주일전부터하나둘쌓이기시작해서

크리스마스자정미사를참례하고와서는빙둘러앉아서풀러보면서하하호호…웃는시간들…

아마도그시간은서로가서로를위해서가장행복한시간이었을것입니다.

가족이란사랑의끈으로뚤뚤뭉쳤던시간입니다.

그런데지금덩그러이혼자서지난시간들을회상합니다.

그들의빈자리를돌아봅니다.

아직도패리오옆에있는창고에그대로있는츄리박스…

그들이보고싶습니다.

언제….아이들이함께모이는크리스마스를맞게될때가있겠지요?

그때는향이솔솔나는진짜솔나무를사다가츄리를장식할까합니다.

그런생각을떠올리면서애써가슴을쓰려내립니다.

SecretGarden-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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