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며…그대에게 드립니다

올해의마지막토요일인오늘하루는아주편안히쉬었답니다.

따뜻한햇살이침대에누워있는내얼굴을환히간지럽히는바람에늦은아침잠을깨었답니다.

아마도지난번에자동차여행을한피로가이번에다풀어진듯도싶을듯이깊은잠을잤거든요.

거실로걸어나와서패리오의커튼을젖혔어요.

맑고쾌청한날씨가커다란유리창을통해서느껴졌습니다.

패리오앞에늘어져있는관목의초록잎새가햇빛에반짝였습니다.

한동안바깥을행복한마음으로바라다본후에부엌으로들어갔습니다.

커피팟에물을받아서커피를내렸습니다.

곧이어향긋한커피가아담한거실의공간을휘젖고…

코의감각을흔들어더욱마음을행복하게하여주었습니다.

소파에편안히앉아서초록잔디위에부서지는햇살을바라보면서커피를한모금씩음미하였습니다.

아…참좋다…하고혼자말하였습니다.

이런자그마한것에서도살아있음에감사함을느끼고있는제가…웃으웠습니다.

간단하게아침겸점심으로브런치를한다음에그로서리에갔습니다.

내일일요일아침에교우몇분하고산행을하기로되어있기에

간식으로빵을구워서갈려고준비를하였습니다.

베이킹파우다,베이킹소다등등…여러가지과일도샀습니다.

그리고내일저녁5시성당미사를마친다음에어떤교우분의집에서망년회를하기로되어있습니다.

말이망년회지몇몇마음이맞는분들이모여서저녁식사를하는자리입니다.

여기서도거의모든모임이부부동반이라서처음에는한사코사양하였었습니다.

이렇게…새로운곳에서의생활에점점길들여지고있습니다.저는….

어둑해지는저녁에는거실에촛불을밝혔습니다.

수지가유난히향이들어있는초를좋아하는바람에저도여러가지초를가지고있거든요.

향기로운초의향이온방안에훨훨춤을추듯이날아다녔습니다

캄캄한방에활활제몸을살르며어둠을밝혀주고있는초를한동안들여다보았습니다.

언젠가…그런생각을한적이있었습니다.

제몸을불살라흔적없이사라지는초처럼

나도내몸을불살라서라도이가정을지킬것이다….하고.

그때가언제였는지…더듬거리며기억을더듬다가기어코눈물한방울을흘렸습니다.

성가정을이루겠다고입술을악물며버티고버티었던세월의무게가제가슴을짓눌릅니다.

이제이곳은이틀만있으면새해가됩니다.

새해를맞이하는사람들의마음은여러가지새로운각오들이있을것입니다.

전…그런데담담합니다.

새해라고저한테특별할것이없으니까요.

늘하던대로오늘하루를내게주심에감사하고

내게주어진시간을그저열심히살면되는것아니겠어요?

다만한가지바람이있다면

제영혼이더욱건강하여지는것입니다.

제가건강한영혼을가져야만모든것을올바로생각하고,바라볼수있을테니까요.

그런다음에그건강한영혼을가지고나보다더어려운사람들을위해서일을하고싶어요.

진정한인생의봉사자가되고싶어요.

살다보면여러가지길을만나게됩니다.

전…만나게된길에서넘어지지않고똑바로걸어가기위해서무던히노력을하여왔습니다.

그래서다른사람들눈에는제가무척강하게보였을것입니다.

하지만그것은쓰러지지않기위한나의작은몸부림이었음을당신은아실것입니다.

사실제마음은이제막솟아나오는새싹처럼여러서

당신의몸짓,눈짓하나에웃기도하고,울기도한다는것을당신은너무나잘알고있습니다.

사랑하는그대여…

한해를마무리하는이밤…나는그대에게제맘을드립니다.

늘내옆에계셔셔저를지켜주셨음에감사드립니다.

제가희망을갖고살수있게하여주심에감사드립니다.

가지않을수있는고난의길은없었다
몇몇길은거쳐오지않았어야했고
또어떤길은정말발디디고싶지않았지만
돌이켜보면그모든길을지나지금
여기까지온것이다


한번쯤은꼭다시걸어보고픈길도있고
아직도해거름마다따라와
나를붙잡고놓아주지않는길도있다


그길때문에눈시울젖을때많으면서도
내가걷는이길나서는새벽이면

남모르게외롭고
돌아오는길마다말하지않은쓸쓸한그늘짙게있지만
내가가지않을수있는길은없었다

그어떤쓰라린길도
내게물어오지않고같이온길은없었다


그길이내앞에운명처럼파여있는길이라면
더욱가슴아리고그것이내발길이데려온것이라면
발등을찍고싶을때있지만
내앞에있던모든길들이나를지나
지금내속에서나를이루고있는것이다


오늘아침엔안개무더기로내려길을뭉텅자르더니
저녁엔헤쳐온길가득나를혼자버려둔다


오늘또가지않을수없던길
오늘또가지않을수없던길

가지않을수없던길/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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