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겨울여행-生의 한 가운데 서서…

아…DelicateArch여!!!

인간은한낱환상이며,실재하는것은바위와태양뿐인가….

DevilsGarden을4시간동안돌면서ArchesNationalPark에서제일손꼽히는아취들을보았습니다.

그리고이제하나남은…

브라이스캐년의VisitorCenter에서에니카에게줄선물을고르려다가

그아취의기념엽서사진을보는순간에온몸에전율을일으키고,

그리곤….그아취가보고싶어서그날밤에여행계획을수정하여야만했었던DelicateArch를만나러갔습니다.

DelicateArch는이국립공원안에있는90여개의아취중에가장아름다운아취로손꼽히는것입니다.

방울뱀이지나가고,협곡의미루나무가생명의존재를알리는…

풍상맞은사암덩어리가거대한개선문모양을이룬아취입니다.

자연이조각한기암.

미국의유타주ArchesNationalPark이자랑하는기암입니다.

이국립공원이오늘날과같은장관을이루기까지에는수억년의시간이걸렸다고합니다.

몇억년도넘는장구한세월동안물과공기는한시각도쉬지않고변화를계속하면서

장엄한천연의조각물들을지금도만들어놓고있다고합니다.

그렇게….끝없는시간의흐름속에서아치의탄생과사망은거듭되고있다고합니다.

역시FieryFurnace입니다.

가는길에서만난viewpoint에서찍은사진입니다.

저속에도거대한아치들이있다고하는데…그곳까지갈시간이없었습니다.

드디어입구입니다.

WolfeRanch에서약1.5마일을산위로걸어올라가야한다고합니다.

역시저런평평하면서도계속올라가야하는바윗돌에는돌맹이들을쌓아서길을알려주고있습니다.

에고…올라가는데숨이차서헉헉거렸습니다.기운도없습니다.

저렇게하늘을이고있는것같아서저언덕을넘어서면다온줄알았는데또계속가야만해야했습니다.

아침에도와플두조각이었고…점심에도빵한조각먹고….이밥순이가…

아침8시부터이제껏걸었는데벌써시간은오후3시30분정도가되었거든요.

기운도없고지쳐서저바위바닥에철퍼덕앉았습니다.

그러면서가쁜숨을내쉬고있었는데지나가던젊은여자가괜찮냐고묻습니다.

괜찮다고…얼마나가면돼냐고물으면서커다란배낭을짊어진예쁘장한여자한테어디서왔냐고물었습니다.

나?오스트레일리아…

캭…거기서아취를볼려고여기까지왔는데…기운내자…가자…하면서일어섰습니다.

그런데가도가도끝이날것같지않았습니다.제가많이지쳐있었거든요.

그러다가끝내는거대한바위산을휘익돌아선순간에제눈에들어온저아취!

한동안이아취를보면서벌어진입을다물수가없었습니다.

세상에…어쩌면저럴수가있단말인가…

크기는또어찌저렇게큰것이며…형상은어찌도저리조각품보다빼어날수가있단말인가!!!

마침그곳에제가도착하였을때는주위에아무도없었습니다.

그래서오랫동안저아취만바라보면서이쪽저쪽에서사진을열심히찍었습니다.

그러다가불현듯이…어디선가에서들려오는기타소리가있었습니다.

아니…웬기타소리지?하면서둘러보니웬미국인남자가저만치쯤에앉아있는것이보였습니다.

보이세요?아취의긴그림자사이로보이는조그만돌덩어리위에앉아있는사람형상이?

그러더니그남자는일어서서또요렇게가서아취를마주보며앉았습니다.

그때는기타를치지않고조용히아취만바라보고있는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도다른사람들이없어서전이상한느낌을받으면서저남자를주시했습니다.

혹시저아취에반해서약간맛(?)이간사람이아닐까?

아님수련자?아님명상가?

그러더니또저렇게아취밑에가서아취를어루만져보고…저렇게서있는것이었습니다.

뉘엿뉘엿떨어지기시작하는태양을바라보면서…

사진을찍으려고가까이가서보니아주잘생긴40대의미국인이었습니다.

그런데막상그앞에서는사진을찍을수가없어서멀리떨어져서줌을이용해서찍었습니다.

그사람의행동을보면저아취와지금이분위기에완전히매도된사람같았습니다.

하긴…아무것도모르는저도사진만보고도반해서여기까지찾아왔는데…

약20여분쯤있다보니까다른사람들이하나둘모여들기시작하였습니다.

덕분에아취앞에서제사진도한장찍을수있었구요.

그런데…

아취의맞은편에있던돌덩어리위에서앉아서저아취를오랫동안보았던제마음에도

어떻게표현할수없는감정들이교차하고있긴있었습니다.

그리고간간이들려오는기타의아름다운멜로디와아취의형상과하늘과태양의빛속에서

저도가슴속깊이소용돌이치는느낌은있었으니까요^^

저넓은공간에오직기타를치는남자와저만이있습니다.

간간히들려오는기타소리를들으면서신비한아취를아련한기분으로바라보는데

문득떠오르는것이있었습니다.

여행을떠나면서8년전에예수회신부님으로부터’이냐시오영성수련’을받았을때만들었던

영성테잎을들으면서운전을했었는데,그때들었던한부분이바람에스치듯떠올랐습니다.

러시아에있는조그마한마을에유대인들이살고있었습니다.

그리고그곳에한랍비가도착할것을많은사람들이열심히기다리고있었습니다.

이조그마한마을에랍비가오는것은아주드문일이었기때문이었습니다.

사람들은거룩한이랍비에게질문하기위해준비하는데많은에너지를쏟았습니다.

마침내랍비가도착하였습니다.

그랍비가사람들을마을의홀에서만나게되었을때,

그랍비는어떤대답을듣기를원하여준비하고있는듯한분위기를그사람들을통해서감지할수있었습니다.

그래서랍비는처음에아무말도하지를않았습니다.

그저사람들의눈을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는허밍으로아름다운멜로디를부르기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사람들이허밍으로랍비를따라서그아름다운멜로디를따라부르기시작하였습니다.

조금있다가이랍비는허밍이아닌노래를부르기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사람들이랍비를따라서노래를부르기시작하였습니다.

한차례노래를부르고난다음에랍비는자리에일어서서한발,두발움직이면서

서서히춤을추기시작하였습니다.

그러자사람들이랍비를따라서춤을추기시작하였습니다.

사람들은춤에너무나몰입해서모든것을잊어버리고말았습니다.

그리고그들은모두가하나가되었습니다.

춤이서서히느려지고멈추어지는데까지거의한시간이걸렸습니다.

그리고사람들은자기속에있는내면의긴장들이모두사라진것을알게되었습니다.

긴장들이사라지고나니사람들은모두가평화로운마음이되어그자리에서있었습니다.

그때랍비가한마디를던졌습니다.

"제가여러분들에게여러분들의모든질문에대답을주었다고믿습니다."

왜춤을통하여하느님을경배하는가?하는질문을랍비는받게되었습니다.

그러자랍비는,

"하느님을경배하는것은자신에게죽는것을의미하는것이며,춤은자신을죽입니다.

자기가죽을때모든문제가죽습니다.

자기가있는곳에는사랑도없고,하느님도없습니다."

전…그때깨닫게되었습니다.

왜제가크리스마스연휴동안아이들을만나러시카고로발길을돌리지않고

모든것을다던져버리듯하면서홀홀히혼자서이곳을찾게되었는지를…

어쩌면하느님은저에게말씀과생명을전해주기위해서

은밀히…그리고조용히나를이곳으로초대하였는지도모른다…하는마음이들었거든요.

말이나사고를뛰어넘는침묵속에서…고요속에서저자신을찾게하시려고…..

그리고더욱나자신을죽이라고…내속에있는氣를다빼라고…

집착을버리라고…

그리고그빈자리에사랑을채우라고…

풀어진화두를새기면서뉘엿뉘엿기우는해를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일몰이끝날때까지아취의변하는모습을보고싶은욕심이일었지만…

마음을다둑이며그곳을떠났습니다.아쉬운마음을접으면서….

내려올때는하나도힘이들지않았습니다.

오히려가슴이충만해져서기운이펄펄나는듯하였습니다.

지는햇살에반짝이는….

5시가넘어서야다시Moab으로들어왔습니다.

크리스마스날의한가한초저녁인모압입니다.

개스스테이션에가서기름을꽉채우고,다시커피를한잔샀습니다.

뜨거운커피가목구멍을타고내려가는데이렇게기분이업될수가없습니다.

배가부르면졸을것같아서약간시장기가있었지만음식을먹지않기로하고긴~~장거리운전으로들어갔습니다.

해드라이트빛으로도앞이잘안보여서하이빔까지키고달렸던낯선거리였지만,

운전하는내내그DelicateArch가마음속에가득차있었고,

그리고그곳에서받았던강렬한느낌이저를휩싸여서별로피곤함도느끼지못하였습니다.

저녁5시30분에모압,유타를떠나서아리조나템피에있는제집에도착하니까새벽2시가가까웠습니다.

저요?

그다음날지각하지않고제시간에출근하였답니다^^

그리고그날시카고로가는뱅기표를구입하였습니다.

이제는웃는낯으로아이들을볼용기가생겼으니까요^^

만나면사랑한다고꼬옥껴안아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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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4일동안의여행기를10번에걸쳐서쓰게되었습니다.

저자신도이렇게말할것이많은줄몰랐습니다.

어떤때는넋두리같은글이었는데도…

열심히읽어주시고댓글을주신이웃님들께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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