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마음

눈을뜨고보니까새벽세시경입니다.

어제저녁집에돌아오자마자저녁도먹지않은채잠시침대에누웠었는데

걍잠이들었나봅니다.

부시시일어나책상에앉습니다.

습관처럼컴을킵니다.

새벽의방안공기가차거워다시일어나겉옷을입습니다.

음악을들으면서….

그저조용히앉아있습니다.

오늘은이곳에도하루종일비가내렸습니다.

동료직원들과같이점심을하러나오는데비가흩뿌리고있었습니다.

야….비오네…반가워서제가소리쳤습니다.

흠흠…하면서일부러숨을들이마셨습니다.

빗내음에합쳐서잔디밭과나무에서풍겨나오는향은말할수없이향긋합니다.

바넬라향이우러나오는커피냄새같기도하고

눅눅한낙엽태우는연기냄새같기도합니다.

오후8시가넘어서야아무도없는사무실을나섰습니다.

오늘부터다시늦게까지일을해야만하였습니다.

어제밤을거의뜬눈으로새웠지만

그저정신력으로버틴하루였습니다.

빌딩문을나서니그때까지도보슬비가흐느적거리듯이내리고있었습니다.

문득…

그저비를맞으면서끝없이걸어가고싶다는충동을느꼈습니다.

포도위에는비바람에떨어진나뭇잎들이소복이쌓여있습니다.

그위를한발…한발내딛습니다.

캄캄한어둠에쌓인주위가편안하게느껴집니다.

한동안비의향내를거듭들이마시면서….그렇게뜰앞에서있었습니다.

파킹랏까지천천히걸어가면서속으로중얼거렸습니다.

참….아름다운날이네…이렇게비도내리고…

그렇죠?

매일매일살아가는감정에기복이있다하여도주어진하루는아름다운날이지요?

조그마한방안에제가좋아하는음악이퍼지고있는새벽….

마치깊은바다속에빠져있는듯하기도합니다.

흘러가버리는시간앞에서

아무갈피도잡지못하고나는그저이렇게앉아있습니다.

지금내게필요한것은

내빈속을채워줄따뜻한스프가아니라

그저낡은책갈피에끼어있던빛바랜꽃잎이팔랑팔랑떨어져내리듯

무심한마음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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