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소리 들으며 바느질하는 밤

어제도오늘도하루종일비가내리고있습니다.

유난히비오는날을좋아하는전그저좋습니다.

타탁…타탁…창문을스치는빗소리를들으면서

패리오옆에서서

마주보이는창밖의나무들을바라봅니다.

밤이지만생명을느낄수있을정도로가로등불빛에길게늘어진나뭇잎들이춤을춥니다.

잠시그모양을바라보다가생각난듯이옷장안으로걸어갔습니다.

며칠전에회사앞에있는옷가게에서산것입니다.

엄마옷입니다.

이제2주일만있으면시카고에갑니다.

닷새동안시카고에머무르다다시돌아올것입니다.

그때엄마에게가져다드릴려고준비한것입니다.

샤핑백에서옷을꺼내듭니다.

엄마는유난히목이라운드로되어있는것을좋아하십니다.

하긴…지금은당신의선택의사가전혀없습니다.

침대에누워있다거나윌체어에탈때에도…

하나에서열까지모두다간호보조사에의해이루어져야합니다.

그러니옷을입는것조차도당신은아무것도말할수없을것입니다.

그래도엄마가좋아하는스타일의옷을골랐습니다.

제일작은싸이즈를사긴했어도

유난히쪼그라진몸이기때문에팔의기장이나

바지의길이는다줄여주어야합니다.

미싱은아직도풀려있지않은이삿짐상자더미깊숙이에들어있어서

그냥손으로바느질을하기로마음을먹었습니다.

엄마의팔길이를대략짐작으로어림잡고소매를줄입니다.

패리오옆에앉아서하는바느질이라

조용한거실에들리는것은

창밖에떨어지는빗소리입니다.

빗소리를음악처럼들으며

천천히…가만가만…그저조용히바느질에열중합니다.

한뜸한뜸떠올릴때마다엄마의얼굴이떠오릅니다.

오늘은하나만고칠것입니다.

상의가5개이고바지는3개입니다.

물론엄마한테가기전까지는시간이넉넉하고

다고친다음에세탁기에돌려서

옷마다일일이엄마의이름을영구매직펜으로써야합니다.

어느덧내가슴엔

주름살가득한엄마의얼굴이…그러나환하게웃는엄마의얼굴이

커다랗게피어오릅니다.

엄마.

사랑해요.

우리엄마.

사랑해요….

어머니.하나/백창우

1.

철길저편둥근산위로늙은달이떠오른저녁
내가슴에가득한어머니
이어둠속,내게로올사람은아무도없고
나이가들어갈수록더욱그리운어머니
나는무얼찾아예까지왔을까
이토록지친걸음으로
멀리돌아보아도내삶의처음은보이지않고
방황의길목마다당신의다듬이소리
어머니,내가장슬픈노래인




2.

골목마다뛰놀던아이들집으로돌아가는저녁
내가슴에가득한어머니
이바람속,아무데도갈만한곳이없고
세상이추워질수록더욱그리운어머니
나는무얼이루려이렇듯
바삐살아왔을까
멀리바라보아도길의끝은보이지않고
내고단한꿈속에당신의자장가소리
어머니,내등뒤에늘말없이서계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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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ㆍ둘/백창우

창엔비흐르고
가슴엔어머니
방엔어둠고이고
가슴엔어머니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얘야,난혼자살련다
책이나한가히읽으며
남향집햇볕잘드는자그마한뜰에
꽃이나가꾸면서
내걱정은말렴
혼자사는게제일편하단다

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ㆍ

가슴엔비퍼붓고
하늘녘엔어머니
어둠속으로자꾸멀어져가는
그리운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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