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어젯밤에는오랫동안패리오에나가앉아있었습니다.

언제나처럼그곳에서있는열대나무에서향이실려왔습니다.

바로코앞에서연녹색의나무줄기들이하늘거리고있습니다.

저만큼군청색의밤하늘에는별들이떠있고…

건너편에있는수영장의물빛이찰랑거렸습니다.

그렇게…

깊어가는밤에앉아있는것도꽤괜찮았습니다.

패리오에불을밝히고

티테이블에와인병을내다놓고

시집을찾아들고다시나가앉아서시집을뒤적였습니다.

한밤중에래드와인과시집…어울리지않아요?

<시가내게로왔다>라는시집이었거든요.

그중에서제맘에들어오던시가있더군요.

어두워지자길이

그만내려서라한다

길끝에서등불을찾는마음의끝

길을닮아물앞에서

문뒤에서멈칫거린다

나의사방은얼마나어둡길래

등불이리환한가

내그림자이토록낯선가

등불이어둠의그늘로보이고

내가어둠의유일한빈틈일때

내몸의끝에서떨어지는

파란독한사발

몸속으로들어온길이

불의심지를한칸올리며말한다

함부로길을나서

길너머를그리워한죄

노독/이문재

김용택님은이시에다이렇게주석을썼더군요.

이시를읽고또읽으면,내가서있는이땅이세상의끝같다.딛고있는내발밑이벼랑같아서

발끝이간질간질하다.그러니삶을함부로낭비하지말자.이문재그는이따금홀로술마시다

섬진강으로전화를한다.그의외로움이내게닿을때나도외로워서강으로간다.

함부로길을나서

길너머를그리워한죄….에서또울컥하였습니다.

참…저라는인간은어쩔수없는사람입니다.

그렇지요?

맞습니다.

전…아주단순한사람입니다.

그리고직선적입니다.

강한것같으면서도마음속은아주여립니다.

내게주어진삶을어떻하든지껴안고갈려고바둥대는…평범한사람입니다.

CanyondeChellyNorthRim의마지막방문지에서

달랑하나만주차하여있는제차가마치현재의제모습같습니다.

계획없이떠난여행이었지만

쓸이야기는아직도많이있는데….

당분간쉬고싶다는생각도듭니다.

그냥…아무것도하고싶지가않다…라는생각이들때가있잖아요.

지난5주간동안주말을제외하고하루도빠짐없이글을쓴것은

5주간동안교육을받아야하는이웃님을위한약속때문이었습니다.

물론이것은제가먼저이야기한것이니까저의일방적인약속이될수도있었겠지만…

딱딱한하루의일과가끝난다음편안히쉬는시간에

블로그에들어와서글을읽게하여주고픈마음으로글을쓰기시작하였는데….

최근2주일동안은저에게일어난일때문에힘든상황에서글을쓰게되었습니다.

그래서밝고좋은글이되지못하여서많이미안한마음이듭니다.

그래도….

오늘올리는이글로써’약속’은끝까지지키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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