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람…그리고…

시카고에5일있는동안에낮에는널싱홈의어머니와같이있었고,밤에는에니카집에서지냈다.

내침대만큼큰싸이즈인자기침대와자기방을나에게내어주고

에니카는거실에다텐트를치고그곳에서잤다.

나는에니카랑같이자고싶었지만,에니카는요때다싶게자기아빠가만들어준텐트가더좋다고하였다.

역시어린아이들도잠시의이탈을좋아하나보다….

주일인18일아침5시에일어나서준비하고늘다니던성당으로향하였다.

7시가미사시작인데6시30분쯤성당에도착하였다.

성전에는언제새로부임하여오셨는지낯모르는수녀님혼자서미사를준비하시고계셨다.

성전특유의고즈녘한분위기만이고요하게흐르고있었고다른신자들은아무도없었다.

나는항상내가앉던제대맨앞쪽의자로가서장궤를하고오랫동안있었다.

한달전에새로부임하셨다는보좌신부님께서미사를집전하셨다.

신품성사를받으신지1년이되신다고하신것같았는데…정말아기신부님이시다.

모든것은이렇게변하면서흘러가는가보다.

내가이성당을떠난지넉달밖에안되었는데새로오신보좌신부님과새로오신수녀님이계시니….

영성체를할때는본당신부님께서도나오셔셔같이성체를분배하여주셨다.

미사가끝난다음에여러신자들하고인사를나누었다.

사람들이나보고더젊어졌다고들한다.

얼굴도많이탄것같다고도한다.

아마도그것은주말마다여행을다닐때화장을전혀하지않고다녀서그런것일것이다.

앞으로날씨가더워지면얼굴에선블락만큼은꼭발라야겠다고생각했다.

본당신부님께서는그사이에내헤어스타일이바뀌어서언뜻몰라보겠다고농담도하셨다.

늘짧았던머리가많이자라서한가닥으로질끈동여매고리봉으로마무리를한머리스타일이다.

세아이들도모두내헤어스타일이맘에든다고하긴하였다.

10시30분에늘만나던장소에서일요산악팀들을만나기로하였기에시간은넉넉하였다.

성당을나와서널심홈옆에있는맥도날도에서간단하게와플과커피로아침을먹었다.

그리고어머니에게가서뵌다음에약속장소로향하였다.

전에내가시카고에살때에는보통6~7명이하이킹을하였었는데이번에는약20여명이모였다.

오는사람들마다서로허그를하고악수를하였다.

마주보는서로의얼굴에는반가움의웃음을가득띠우고…

약2시간정도걸은다음에쉬던곳이다.평소에다리밑으로흐르던물은꽁꽁얼어붙어있었다.

이때는각자가준비하여온것들을다꺼내어서서로나누어먹는다.

이른아침에일어나서빵을구워온분,고구마를쿠킹호일에싸서베이크하여온분,과일,

보리차,커피,코코아,등등…

서로덕담을하여주면서먹는맛이란….

눈이많이쌓여있어서길을걷는데힘이들었었지만

이렇게잠시쉴때는기분이한층올라간다.

새파란하늘…잠시잠깐산들거리는바람…새들의맑은지저귐…눈부시게내리는햇살….

모두가지천명의나이를넘긴사람들이일주일내내일을하며지내던일상에서잠시벗어난자유로움에젖어서

마치소년소녀가된것처럼말을하고…까르르웃는다.

소박한사람들의모임인이산악회를그래서나는사랑한다.

쉬는동안에크로스칸츄리스키를타는사람이지나간다.

일행중한명이박수를쳐주자고하여서모두가박수를치니그사람이웃으면서지나간다.

사실크로스칸츄리하는사람들은자기들의스키자국에발자국이나는것을좋아하지않는다.

또그위에발자국을내는것도예의에어긋난다고한다.

하지만저렇게눈이많이쌓여있기에할수없이살짝밟고가야하기때문에서로가조심을한다.

눈길을걸으면서생각한다.

이렇게길을걷듯이나는주어진삶을살아야한다고…

눈속에푹푹빠지는발거음이무겁더라도길에서벗어나지않기를바라는마음만큼

계속내앞에덜컹거리는길이나오더라도

끊없는인내와겸손으로걸어가야한다고…

이부부는내가존경하는분들이다.

20여년이넘도록오랫동안같이성당에다녔는데지금은쉬고계시는분들이다.

연세가60세가넘었지만아직도두분이다일을하시고계신다.

더군다나저부인은내큰아이의대모이시다.

잠시다니러온시카고에서이렇게하이킹을함께할수있다는것에대해서감사하다.

이짧은한순간이무척행복하다.

이만큼살았음에도사람들이원하는진정한행복이무엇인지난아직도모른다.

하지만난확실하게안다.

내가원하는행복이무엇인지…

내가원하는행복은어마어마한것이아니다.

이런한순간…아주작은순간에느끼는것들이다.

무심히건네다가받아든한마디말…별생각없이내민손에들려진작은위로…

서로바라보다가은연중에띠게된미소속에숨겨진따뜻한언어…

그속에서발견하게되는느낌들이나에게행복함을안겨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