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깊어가는밤입니다.
낮은태양이만들어주는밝음이있어서좋고
밤은어둠이만들어주는아늑함으로인하여좋습니다.
오늘은낮에잠시회사앞뜰을걸었습니다.
하늘은맑고푸르렀습니다.
하이얀뭉게구름들이하늘이편과저편에서마냥놀고있었습니다.
천천히잔디밭주위로나있는샛길을걸었습니다.
잔잔한바람이신선함을실어다줍니다.
햇빛에반짝이며팔랑거리는나무이파리들이어제내린비로더욱초록색으로싱싱했습니다.
전나무를참좋아합니다.
오래전부터힘들거나괴로울때나무에있는잎새들이팔랑거리는것을보면
나도저렇게반짝이면서살고싶다는생각을많이하였습니다.
전꽃도좋아합니다.
작년여름시카고보타닠가든으로꽃사진을찍으러다녔을때도
카메라의렌즈를확대하고들여다보면서
꽃의오묘한아름다움과색의강열함으로온몸에전율을일으키곤하였습니다.
하지만꽃은때가되면그아름다움을땅위에묻고말지만
나무는그렇지않습니다.
언제나그자리에그대로서있으면서마음의쉼터가되어줍니다.
어느땐가읽었었던책에있던말입니다.
-가을의나무는길떠나는성인처럼모든것을떨구어버립니다.
험한길가는데부차적인것들을버리는거지요.-
요즈음저는내안에너무나많은것들이쌓여있음을보게되었습니다.
가을의나무가길떠나는성인처럼자기몸에있는잎새들을하나씩떨구어버리듯이
저도조금씩,조금씩….
내안에있는집착과더러움들을버리는연습을해야할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