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안을 정리하다가…

이곳에다시가고싶은마음이들었습니다.제마음의안식처로자리잡은곳….

벌써목요일밤입니다.

아침저녁의기온은봄날처럼한들거리듯아름다운기후이지만

한낮은에어콘을틀어놓고다녀야할정도로많이덥습니다.

오늘낮에도직원몇명하고같이점심식사를하러가면서자동차의에어콘을팡팡틀고갔다왔습니다.

식당으로가는동안한가롭게보이는바깥풍경사이로쏟아지는햇살을보면서

아…이번주말에는떠나야겠다…하는마음이들었습니다.

그래서퇴근하고집에돌아와서는저녁을먹은다음에집안을치우기시작하였습니다.

집안이라고해야조그마한아파트이니까베큠하고..뭐..그러다보면끝이납니다.

사람들에게는각기의습관이있을것입니다.

저는여행을떠나기전에는꼭집안을깨끗이치우는습관이있습니다.

주로차를운전하면서여행을하기때문에행여길에서무슨변고가있을경우에…

그래서제가집으로들어오지못하고다른사람들이제집에들어올경우에

흩트러져있는것들을보이고싶지않은마음도있거니와,

일단이렇게집안을정리하고길을떠나가면마음이개운하기때문입니다.

또여행을끝내면서먼길을운전하고집에돌아와잠긴현관문을열었을때

어딘가낯설고서먹한분위기를견디기어려울때도종종있었는데

그래도단정하게정돈된집안을둘러보면마음이가벼워짐을느끼곤하였기때문입니다.

거실을베큠하고방을베큠하고..walk-in-closet을베큠하다가걸려있는옷들을보았습니다.

어쩌면옷들마다거의다검정색옷들뿐입니다.

스커트…브라우스..원피스..바지…

천의종류는여러가지이지만거의검정색들의옷을보면서갑자기기분이묘하여졌습니다.

늘검정색을입고다니면서도느끼지못하였던칙칙한분위기가가슴께로스멸스멸차올랐습니다.

베큠기를한쪽으로세워놓고서옷들을하나씩들쳐보았습니다.

그러다가한쪽에숨어있는듯한옷을발견하였습니다.

그옷을보는순간…가슴께가아파왔습니다.

아이들의얼굴들이그리움의무늬가되어하나..둘..떠올랐기때문입니다.

투명한비닐안에있는그옷은허리에분홍색리본을두껍게대고만들어진짙은그린색원피스입니다.

그것은제큰아이가11살때바이올린연주회를할때입었던연주복이었습니다.

그날을위해서전이옷을맞추었고…그리고이옷때문에아이아빠와오랫동안다투기도하였습니다.

아이아빠는하루만입을옷인데맞추느라쓸데없이돈을썼다고나를야단쳤고,

나는하루이지만아이에게는중요한날이어서꼭이옷을입혀주고싶었다고말하였습니다.

지금돌이켜보면내허영심이컷다고말하던아이아빠의말이맞는것같습니다.

딱하루입었던옷이었지만그옷은그뒤로제가소중하게간직하고있는옷입니다.

나의꿈이담겨있던옷이기에…16년동안제옷장에늘걸려있는옷입니다.

큰아이는바이올린을좋아합니다.

그리고지금도매주토요일마다시카고의음악학원에서아이들에게바이올린을가리켜주고있습니다.

자기의전공분야를떠나서자기가좋아하는것에시간을보내고있는아이를보면서

어렸을때부터그아이에게쏟아부었던정성이잘못되지는않았다는것을느낍니다.

다시옷걸이에걸려있는옷들을헤쳐봅니다.

그러다또벽쪽으로딱붙어있는옷을보았습니다.

그옷은제옷입니다.역시옅은그린색입니다.

메이드인인디아라서앞가슴께로같은그린색구슬로장식이이쁘게되어있는옷입니다.

저는옷을사러갈때면옷에정가가적혀서멋있게진열되어있는곳을찾지않고

이미그시즌이끝이나서세일이몇번씩지나가있는옷들을진열한곳으로먼저갑니다.

그렇게겨울에는여름옷을…여름에는겨울옷을사서입곤하였습니다.

그럼에도주위사람들은저보고옷을멋있게잘입는다고들말합니다.

그런데이옷은처음이자마지막으로10여년전에정가를주고산옷입니다.

특별한날에성당에서미사해설을해야했었는데전꼭이옷을입고하고싶었습니다.

그래서처음으로정가를주고샀고…해마다그날이되면꼭이옷을입고성당에가서미사해설을하였습니다.

파티복처럼긴드레스이지만어머니앞에당당하게서있는저의모습을보여드리고싶었습니다.

물론이런것들은제개인의감상적인마음에서우러나온것이기도하였겠지만…

아마이곳에서도그날이오면전이옷을입고성당에갈것입니다.

이곳성당에서도봉사를하라고주위에서자꾸부르지만아직은조용하게지내고있습니다.

그래서그날은당연히미사해설을하지않겠지만어머니앞에여전한저를보여드리고싶거든요.

그날은8월15일입니다.

다시옷들을들쳐보다가저는고개를흔들었습니다.

아…다음에는옷색깔들을좀밝은것들로골라야겠구나…

특히이곳은날씨가덥기때문에검정색은더더워보이기도할것입니다.

직원이거의100여명이되는저희사무실에는히스패닠계통의이쁜아가씨들도많이있는데

그들은한결같이하늘하늘한옷들을입고사무실에옵니다.

저도다음에는그들처럼밝은색의하늘거리는옷들을살까합니다.

하하하…그러면제옷장안의분위기도한결밝아지겠지요?

베큠을마저다하고거실로나왔습니다.

패리오의창문넘어로수영장의물이시원하게보입니다.

지금은밤10시가가까워오지만…

가서시원하게수영을하고싶은Blog뉴스마음이들었습니다.

배영을하면서밤하늘에낮게떠있는별들을보는맛도새롭거든요.

그것조금청소하였다고땀이나고….지금이곳은엄청덥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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