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에 스쳐가는 삶의 길목에서…

참…신기하기도해.

너하고이야기를할때마다느끼는거야.

네가4살때부터시작한미국생활인데말야…어쩌면그렇게한국말을잘하는지…

전혀혀꼬부라진소리도안나오고게다가발음도정확하여서

마치오랫동안한국에서살았던사람처럼말하는것이….엄마는그게신기한거야.

그렇다고네가다른사람하고말할때한국말을쓸때는없잖아?

오직엄마하고말할때만한국말로하는데…

너희들끼리말할때는보통영어로말하든지…어떤때는스패니시로…혹은독일어를사용하기도하면서…

24년전미국생활을시작하면서부터집에서는꼭한국말을사용하게한것이

지금보니이렇게잘한일이구나.

어쩌다너희들이나한테영어로말할때가있었는데그때마다나는너희들에게야단쳤었지.

엄마는영어를하나도모르니까엄마한테말할때는꼭한국말로해야한다고윽박지를때도있었지.

너희들에게어릴때부터그렇게습관을들이니까나중에는자연히집에서는모두한국말을사용하게되었고…

미국에서살게되면한국어배우기가힘들지도몰라서미국에오기전에

너에게한글의자음과모음을모두가르켜주었었고

또너는그래서4살도되기전에한글을다깨우쳤기도하였지만말야…

그래서4살적에넌쉬운동화책도읽었었고

내가한글로된신문을읽을때면내옆에앉아서네가아는글자는큰소리로읽기도하였었단다.

기억나니?

하하하…네가국민학교5학년때였을꺼야.

성당에서부활절행사로한국말로어린이성경암시대회가있었는데네가일등을하였잖아.

그래서미사시간후에성당제대에올라가서성당안에수많은사람들이꽉들어차있는데서

그어려운’진복팔단’을한국말로줄줄이암기하여서많은사람들이환호성으로박수쳤었잖아.

그때…엄마가속으로아주많이뿌듯하였었어.

그러나네두동생에게는그렇게할수가없었어.

시카고에서살면서네여동생은내가집에서한글을가리키기도하였지만그게잘안되었었지.

아…필립이는한글학교에3년간다녔었지.고녀석이싫다고해서중간에그만두었지만…

그래도그아이들이어눌하게한국말을할때도있지만

이곳에서태어난필립이까지간간이정확한한국어사용을볼때면

엄마가이곳에살면서제일로잘한일중의하나는너희들에게한국어를잊지않게가르켜준걸꺼야.

아니…그보다먼저꼽아야할것이

너희들에게일찌기신앙심을심어준것이지.

엄마는한국에서최고학벌로꼽는대학문을들어선적은없지만

엄가가가진지혜로써너희들을하느님의자녀로살수있도록이끌어준것을먼저최고로꼽을꺼야.

봄아.

지난일요일이른시간…그때나는보타닠가든으로사진을찍으려고갈준비를하고있을때였었지.

아침7시쯤에너한테전화가왔었지.

썸머타임이시작되어서시카고가이곳보다2시간이빨라졌잖아.

그때너하고거의1시간가까이전화로이야기를하면서엄마가얼마나기뻣는지아니?

그한시간가까이우리는계속한국말로이야기를하면서

우스개소리도하고…속깊은이야기도하였지.

봄아…정말고맙다.

엄마가해야할몫보다더정성스럽게필립이를잘거두고있어서기뻣어.

그러면서도너는오히려엄마걱정을많이하여주었지.

내걱정은하지마….

엄마가이곳에서얼마나잘지내는지아니?

이곳에내려와서도회사에서맡은일을열심히하고있단다.

그리고주말에는새로운곳을찾으러장거리여행을자주떠나기도하고…

또엄마만의공간인블로그에글을쓰기도하면서…

아…어떤때많이외롭다는생각이들때는이곳에서사귄성당친구집에가서

이야기도하면서친구가내어준와인잔을기울이기도하고…

어디에서살든지내가할수있는한최선을다하면서살아야한다는신조는변함없어.

그래서평상시에도너희들에게그렇게가르켜주었었고

이곳에서도나는내게주어진일에최선을다하고있으니까….

봄아.

필립이를네가잘지켜주어서고마워.

너하고통화한엊그제는아주기쁘고행복했어.

너희들을두고혼자서생활하였던6개월간의내마음고통이일순간에날라가는듯하였거든.

그래서너하고통화를끝낸다음에보타닠가든에가서도돌아다니는걸음걸이가가벼웠었지.

아래사진좀봐….

이제여러종류의선인장들에게새파란물이오르고있는것이보이지?

이렇듯순간에찬란한생명의봄이찾아오듯이우리에게주어진순간의짧은삶이지만

이삶속에는우리가수고하며찾아야할희망과행복이많이깃들어있단다.

너희들은그곳에서…

엄마는이곳에서…우리열심히지내자.

가슴을펴고활짝웃으면서살자…

참..내가6월초에다시시카고방문하는것알지?

그럼그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