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같은 날…

어제월요일은하루를쉬면서디자인하우스에다녀왔다.

새로지을집의내부에일일이내개성과취향에맞추어서마음에드는것들로골라야했기때문에…

사실지난12월초에새집을클로징하기이틀전에그집에하자가있는것이발견되었다.

그단지가홍수지역이라는것이었다.

아니…사막지역에웬홍수지역?

알고보니그근처가개발되면서도로가8차선으로확장되면서그렇게되었다는것이다.

그확장된도로근처로커다란인공호수가들어서고확트인공원이만들어지긴하였다.

내에이전트가이곳에홍수가일어나기는만무이지만

이왕이면다홍치마라고흠없는집을사는게낫다고하여서포기하였던것이다.

그동안쉬다가춘삼월들어서면서집을보러다니다아예집을짓기로하였다.

회사와의거리가꽤되지만개의치않았다.

새집은출퇴근길에묵주기도드릴수있을수있었으면좋겠어요….하고기도했었으니까.

적당한것을2주일전에계약하였다.

방3개,화장실2개,차2개가들어갈수있는차고.

나혼자살기에는조금크지않을까싶었지만,

아이들이휴가차내려올것을생각해서괜찮을것같았다.

내가찾던1층짜리집에다오픈키친이라서거실이탁트이고햇볕이잘드는집이다.

한번은같이집을보러다니던부동산중개인이물었다.

"왜다른사람들은거의다이층을찾는데궂이단층을고르세요?"

그래서망설임없이대답했었지.

"만약에라도제가아프면이층침실에서아래층부엌까지기어내려와야만하잖아요."

그랬더니그사람이하하하….하고크게웃으면서자기가이제껏들어보지못한답이라고하였다.

혼자살고있으니그런것들도꺼리는이유가되었다.


거의다섯시간동안내에이전트와함께디자이너와상담하였다.

문고리부터시작해서샹제리에까지…

부엌싱크대옆을그라나덱스톤으로하는것에서부터

거실과부엌바닥과세탁실의바닥을온통내가좋아하는색의타일로까는것까지…

방3개의카펫색깔을고르고벽의페인트를two-tone으로하라고하고…

화장실2개의바닥의타일무늬와욕조를고르고…

모델하우스처럼이쁘게…일일이업그레이드된것들로골랐다.

그런데…

집에돌아올때는마음이편안하지가않고싱숭생숭하여졌다.

많은돈을들여내가집을꾸미고싶은대로업그레이드를다하였는데왜이럴까싶다.

도대체…

누구를위하여이렇게해야하는것이지?하는생각이들긴하였다.

내가앞으로얼마나살수있을것인지도모르면서…

어차피내가사는동안에는내가거처할곳이고

리타이어할때까지는이곳에서살아야하기때문에집을사기는하지만

내한몸을위해서이렇게해야한다는것이무슨의미가있을까싶은마음이들었기때문이다.

지난5년동안매달월급을받으면꼬박꼬박모아놓은돈으로시작한집.

순전히내혼자의힘으로장만하는집….

내꿈과사랑이깃들어갈지도모를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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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아파트의패리오에서바라보는하늘에노을이이쁘게깔려오기시작하는것을보고

디카를들고서둘러큰길가로나갔다.

요즈음거의매일저녁이면이런노을을볼수있음을오히려감사해야겠지…

그리고밤에는와일레스랩탑을들고아파트에있는수영장앞에앉았다.

어쩌다술잔을홀로기울이고싶을때가더러있다.
공허하고…
사는게뭔가싶을때…

특히오늘같은날…

이런날이면더욱아이들의보고싶은얼굴이눈에밟히고

그리움에가슴이쫄아드는날…

걍수영이나하면서마음을확~풀어버려야지…

인생은나에게
술한잔사주지않았다
겨울밤막다른골목끝포장마차에서
빈호주머니를털털털어
나는몇번이나인생에게술을사주었으나
인생은나를위하여단한번도
술한잔사주지않았다
눈이내리는날에도
돌연꽃소리없이피었다
지는날에도
인생은나에게
술한잔사주지않았다

정호승시/술한잔

김현성곡/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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