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사랑합니다.

어둠이조금씩짙게깔려오는아파트주변의산책길을천천히걸었습니다.

저녁바람에실려오는향긋한나무향이하루의피로를씻겨줄듯이흩날리는아름다운초저녁입니다.

아….벌써4월입니다.

해마다이맘때가되면제가슴은당신을맞이할준비로두근거리곤하였습니다.

당신…

아시지요?

제가얼마나당신을사랑하는지…

1986년부활절에시카고성당에서세례를받고난후,

그저습관적으로당신을찾아가고…그리고만났습니다.

그런데그때…그러니까그때가1992년도가을이었습니다.

한4년정도생활이주는변화에지칠대로지쳐있었던저는그시기에아주작정을하고있었지요.

죽느냐…사느냐로…

그리고그것을결정하기전4박5일의피정에들어갔었던때가바로그때였습니다.

그때…

전당신을만났습니다.

그당시헤어날수없을정도로깊은절망에빠져있었던제눈을뜨게하여주었던사람은유다였습니다.

난입술을깨물고…가슴을여미며유다처럼되고싶지않아…하고다짐하였습니다.

사실베드로와유다는똑같이당신께잘못을저지른사람이었습니다.

베드로가’당신과함께라면감옥에가도좋고죽어도좋다’고말하였을때당신은말하였습니다.

‘너는오늘닭이울기전에세번이나나를모른다고할것이다…’

그럴리가있느냐던베드로는당신을모른다고세번을부인하였습니다.

당신이열두제자와식탁에앉아서음식을나누면서’너희가운데한사람이나를배반할것이다’라고하시자

이미팔아넘기기로작정한유다는시치미를떼면서’선생님,저는아니지요?’하고말하였습니다.

유다는그당시종의몸값인은전서른닢으로당신을팔아넘긴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난후에둘다똑같이자기의잘못을뉘우치고회개하였습니다.

베드로는깊이회개를한후에다시일어설수있었기에당신의반석이되었지만

유다는자기의잘못을뉘우치면서그냥주저앉아죽음을선택하였습니다.

4박5일간의피정기간동안,

난새벽마다성전을찾아갔었습니다.

이른시간이라성전에는다른피정자들이없었고

저는제대앞계단아래열십자로당신앞에엎드렸었습니다.

11월의차가운밤,

하루의피정일정이끝난뒤내숙소로들어가기전에도

저는성전에홀로남아

감실안에계시는당신을바라보았습니다.

어느날,

당신이계시는성전에서거의밤이새도록앉아서결심하였습니다.

난유다처럼주저앉지는않을꺼야….

베드로처럼일어설꺼야….

내앞에어떤길이나온다하여도난…똑바로걸어갈꺼야…

그때이후로당신은내삶깊숙이들어오셨습니다.

그렇게당신은제마음속깊이희망을심어주셨습니다.

주어진자기의길을걷다보면헤아릴수없이넘어질때도있고잘못할때도있습니다.

그러나당신을바라보면서저는주저앉지않았습니다.

베드로처럼…벌떡일어서서다시걸었습니다.

해마다11월이되면

전그때의내첫피정시기를기억합니다.

내생애중에서가장힘들었었고,

그래서가장절망적인순간에당신을만났던때를.

그리고또해마다사순시기를보내면서전당신을새롭게맞이할준비를합니다.

또다시4월입니다.

전…당신을새롭게만날생각에가슴이뜁니다.

당신은보라색휘장을찢으면서우뚝제앞에서실것입니다.

그날…제대에는백합이만발하고…당신은거대한산처럼또다시제게오실것입니다.

아…기다려집니다.

며칠만있으면당신을만날수있으니까요.

내머리카락한올,한올을다헤아리시며

내마음속의생각까지다꿰뚫으시는당신…

이제는당신이이제껏저를위하여서흘리신눈물을제바구니에담을수있도록애쓰렵니다.

당신은제희망입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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