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바다같은 밤

그런날이있답니다.

그저…맥이탁풀려버려서마음이허전하고몸은한없이깊은곳으로빠져들어가는것같은날…

요즈음회사일이바빠져서늦게까지일을하다가

조금전에집에들어올때보니까밤하늘에는별들이총총하게떠있었어요.

군청색의밤하늘에떠있는반달도보았습니다.

파킹랏에서우편함이있는곳까지걸어가는데부드러운밤바람이살랑거리며지나갔습니다.

참아름다운밤이구나…하고혼잣말까지하였거든요.

그리고또박또박구두소리를내면서사잇길을걸어서집에들어섰지요.

텅빈집…그래서였을까요?

거실로들어서서는버릇처럼패리오밖으로나갔어요.

눈앞에보이는수영장엔아무도없고시퍼런물만하늘거리고있더군요.

의자에앉았습니다.

얼마전에아들이전화를하였었는데…꼭이시간이었어요.

아…바로일요일저녁이었군요.

전그날저녁에모처럼티브이에서방영해주는야구를보았었지요.

뉴욕의양키스와보스톤의래드삭스의게임을재미있게보고난후에

책을읽고있을때핸드폰이울렸었거든요.

엄마…

아니…이시간에왜?잠안자고…

아들이있는곳은제가있는곳보다2시간이빠릅니다.

응…이제잘려고…

잘지내고있지?아들아?

엉…엄마는?

나도잘지내…

엄마…보고싶다.

짜아식…다큰남자녀석이…

……..(말없는아들)

엄마도너보고싶어…조금있음볼수있잖아…누나말잘듣고…밥잘먹고…잘지내…응?

엉…엄마도잘지내…

아들아…엄마도네가무척보고싶어…에니카..네누나들..다보고싶어.

너한테맛있는것도많이만들어주고싶고…네가좋아하는음식말야…

네가내맘에들지않게행동을할때면가끔씩네등짝을치기도했었는데….그렇게도해보고싶고…

내몸은여기있지만엄마마음은온통너희들에게가있다는것을아니?

의자에깊숙이상체를기울고눈을감고앉아있습니다.

편안합니다.

또다시바람이산들거리며얼굴을만져주고갑니다.

늦은밤만이안겨주는적막함과평화스러움이엇갈리는고요한시간.

걍….

이런날이있습니다.

그저허전하고숨이막히도록답답한날…

직장따라서아이들과헤어져서이곳에내려온지어느새7개월째가됩니다.

이렇게하루하루를살아가고있는것이감사합니다.

모든것들이부족함없이충족하게채워지고있어살아가는데불편없으니다행이다고생각을합니다.

아픈곳이없어서회사에서도주어진일을잘할수있으니고맙습니다.

그럼에도가끔씩복병처럼숨어있다가나타나는감정에휘둘릴때는사정없이무너질려고합니다.

패리오의의자에서일어나거실로들어옵니다.

컴을키고엊그제둘째딸이보내준에니카의사진을찾아서봅니다.

태권도를배우고있다고도복을입고발을번쩍들어올린사진도있습니다.

그사진들을보면서빙그레웃습니다.

지난번에보타닠가든에서찍은선인장꽃도찾아서봅니다.

저위에있는선인장을찍으러보타닉가든에갔을때는저녁이었습니다

문득그날의해지는시간에숲속길을걸으면서새들의웃음소리를들었던기억이떠오릅니다.

여행중에찍었던사진들도봅니다.

사진속에내가걸어갔던길들이보입니다.

컴퓨터의힘이대단합니다.

이렇게컴에저장되어있는사진을보면서…웃고…하는동안

검은파도에휩쓸렸던것같은마음의자락들이살포시가라앉으니말입니다.

이런날도있습니다.

그리움이바다같은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