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전 안해본 짓을 하던 날…

드뎌내가일을저질렀다.

어저께매니큐어를샀던것이다.

언니야…언니야…여기서는여름에스타킹안신고다녀…

누가이더위에스타킹을신냐고…재좀봐..재도미니스커트입고도안신었잖아…

거의다편하게스렛바나샌달을신고다니고…위에옷도소매없는옷을많이입어…

누가언니처럼이렇게스타킹을신고…정장을하고다니냐?

언니는덥지도않아?그러니까사무실의미국아이들이언니보고멋쟁이라고하지.ㅎㅎㅎ….

사무실에서언니,언니하며따르는직원이하는말에걍고개만갸우뚱하였었다.

하긴덥긴무척덥다.매일90도에서100도사이로왔다갔다한다.

사무실이야에어컨이팡팡나오니까어떤때는겉옷을걸쳐주어야할때도있지만

밖의기후는장난이아닌것이다.그래도요즈음은한여름에비하면아무것도아니란다.

하지만직장생활을한것이한국에서부터한것부터따지자면35여년이넘는데

그동안한번도맨발로사무실로출근한다는것은있을수없었던일이었다.

더군다나손톱이나발톱에는여지껏살아오면서매니큐어를칠해본적이없었다.

처녀적이나결혼을하고나서나나는그런것에별로취미가없었던것이다.

하지만스타킹을신지않기위해서는맨발로는도무지안될것같았다.

최소한발톱에매니큐어를칠하는예의를해야하지않겠는가…

그말을듣고는사무실의여직원들의발을유심히보게되었다.

로마에가면로마법을따르라고하지않았던가…

거의맨발에이쁜샌달이나여름용의얄상한구두를신었는데

나이가어린직원이나나이가많은직원이나미국인이나한국인이나할것없이

대부분의발톱에는매니큐어가칠해져있었다.

특히이곳의사무실에는남미계통의직원들도많이있는데그들은말할것도없었다.

미국사람들의손톱과발톱의문화예절은아예생활의기본이되어있다.

그들은사치와허영으로매니큐어를칠한다는것보다는일을하면손톱의끝이갈라지기때문에

매니큐어를발라줌으써그렇게되는것을보호하기위하여한다는이야기를들어왔었다.

그래서시카고에나이곳에나…아니미국의어디에든지네일샵은곳곳에있다.

어제오후에도그여직원과같이브레이크타임을가지면서밖의오솔길을걸었다.

꼭사우나에들어가있는것처럼열기가확확품어나오는길을약20여분걸으면서그녀의발을보았다.

그녀는맨발에샌달을신고있었는데발톱에빨간색매니큐어가칠해져있었다.

언니…언니도나처럼해…얼마나시원한데…

그래서….큰마음먹고어제퇴근길에월그린에갔다.

(매니큐어하나가지고…하면서웃지마시라…나한테는정말대단한반란이니까…)

수많은색색의매니큐어를보면서이왕이면하고…아주진홍색의매니큐어와리무버를함께샀다.

집에돌아와서는발을정성들여닦아주고발톱을잘손질한다음에매니큐어를바를준비를하였다.

처음의솜씨라발톱언저리에까지묻혀가면서도정성스럽게매니큐어를칠했다.

다칠한다음에가만히들여다보니크고작은빨간꽃열개가피어있는것같았다.

오늘그발에다스타킹을신지않고며칠전에사다놓은샌달을신고사무실에출근했다.

검정색니트와무릎에서찰랑거리는검정색집시치마를입고서…

우와…얼마나인사를많이받았는지…

발톱이이쁘다는것에서부터…첫솜씨치고는매니큐어를잘칠하였다는둥…

앞으로계속이렇게하고다니라는둥…

일을하다가도몇번이나고개를숙이고발을살짝들여다보았다.

영낯설은발가락열개가나를빤히바라보고있는것같았다.

사무실을걸어다닐때도눈을내리깔고발가락을바라보았다.

캬…이나이에웬일이람…내생전안하던짓을다해보고…

하면서도앙증맞고예쁜발톱을보자니웃음이맴돌았다.

"언니…한달있으면시카고갈껀데…그때도이렇게하고가라…응?"

"야야…아이들이내발보고기절할지도몰라…

그애들키우면서한번도난매니큐어를산적이없었고칠해본적도없었는데말야…

아리조나에살면서우리엄마변했다고함어쩌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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