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서울에계시는수녀고모님으로부터소포로받은책입니다.
수녀고모님은아이들아빠의막내여동생입니다.
성바오로서원에계시기때문에새로나오는책이나좋은영성테입을지금도가끔씩보내주십니다.
첫페이지를펴니"눈을드니하늘이보이네요’라는제목의추천글이확마음을당겼습니다.
자유기고가박인숙씨가쓴것인데…그중의일부를옮겨보면…..
파란하늘아래로뭉게구름처럼퍼져나가던힘찬외침이가끔생각납니다.
몇년전,수술을하고회복을기다리는병실안으로높고쾌활한함성이밀려들어왔어요.
근처여자고등학교에서학생들이운동회연습을하는지목청껏소리치더군요.
쿵쿵쿵짝짝짝!0000이겨라~~삼삼칠박수도곁들여서요.
시리도록푸른하늘아래서빨강노랑색실을흔들며온몸으로응원하는학생들을
창너머로훔쳐보며빙그레웃음을머금었습니다.
왠지모를눈물과함께요.저토록신나본게언젯적인지,
이토록푸른하늘이여태저기있었나싶었습니다.
얼마뒤20여년넘게다니던신문사를그만두면서다짐했지요.
마흔여섯,몸과마음에병이들만큼스스로옭아맸던짐을이젠내려놓자
하늘을보고웃기도하면서나머지생을살자.
오랜세월숨가쁘게왔던큰길을버리고오솔길로접어들었습니다….
그래요…수녀고모님…
어쩌면수녀고모님이제게하고싶은이야기들이저글속에다들어가있으리라는생각이듭니다.
제가그렇게좋아하는하늘을가끔씩바라보면서…
활짝웃으면서나머지生을살아야겠지요.
제가첨에당신을보았을때…당신은마악대학을졸업하고수녀가되기위하여
수습수녀가되어서수녀원에들어가있었을때지요.
그때가벌써거의30여년전이됩니다.
수녀님은그때에도유난히하얀피부라서더욱크고검은눈을가진해맑은소녀였었는데…
이제수녀고모님이나저나흰머리가희긋희긋보이는중년을넘어섰네요.
책을펴서읽다가수녀님이가득가슴에차올라서이렇게글을씁니다.
보내주신책잘읽겠어요.
그리고그답으로제가詩한수를올려봅니다.
이詩를접할때면항상한결같이주님을향하여앞을바라보며걸어가고있는수녀님이생각났었거든요.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당신이온다고약속했기때문이아닙니다
내마음의소식을전할이는
당신밖에없는까닭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당신이보고싶어서가아닙니다
당신에게서사랑을받아야
내가살아갈수있기때문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내빈가슴채우기위함이아닙니다
당신을위해비워두므로
가난은슬픔이아님을깨닫기위함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흐르는눈물을닦기위함이아닙니다
그동안참았던눈물당신앞에
한방울도남김없이쏟아놓기위함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내수고를자랑하기위함이아닙니다
내부끄러운생각들당신앞에모두
내어놓고아이처럼혼나기위함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당신을향한그리움때문만이아닙니다
내가당신을찾아갈길을
잃어버리지않기위함입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
해가서산으로넘어가기때문이아닙니다
동산에서떠오르는아침해를
사랑의마음으로바라보기위함입니다
당신을기다리는작은순간들이모여
내인생이되어가고있습니다
내가당신을기다리는것은/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