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부르기

우리는아직서로부르고있는것일까.

검은새한마리나뭇가지에앉아

막막한소리로거듭울어대면

어느틈에비슷한새한마리날아와

시치미떼고옆가지에앉았다.

가까이서날개로바람도만들었다.

아직도서로부르고있는것일까.

그새가언제부턴가오지않는다.

아무리이름불러도보이지않는다.

한적하고가문밤에는잠꼬대되어

같은가지에서자기새를찾는새.

방안가득무거운편견이가라앉고

멀리이끼낀기적소리가낯설게

밤과밤사이를뚫다가사라진다.

가로등이하나씩꺼지는게보인다.

부서진마음도보도에굴러다닌다.

이름까지감추고모두혼자가되었다.

우리는아직서로부르고있는것일까.

이름부르기/마종기

어쩌다들쳐보는시집에서커다란위로를느낄때가있다.

교포시인인마종기씨의詩는편안하다.

그러면서도상대방의마음을꿰뚫은듯…그렇게그는쓴다…

밤이늦도록그의詩와함께한다.

詩人의고독한영혼이

이름까지감추고모두혼자가된영혼을부르고있다.

우리는아직서로부르고있는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