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세도나에갔다가돌아와서찍었던필름한통을현상해왔다.
그런데사진중에서몇장은지난번에시카고에서찍었던사진이있었다.
저나무도운전을하면서길을가다가길가집에나란히서있는나무들을보다가어?체리나무잖아?
하고는저만큼가다가다시되돌아와서찍었던것이다.
마침울타리가쳐져있어서나무가까이다가가서찍을수없었고내가할수있는한최대한으로찍었다.
그때내뒤에앉아있었던에니카가"엄마..체리나무가저렇게생겼어?"하고물었었다.
나도체리나무를그날처음으로보았다.
체리가열려있어서체리나무인줄알았으니까…
체리…
체리는내가제일좋아하는과일중의하나다.
해마다5월이돌아오면과일가게에먹음직스럽게쌓여있는체리…
체리는다른과일에비하여가격이좀센편이다.
하지만난과일가게에갈때마다꼭체리를손에들었다.
그리곤저녁을먹고나서는체리를씻어서먹곤하였다.
또비닐팩에담아서회사에서일하면서도한알씩입속으로쏘옥넣으면서일을하였다.
체리가나오는5월부터끝물이나오는요즈음까지도…
내가처음으로체리를보고또먹어보았던때는꼭23년전이다.
그때미국에도착한지얼마되지않았을때였는데바로내위의언니집으로놀러갔을때였다.
언니가막그로서리를보아왔다면서비닐백을풀르고있었는데그때맑은빨간색의체리도같이나왔다.
"언니.이과일은이름이뭐래?"
"엉..체리야.먹어봐.."
그러면서언니가한봉지사온것을몽땅씻어서담아준체리를앉은자리에서혼자서다먹어치운것이었다.
어쩌면입속으로쏘옥들어가면서살짝베면달콤한과즙이입안에가득고이는데
이제껏이렇게맛있는과일을먹어본기억이나지않을정도로걍먹는일에열중하게되었다.
그런데그릇이다비워져서야정신이들었었다.
형부와조카들에게줄려고사왔을텐데…그릇에소복이담아준것을남기지도않고다먹어버리다니…
집에돌아오면서아무리생각을해도언니에게미안하고창피한생각이들었다.-.-;;;
해마다5월이되어체리가과일가게에풍성하게쌓여지게되면…
난타임머신을타지않았는데도저절로그때그순간으로되돌아간다.
그렇게오랜세월이흘렀는데도그순간의그상황은해가바뀌어도변질되지않고똑같이떠오르다니…
그때체리를처음맛보았을때의기분과…정신없이혼자서먹어대던내모습과
돌아오면서무참하게생각되던내모습까지도…-_-;;
언니는지금쯤은까맣게기억조차하지않을지도모른다.
지금전화할려고보니까시간이너무늦었다.
다음에언니하고전화통화를하게되면그때일을기억하는지꼭한번물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