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어제는퇴근을하고사제관에서있었던레지오마리애의모임에갔었습니다.

레지오마리애란가톨릭에서갖는기도모임의일종인데성모님의깊은겸손과온전한순명,천사같은부드러움,

끊임없는기도등등…용기와희생으로하느님께대한사랑을갖추고자열망하며,무엇보다도성모님이지니신

높은믿음의덕을따르고자갈망하며기도하는것입니다.

시카고에서믿음생활을할때에약10여년동안레지오마리애의단장을맡으면서열심한기도생활을하였었는데

이곳에내려와서는여행을다니는것에중점을두고그활동을쉬고있었습니다.

그런데어제처음으로평단원으로다시시작하는마음으로찾아갔던것입니다.

그팀의단장으로있는자매님은제가이곳에왔을때부터가끔씩자신이직접담근김치병도건네주고,

자기집뜰에야채밭을가꾸면서이사람저사람들에게여러가지풋야채도나눠주기도합니다.

아..어저께는자기가직접담근오이지와무우짱아찌도건네주었습니다.

또어려운사람들을보면금전적으로선행을하기도하는부부입니다.

장사를하는부부인데도이해를따지지않고남편이랑같이어찌나많은선행을하는지..

믿음생활을하면서자신이갖고있는것을주위사람들과나누는것이생활화되어있는부부입니다.

여러가지로모자란점이많은제가이곳에서여러좋은친구들을만날수있었고

또이렇게여러사람들과어울려서지낼수있게된것은정말감사한일입니다.

오늘은퇴근을하고패리오에서바라보이는수영장의물빛에끌려저녁을먹기전에수영장에갔습니다.

아직도해가창창하기때문에선블럭을바르고비취의자에길게누워서햇살을즐겼습니다.

가끔씩맨살위로선들바람이지나가면서기분을좋게만들어주었습니다.

편안하게누워서바라보는하늘은눈이부시도록맑은코발트색이었습니다.

어쩌다가지나가는비행기를보면서어디론가로떠나고싶다는마음도들었고,

파란하늘위로두둥실떠있는하얀구름을보면서자유로움에젖어들기도하였습니다.

그러다문득어떤그림이떠올랐습니다.

그때잊혀지지않던어떤부인의우울한분위기는어떤한순간아주가끔씩저를찾아옵니다.

3년전에서울에서방문한오빠부부와함께여행을한적이있었습니다.

음…그러니까제가시카고에살고있었던때였습니다.

시카고에서LA까지비행기로가서그날하루는LA시내구경을한다음에하룻밤을자고그다음날아침에

LA에있는여행사를통하여서코치버스로약50여명이라스베가스와그랜드캐년을둘러보게되었습니다.

그때그랜드캐년을가기위하여라스베가스에서하룻밤을묵게되었는데,

여행사가이드는말하기를호텔안에있는도박장에서밤을새우지않기를바란다고말하였습니다.

그런데그다음날아침에일행중에서몇명이밤을새웠다는것을알게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호주에서한가족이왔었는데남편되는사람이밤을새웠고

그사람의허탈한얼굴표정과충혈된눈을본순간저는몸이저려오듯이숨을쉴수가없을정도였습니다.

그사람을아무말도못하고멍하니쳐다보던그부인의눈빛과절망적인얼굴표정…

당시고등학생인그사람의딸과그부인은그날하루종일웃지도않고말도제대로하지를않았습니다.

그남자는하루종일죄지은사람처럼고개를떨구고있었습니다.

전…그사람들을보면서마음이너무아펐습니다.

그가족들을본전체의느낌은그렇게넉넉한사람들이아닌것같았고

아마도그날밤을새우면서많은돈을잃어버린것같기도하였습니다.

그뒤로라스베가스는저한테별로유쾌한기억의도시로남지를않았습니다.

가끔씩그때의그광경과지금은얼굴도기억나지않지만그부인의깊은절망감에빠진분위기가떠오릅니다.

산다는것은,

정말로잘산다는것은,

때론아슬아슬한선택의연속이라는것을깊이체험하게됩니다.

그래서가끔심호흡을하면서나를되돌아보게됩니다.

내가지금어디쯤에서있는지…

나는누구인지를정확히알아보려는노력이필요하기도하니까요.

내가지금생각하고행동할려고하는것이나를올바른삶에로이끌어주는것인지…

그렇게가끔제자신을돌아보면서

흠이그어져있는나를들여다보며고통의시간속에잠겨있는것도

어떤때저한테치유의시간이되어주기도합니다.

참아이러니칼하지요?

등이휠것만같았던삶의무게를이기지못하고내려놓았던것때문에

세아이들에게…특히아들에게많이미안합니다.

그때어린아들이흘렸던눈물은…

예리한비수가되어가끔제심장을도려내기도합니다.

때로는숨이막힐것같은적막함을견디지못해하얀밤을수없이뜬눈으로지새기도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막내동생의권유로이블로그를알게되었고…

이렇게나만의공간에글을쓰기시작한지도어느새2년이되었습니다.

이공간에한숨을토하기도하고

나는아직도살아있다…하며발버둥치듯이글을쓸때도있었습니다.

어느사이에어두움이조용하게다가오고있습니다.

아름다운한여름밤입니다.

갑자기뜨겁고진한커피가마시고싶어졌습니다.

방안에곱게퍼지는커피향을음미하면서다시생각을해보아야겠습니다.

살아오면서…아슬아슬한선택의연속에서혹잘못을한것은무엇인지…

그럼앞으로그런실수를하지않을려면내가어떻게처신을해야하는지…

아…

어쩌면난선택을잘하였다는말을진정할수없을지도모르겠습니다.